1. 개요
싱가포르 국립대학(National University of Singapore, NUS)은 메인 캠퍼스가 싱가포르 남서부 지역의 켄트 릿지(Kent Ridge)에 약 1.5 km²에 걸쳐 위치해있는 국립 대학교이다. 싱가포르에서 가장 역사가 깊고, 학생수와 제공되는 커리큘럼 수에서 싱가포르 최대의 대학이다. 20011년 세계의 대학교 순위(QS)에서 28위로 매겨졌다(서울대는 42위).
싱가포르에는 이 대학을 제외하고 난양 기술 대학교(NTU)와 싱가포르 경영 대학교(SMU)가 있는데 그 중 싱가포르 국립대학교가 가장 우수한 대학교이다. 주로 동남아시아나 중국으로부터의 유학생이 많지만 그 밖에 아프리카 등 세계각지의 유학생도 볼 수 있어서 국제적인 대학교로 칭해지고 있다. 11개의 학부와 학교, 연구소, 도서관, 기숙사, 식당, 병원, 레크리에이션 시설 등의 건물이 광범한 부지 내에 모여 있다.
메인 캠퍼스 말고도 킷 티마(Bukit Timah)캠퍼스에는 법과대학이 있으며, 듀크-싱가포르국립대학 의학 전문 대학원은 오트람(Outram) 캠퍼스에 있다.
2. 수강신청 방법 및 기숙사
우선, 개강 하기 한 달 전쯤에 NUS에서 수강신청 과목을 묻는 메일이 온다. 이때는 최대 10개까지 신청할 수 있는데, 한 수업 당 교환학생 할당 수가 많지 않아 원하는 과목을 신청하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무작위 추천인 것 같음). 그러므로 이 때 최대한 많은 수업을 신청해놓는 것이 좋다. 개강 후 일주일간 Appeal round라고 해서 수강신청정정기간이 있는데 이 때가 교환학생들이 수강 신청하는데 가장 중요한 기간이다. 수강신청 사이트에서 시간표를 정정할 수도 있고, 초안지에 해당하는 CAP form을 해당 학과에 제출하는 식으로 할 수도 있다. 그러나 NUS도 서울대처럼 수강신청 경쟁이 심하기 때문에 원하는 과목을 다 넣기는 힘들 것이다.
수강신청 할 때는 두 가지를 고려해야 한다. 첫 번째는 시험 시간이다. NUS는 애초에 수강신청을 할 때부터 그 과목의 시험 날짜 및 시간이 미리 정해져 있다. 인터넷으로 신청할 때는 과목 간 시험 시간이 중복되면 수강신청이 아예 불가능하기 때문에 걱정할 것이 없으나, 초안지를 낸다면 시험 시간이 겹치지는 않는지 확인을 해야 한다. 두 번째는 Tutorial 시간이다. NUS는 영국식 교육 제도를 따르고 있기 때문에 대부분의 수업이 Lecture와 Tutorial로 구성되어 있다. 보통 Lecture는 매주, Tutorial은 격주마다 있었습니다. Lecture나 Tutorial 간 겹치는 시간이 없게 시간표를 짜야 한다. Tutorial 수업 신청에 있어서도 교환학생은 해당 학과에 가서 직접 신청을 해야 하는데, 선착순으로 마감되므로 빨리 가서 신청하는 것이 좋다.
기숙사의 경우, 2011년 8월에 새로 오픈한 기숙사동 University Town(U-Town)에서 생활하였다. 대부분의 교환학생들이 U-Town에서 생활하였으며, 그렇지 않으면 보통 또 다른 기숙사 동인 PGPR에 배정되었다. 캠퍼스 여러 군데 기숙사가 분포하고 있기 때문에 간혹 이 두 기숙사 동을 제외한 곳에 배정받는 경우도 있었다. 그러나 새로 오픈한 만큼 현지 학생들도 U-Town에 사는 것을 부러워하는데, 시설이 좋은 만큼 가격 또한 다른 기숙사에 비해서는 비싼 편이다. 여기에는 기숙 시설뿐 아니라, 멀티미디어&독서실, 스포츠 콤플렉스(곧 오픈예정) 등이 있어 매우 편리하고 만족스러운 생활을 할 수 있다. U-Town은 학생과 조교 그리고 교수가 모두 한 곳에 살면서 각종 교류를 하고, 융합적 지식을 쌓을 것을 목적으로 만들어졌기 때문에, 이 안에서 수업도 이루어지며, 각종 forum이나 open seminar 등이 열린다.
당시 대학생 기숙사 2개 동 중(계속 건축 중) 내가 생활했던 Cinnamon Hall에는 주로 Honor Program에 등록된 학생들이 배정받았으며, 바로 옆의 Tembusu Hall은 더 많은 비율의 교환학생들이 거주하였다. 각 기숙사 동은 각자 행사를 개최하는 등 해당 기숙사 거주 학생들 간 연대감을 키울 기회를 많이 마련해준다. 대학원생 거주 동과는 다르게 대학생 거주 동에서는 입주 전 Meal plan까지 반드시 구입하여야 한다(아침 및 저녁 포함).
3. 교환 프로그램 담당자, 담당부서 이름 및 연락처
계속해서 메일이 오므로, 해당 사안마다 해당 부서에 연락을 취하기는 어렵지 않을 것이다. 교환학생 생활 전반에 대해서는 international@nus.edu.sg로 문의하면 된다.
II. 학업
1. 수강과목 설명 및 추천 강의
사회학, 경영학을 복수전공하고 있기 때문에, 두 과목 모두를 들으려고 했으나, 경영대 간 협정으로 온 교환학생들이 매우 많기 때문에 경영대 과목은 수강신청하기가 사실상 불가능했다. 그래서 나는 모두 사회학 전공 과목으로 4 과목을 수강하였다. 사실 NUS가 경영대가 유명하기 때문에 사회학 수업 수준이 별로는 아닐까 어쩌나 하고 걱정을 했었는데 기우에 불과했고, 오히려 본교에는 열리지 않는 흥미로운 과목들을 들을 수 있었고, 싱가폴 사회에 대해 이해할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외국인 교수 영입에도 적극적이기 때문에 내가 들었던 4과목 중 3과목은 모두 프랑스, 호주, 미국 등에서 오신 선생님이셨다. 교수님 한 분은 싱가폴 영어(싱글리쉬)를 쓰셨지만 그 억양이 심하지 않아 알아듣는 데는 전혀 문제가 되지 않았다. 대부분의 교수님들은 약산 싱글리쉬 억양을 가지고 고급영어를 구사하신다. 사회학 과목들은 모두 중간고사는 없었고, Term paper와 기말고사를 기준으로 성적을 산출했다. 참고로 수강신청 기호(예를 들어 SC3203)에서 제일 앞의 숫자(1/2/3/4)는 학년을 가리키므로, 수강신청 할 때도 이를 고려하는 것이 좋다.
- Sociology of Pop Culture
대중문화에 대해 사회학적으로 살펴보는 수업이었다. 2학년 수업이었기 때문에 수준이 그다지 깊지는 않았고, 수업 시간에서도 영화를 보여주거나 음악을 들려주는 등 렉쳐 이외의 것이 많이 포함되어있어서 재미있었다. 이런 이유에서인지 내가 들었던 4과목 중 가장 많은 학생들이 수강한 과목이었고, 사회학과 전공 학생들은 학점을 채우는 수업 정도로 생각하였다. 우선 대중문화 전반에 대해 다루고, 싱가폴의 대중문화, 그리고 이를 넘어 아시아의 대중문화(특히 K-Pop이나 한류)에 대해 다뤘다. 첫 시간부터 교수님이 ‘비’의 사진을 발표 자료에 걸어놓았을 정도로 싱가폴에서의 한류의 위상이 대단함을 체험할 수 있는 수업이었다.
- Sociology of Education
교육사회학에서 중요한 여러 이론을 배운다. 교육사회학은 사회학의 전통적인 분야로서 유명한 학자들의 여러 이론을 배울 수 있어서 유익했다. 프랑스인 교수님이었는데 알아듣는 데는 전혀 문제가 없었고, 오히려 느리게 말해주어서 더 편했던 수업이다. 교육과 국가 건설의 관계, 학교 교육이 사회계층화에 미치는 영향, 교육의 기능과 효과 등을 다뤘다. 한국이나 일본의 교육열도 언급되며, 특히 싱가폴의 독특한 교육 제도를 알 수 있어 흥미로웠다. 싱가폴은 국가가 작기 때문에 교육으로서 이를 극복해야 한다고 생각하며, 예로부터 국가주도적인 엘리트 교육을 실시해왔다. 학생 수준별에 따라 다른 교과과정이 진행되며, 진학할 수 있는 학교도 달라진다. 한번 뒤쳐지면 다시 엘리트 코스에 들어가기가 거의 불가능에 가까우므로 학생들은 좋은 점수를 받기 위해 엄청난 경쟁을 하고 심한 압박을 받는다. 이는 대학교에까지 이어져서, 학점이 높은 학생이 더 월급을 많이 받는다고 한다. 실제 싱가폴 학생들이 공부하는 모습을 보면 이를 여실히 느낄 수 있을 것이다.
- Ritual, Performances, and Symbolic Action
일상 생활에서의 상징적인 행위나 의례에 대해 배울 수 있는 수업이었다. 상징적인 행위라 하면 흔히 고대 시절에나 행해지던 것이 아닌가라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오늘날 우리가 무심코 넘어가는 모든 행위에는 상징적인 의미가 포함되어있으며, 이것이 어떤 의미인지 분석해보자는 것이 이 수업의 요지이다. 예를 들면 학교의 입학식이나 종업식, 법정에서 일어나는 행위나 법관의 복장 등에서 모두 상징적인 의미를 찾아볼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 과제를 통해 일상 생활 속의 상징적인 행위나 의례를 찾아봄으로써, 수업에 대한 이해를 높일 수 있었다.
- Race and Ethnic Relations
싱가폴의 인종 및 민족 관계에 대해 심도깊게 알아볼 수 있는 수업이었다. 싱가폴은 다민족국가로서 여기에서 비롯되는 사회적 문제가 꽤나 심각한 편이다. 싱가폴의 제도도 모르고, 더구나 인종 문제에 대해 고민 해본 적도 없는 한국인인 내가 따라가기는 매우 어려운 주제였으나, 나중에 뒤돌아 보면 가장 기억에 남는 수업이었다고 생각한다. 인종, 민족에 대한 학자들의 견해, 미국 및 싱가폴의 인종,민족 문제에 대해 배운다.
2. 외국어 습득 정도
일상생활에서 영어를 쓰고 교환학생 친구나 현지 친구들과 영어로 대화하기 때문에 점점 영어가 편해지는 걸 느낄 수 있다. 사회학 수업에서도 많은 리딩을 읽고, Term Paper를 쓴다는 점에서 영어실력 향상에 많은 도움이 된 것 같다. 개인적으로는 한국어로 된 학술 정보보다 훨씬 많은 양의 학술 정보에 접근할 수 있어서 감회가 새로웠고 유익했다. Tutorial 시간에는 소그룹으로 나뉘어져서 토론을 하기 때문에 이를 통해 직접 나의 생각을 말해볼 수 있어서 좋았다. 다만 그 기간이 한 학기로 너무 짧았기 때문에, 영어 능력 향상을 위해서는 더 오래 남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3. 학습 방법
사회학 수업은 PPT 혹은 렉쳐노트와 리딩으로 이루어져있다. 본디 리딩을 다 읽은 후 수업에 들어가는 것이 권장되지만 그렇게 하긴 사실상 힘들다. 그러나 리딩을 틈틈이 읽는 것이 강력 권장된다. 그러지 않으면 Tutorial에 가서 참가를 하지 못할 뿐 아니라 기말 고사 때에 엄청난 고생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또한 시험도 모두 다 주관식이기 때문에 쓰기 연습도 병행하면 더 좋을 것이다.
III. 생활
1. 입국 시 필요한 물품 및 현지 물가 수준
싱가폴은 쨍쨍한 낮인데도 갑자기 비가 오는 경우가 간혹 있으므로 (특히 몬순시즌에는 2달 내내 매일같이 비가 왔다) 우산을 챙기는 것이 좋다. 또한 실외는 매우 덥지만 실내는 냉방시설이 아주 잘 되어있기 때문에 도톰한 옷 한 벌 정도는 챙겨가는 것이 좋다. 전압도 한국과는 다르기 때문에 어댑터를 구비해 가는 것이 편하다.
현지 물가 수준은 대체로 비슷한 편이나 (1 싱가폴 달러가 대략 900원 정도) 물품 별로 조금 더 비싼 것이 있다. 과일이 싼 편이며, 호커센터에서 밥을 먹는다면 아주 저렴하게 먹을 수 있다(한 끼에 3000~4000원정도)
2. 식사 및 편의시설(의료, 은행, 교통, 통신 등)
싱가폴은 다민족국가인데다 외국인도 많은 국제적 도시이기 때문에 다양한 종류의 음식을 맛볼 수 있다. 요즘에는 한류 열풍으로 한식 음식점까지 심심치 않게 찾아볼 수 있으므로 한국 음식이 그리워질 것을 염려할 필요는 없다. 은행의 경우, 현지 은행을 이용해야 하는 경우가 아니면, 한국에서 시티카드를 발급해서 현지 ATM으로 찾는 게 보통이다. T-money에 해당하는 ez-link카드를 구입하여 지하철과 버스를 이용하며, 이는 나중에 프린트 카드로도 사용된다. 나는 아이폰을 가져가서 선불폰방식으로 이용하다 잃어버려서 현지에서 또 핸드폰을 샀다. 핸드폰은 편의점에서도 살 수 있으나, 전자 상가 같은 곳에 가면 더 싸게 살 수 있다(50싱달러 정도). 요금 충전 카드는 편의점에서 쉽게 할 수 있다.
3. 여가 생활
싱가폴은 인근의 베트남, 인도네시아, 태국 등 동남아 국가와 매우 가깝기 때문에 많은 교환 학생들이 중간고사 전 1주일의 recess week을 이용하여 여행을 다녀오는 편이다.
기말 고사 전에도 reading week이라고 해서 1주일 동안 수업이 없으나, 대부분 기말 고사에는 공부를 하는 편이다. 나 또한 이 기간에 베트남과 태국을 방문하였다. 저가 항공사를 통해 일찍 예약을 하면 항공비도 매우 저렴하기 때문에 여행 계획이 있다면 최대한 일찍 항공기를 예매하는 걸 권장한다.
비록 싱가폴이 작은 나라이긴 하지만 구석구석 돌아보면 재미있는 곳 또한 충분히 발견할 수 있는 곳이기 때문에 해외 여행도 좋지만 쉬는 시간에 싱가폴을 돌아다녀 보는 것도 추천한다.
4. 기타 보고 사항
IV. 교환학생 프로그램을 마치는 소감
나름의 이유와 확신을 가지고 싱가폴을 선택했다. 교환학생을 하면서 그리고 서울에 돌아온 지금까지 느끼는 점은 참 선택을 잘했다는 것이다. 싱가폴은 면적은 좁지만 그 덕분에 4달이라는 짧은 기간 동안 그 나라의 구조나 사회, 문화에 대해 온전히 알 수 있었다. 영어가 공용어이고 많은 국제 업무가 여기서 이뤄지지만, 기본적인 사고 방식은 한국과 큰 차이가 없기 때문에 문화 충격이 적었고 적응도 쉽게 할 수 있었다. 이렇듯 아시아 국가의 정체성과 국제도시의 면모를 모두 가지고 있는 싱가폴은 겉보기에는 평온하고 안전하게만 보이지만 그 이면에서 인종·민족간 갈등, 남보다 앞서기 위한 힘겨운 경쟁, 완벽한 국가 설계에 대한 국가의 야망을 엿볼 수 있었다. NUS에서 밤낮을 가리지 않고 열심히 공부하는 학생들의 모습에 많은 자극도 받았고, 부모님과 떨어져 외국에 나와 독립적으로 살면서 세상을 보는 시야도 보다 넓어질 수 있었다. 싱가폴에 머무는 4달 간 내내, 이렇듯 외국에 나와서 많은 것을 보고 듣고 경험하고 공부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지게 되어서 참으로 감사하고 행복하다고 느꼈다. 마지막으로, 잠깐 머물고 가는 교환학생임에도 불구하고 항상 따뜻하게 대해주던 싱가포리언 친구들에게 감사하다고 전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