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요
홍콩중문대학교(Chinese University of Hong Kong)는 2012 아시아 대학평가에서 서울대에 이어 5위에 오른 대학으로, 홍콩의 대학 중에서 가장 규모가 큰 대학입니다. 홍콩에서는 홍콩대학교가 역사가 오래되기는 했지만, 홍콩중문대 역시 50년의 역사를 갖고 있으며 과감한 투자와 뛰어난 교수진을 초빙해서 홍콩대에 버금가는 위치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홍콩의 학생들도 어느 대학이 더 좋다라고 평가하기 보다는, 각 대학의 특성을 보고 진학을 결정하는 편입니다.
홍콩중문대학교는 그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중국의 역사와 전통을 지키고 배우려는 느낌이 강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수업 중 50% 이상이 광동어나 보통화로 이루어져있는 것이 특징입니다. 하지만 영어로 된 수업도 많이 열리기 때문에 수업에 대한 선택의 폭이 상당히 넓은 편입니다. 최근에는 이공계 쪽으로 많은 투자가 이루어져서, 중국학뿐만 아니라 종합대학으로서 다양한 분야에서 연구를 선도하고 있습니다. 또한, 중국어로 된 수업에 비중이 높다 보니 중국 본토에서 온 유학생들도 상당히 많은 것이 특징입니다. 오히려 이 유학생들이 상당한 수재들이라서 학생들의 수준은 상당히 높은 편입니다. 최근에는 교환학생들도 많이 찾고 있어서, 학교를 다니면 상당히 글로벌 하다는 것을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
2. 수강신청 방법 및 기숙사
수강신청은 홍콩에 가기 2달 전쯤 인터넷으로 했습니다. 제 전공이 그렇게 사람이 많이 듣지 않아서 일찍 마감되지 않아 인터넷으로 다 성공했지만, 경영수업과 같이 인기가 많은 경우에는 수강신청을 실패하는 경우도 있다고 들었습니다. 그렇더라도 수강 변경기간이 3주나 되고, 그쪽 OAL(홍콩중문대의 대외협력본부)에서 잘 설명을 해줘서 추가로 넣을 수 있게 해줍니다. 참고로 중국어 수업을 들으려면, 미리 테스트를 신청해서 봐야 되는데, 인터넷으로 문제를 풀고 몇몇 질문에 중국어로 녹음을 해서 메일로 보내면 됩니다. 그러면 그 결과에 따라 등급을 받고 그 등급에 맞춰 수업을 들으면 됩니다. 참고로 저는 Level 3를 들었는데, 서울대에서 중국어 회화와 중국어 작문 수업을 들었다면 따라갈 만 한 정도였습니다. 한국에서 미리 테스트를 안 봐도, 교환학생을 가서 첫 주에 직접 테스트를 볼 수도 있으니 혹시 시기를 놓쳐도 걱정할 필요는 없습니다.
기숙사는 이쪽에서 중문대쪽에 서류를 보낼 때, 크게 두 가지 선택지를 주었던 것 같습니다. I-House에서 살 것인지, 아니면 다른 곳에서 살 것 인지 물어봤던 것 같습니다. 참고로 홍콩중문대라는 대학 안에는 몇 개의 College가 있는데, 각 College마다 기숙사가 여러 건물이 있습니다. 홍콩중문대의 특징 중 하나가 바로 이 College시스템과 함께 현지 학생들도 거의 기숙사에 거주한다는 것 입니다. College는 수업과는 전혀 상관 없지만, 기숙사라던가 수업 외 모든 활동들과 연관이 있습니다. 이런 College에 소속된 기숙사에 가면 2인 1실 혹은 3인 1실을 쓰게 됩니다. 하지만 I-house는 약간 다른데, 독립된 College라기 보다는 외국 학생들을 위한 거주용 건물로만 구성되어 있으며, Flat형식, 즉 아파트 같은 구조로 되어있습니다. 물론 외국 학생들만 사는 것은 아니고 홍콩 현지 학생들도 몇몇 살기는 하지만, 주로 교환학생들이 많이 산다고 생각하면 됩니다. Flat형식이라서 주방이나 세탁, 화장실을 이용하는 것은 조금 편할 수도 있지만, 다른 기숙사보다 시설이 좋은 편은 아닌 것 같습니다. 그리고 I-House가 학교에서 가장 구석진 곳에 있기 때문에, 이동이 불편한 것도 큰 단점입니다. 저는 I-House가 아닌 다른 곳에서 사는 것으로 신청했더니, New Asia College에 있는 기숙사로 배치를 받았다. 어느 기숙사로 배치를 받을 지는 거의 랜덤 인 것 같습니다.
3. 교환 프로그램 담당자, 담당부서 이름 및 연락처
아시아 지역 담당자는 Jasmine Wong이라는 여성 분으로 상당히 친절하십니다. 물론 한국말을 하시는 건 아니지만, 아마 행정적으로 모르는 것이 있을 때 가장 확실한 답변을 들을 수 있을 것입니다. 메일은 iasp@cuhk.edu.hk로 하면 됩니다.
II. 학업
1. 수강과목 설명 및 추천 강의
저는 일단 중국어 보통화 수업 2개와 내 전공인 미술사 수업을 2개 들었습니다. 일단 교환학생 최소 학점이 12학점이기 때문에, 4개는 기본적으로 들어야 합니다. 대부분 교환학생들이 12학점을 들으며, 15학점을 듣기도 합니다. 하지만 18학점을 듣는 사람은 본 적이 없습니다. 수업은 적당히 듣고 교환학생으로서 누릴 수 있는 다양한 활동들을 즐기는 것을 추천합니다.
특히 중국어 수업은 상당히 좋았습니다. 일단 직접 중문대에서 만든 교제를 사용하는데, 보기에 딱딱한 느낌이지만 내용은 잘 짜여져 있어서 수업을 통해 배우면 상당히 효과적으로 실력이 늡니다. 저는 Level 3 중에서 1번 수업인 Application of Vocabulary and Grammar와 3번 수업인 Communication in Context를 들었습니다. 각 레벨마다 1번부터 4번까지 수업이 있는데 번호가 올라갈수록 내용도 어렵습니다. 하지만 1번과 3번이 똑 같은 책의 앞 뒤 부분을 하기 때문에 실력이 된다면 같이 듣는 것도 좋습니다. 선생님들이 중국어만 써서 수업을 했기 때문에 처음에는 조금 어려웠지만, 적응 되고 난 뒤에는 오히려 실력이 더 빨리 늘었습니다. Level 3는 외국인 중에서도 실력이 있는 친구들만 오는데, 주로 일본인과 한국인이 많습니다. Level 4는 듣기로 중국어를 어느 정도 하는 화교나 광동어를 주로 쓰고 보통화는 완벽하지 않은 중국인들이 비즈니스 중국어 같은 보다 전문적인 과정이라고 합니다. 아마 한국에서 중국어를 많이 배웠다면 Level 3를 듣고, 조금 배웠다면 Level 2, 한번도 안 배웠거나 발음 정도만 한다면 Level 1을 들으면 될 것입니다.
제 전공인 미술사와 관련된 수업은 2개를 들었습니다. 하나는 Art in Hong Kong이었고, 하나는 Chinese History - Arts and Material Culture였다. 둘 다 물론 영어 수업이었습니다. 사실 일반 수업의 절반 이상은 중국어(광동어 혹은 보통화)이기 때문에 영어수업은 손에 꼽을 정도였습니다. 물론 경영 쪽은 영어 수업이 상당히 많다고 들었지만, 미술사와 같이 마이너한 학문의 경우에는 영어 수업이 많지는 않았습니다. 일단 Art in Hong Kong은 프랑스에서 홍콩으로 와서 정착하신 교수님이 영어로 수업을 하셨는데, 교환학생들이 꾀 많이 들었던 수업이었습니다. 선생님이 유머러스 하시고 오픈 마인드라서 수업 자체는 부담 없이 재미있게 들었습니다. 특히 좋았던 점은 홍콩의 미술에 대해 배우고 홍콩의 이곳 저곳을 돌아다니니 눈에 들어오는 것들이 많았고, 남들보다 많은 곳을 돌아다니게 된 것 같았습니다. 비록 홍콩의 역사는 100년이 조금 넘었을 뿐이지만, 미술을 통해서 그 100년이 정리된 느낌이었고, 현재 홍콩의 여러 상황들이 미술에서 어떻게 표현되고 있는지 알 수 있었던 시간이었습니다. 미술에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다면 정말로 추천하고 싶은 수업입니다. 다음 수업은 Chinese History - Arts and Material Culture이라는 수업으로, 원래는 수강신청 할 때는 없던 수업이었는데, OAL에서 메일을 통해 새롭게 만들어진 수업이라고 안내를 받았습니다. 제목을 보고 앞으로 중국 미술사 쪽으로 전공을 할 것 같아서 이번에 영어로 들어보면 도움이 될 것 같아서 변경기간에 변경을 해서 들어갔습니다. 수강 변경은 자리만 있다면 서울대 수강변경처럼 인터넷으로만 쉽게 변경할 수 있었습니다. 교수님은 Cambridge University에서 박사를 한 화교였는데, 이번에 홍콩에 돌아와서 처음 강의를 맡게 되셨습니다. 좋았던 점은 선생님의 시각이 최근의 학문 경향을 따르고 있다는 점이었습니다. 특히 물질문화라는 측면에서 고고학적 발견물들에 새로운 방식으로 접근하는 것이 흥미로웠습니다. 사실 서울대에서도 중국 미술사 수업을 들었지만, 그때는 주로 지식을 전달받는 것이 주를 이루었지만, 이 수업은 토론식으로 이루어지고, 자유롭게 의견을 교환하면서 실제 미술작품들을 해석하는 연습을 하였습니다. 정말 고정관념에 의해서 해석하는 것이 아니라 눈에 보이는 사실들에 기반해서 역사를 새롭게 바라보는 과정을 배운 것 같아서 저에게는 매우 유익한 수업이었습니다. 하지만 기본 지식이 없는 사람들에게는 조금 어려운 수업이었을 것입니다. 어쨌든 홍콩중문대의 경우 수강변경기간이 3주나 되니, 교환학생을 가서 일단 첫 수업을 들어보고 계속 들을지 변경할지 고민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2. 외국어 습득 정도
홍콩이라고 하면 영어를 많이 쓸 것 같지만, 실제로는 광동어 생활권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최근에는 중국 본토에서 온 사람들이 많아서 보통화도 많이 사용되지만, 상점이나 음식점에서는 여전히 광동어가 주를 이룹니다. 실제로 보통화를 모국어로 하는 친구들도 로컬 음식점에서 음식을 시키는 데에는 어려움이 따릅니다. 저도 처음에는 광동어를 조금 배워볼까 생각했지만 시간도 모자라고, 광동어 자체를 체계적으로 배우려면 수업을 듣지 않으면 힘든 것 같습니다. 간단한 인사말이나 숫자를 세는 정도만 외워두었습니다.
학교 내에서는 영어와 보통화가 그나마 잘 통하는 편입니다. 사무실에서는 영어를 다 쓸 수 있고, 식당이나 상점에서는 영어는 안 통하지만 보통화가 통합니다. 생각보다는 보통화가 잘 통해서 나름 유용했던 것 같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기왕이면 보통화 수업을 듣는 것을 추천하는 바입니다. 그리고 친구들 중에서도 보통화를 모국어로 하는 친구들이 많아서 그런지 회화 연습하는 데에도 좋았던 것 같습니다. 물론 좀 더 정확한 의미를 설명하려면 영어를 사용했지만, 간간히 보통화를 쓰면서 보통화 실력이 많이 늘었습니다.
3. 학습 방법
일단 언어는 복습만 철저히 하면 됩니다. 수업이 잘 짜여져 있고, 진도 역시 그렇게 빠르지 않아서 숙제와 복습만 잘 하면 성적이나 실력을 늘리는 것에 대해서는 걱정하지 않아도 됩니다. 특히 친구들과 직접 대화를 할 수 있다는 것은 교환학생으로서 누리는 특권이니 적극적으로 친구들을 사귀고 많이 이야기를 하면 됩니다.
전공 수업이 조금 문제였는데, 일정한 숙제가 있는 것은 아니었지만 보고서를 쓰고 발표를 할 때가 조금 힘들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도서관에 가서 관련 도서를 전부 찾아서 쌓아놓고 보면서 자료를 찾았습니다. 그나마 영어로 된 책들이 많아서 책을 찾는 데에는 큰 어려움이 없었습니다. 중국어 책들은 아무리 중국어를 해도 아직 제대로 읽기에는 실력이 많이 부족해서 많이 참고를 하지는 못한 것 같습니다. 이 외에는 교수님들이 참고도서로 지정한 것들을 미리 조금씩 읽고, 미리 수업자료를 올려주시면 그것을 읽어가면서 수업에 따라갔던 것 같습니다. 처음에는 영어로만 수업을 하고 영어로 발표하고 답안을 쓰는 것이 너무 힘들었지만, 하다 보면 조금씩 적응 되는 것을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 진짜 성적은 노력하는 만큼 주시기 때문에, 영어로 너무 걱정하실 필요는 없는 것 같습니다.
III. 생활
1. 입국 시 필요한 물품 및 현지 물가 수준
일단 현지에서 돈을 조달하는 방법이 가장 중요할 것입니다. 저는 시티은행 국제현금체크카드를 추천합니다. 시티은행 국제현금체크카드는 전세계 어느 시티은행 ATM에서는 수수로 1$면 출금할 수 있습니다. 환율도 송금시 수수료가 적용되서 비교적 싼 편이며, 한번에 4000HKD까지 뽑을 수 있습니다. 한국에서 이 국제현금체크카드 계좌로 돈을 넣으면 홍콩에 있는 ATM에서 뽑아서 쓰시면 됩니다. 참고로 학교에는 시티은행 ATM이 없지만, 시내에는 시티은행도 많이 있고, 전철역에도 많이 있으니 밖에 나갈 있을 때 뽑으면 편합니다. 제 경우에는 4000HKD면 한달 정도는 생활비로 쓸 수 있는 것 같습니다. 사실 생활비는 한국과 크게 차이가 없습니다. 그래도 외국에 나갔기 때문에 예상 외의 지출이나 필요한 물품을 현지에서 사야 되는 경우가 있으니 한국에서 생활비보다는 조금 더 많이 들어갈 것입니다.
한가지 참고로 말씀 드리면, 홍콩의 겨울은 생각보다 춥습니다. 왜냐하면 건물에 난방이 안되고, 창문에서 바람이 솔솔 들어오기 때문에 으스스합니다. 1월에 가시는 분은 전기장판 꼭 가져가십시오. 저는 안 가져갔다가 500HKD주고 샀던 기억이 있습니다. 한국이었으면 한 1-2만원이면 샀을 것을 7만원 주고 산 것입니다.
2. 식사 및 편의시설(의료, 은행, 교통, 통신 등)
학교 식당에서 먹는 밥은 서울대와 비슷한 편입니다. 20HKD에서 30HKD정도면 한끼를 먹을 수 있습니다. 서울대와 마찬가지로 식당이 학교 곳곳에 열 개 이상 있는데, 각 식당마다 특징이 있어서 처음에는 찾아가서 골라먹는 재미가 있습니다. 그래도 학교 식당인지라 먹다 보면 나중에 금방 질리기는 합니다. 그래서 저녁은 가끔 친구들과 학교 밖에 나가서 먹곤 합니다. 그러면 한 사람당 50HKD에서 100HKD까지도 썼던 것 같습니다.
학교 안에는 항생은행이 있고, 학기 초에 계좌를 만들 수도 있는데 한국에서의 주소를 증명하는 서류가 필요하다고 합니다. 토플 성적표에도 주소가 찍혀있기는 한데, 이게 6개월 내에 발급된 서류만 된다고 했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계좌를 굳이 만들 필요는 없습니다.
홍콩의 교통은 MTR이라는 전철을 기본으로 합니다. 버스도 있지만 시내는 차가 많이 막히기도 하고, 갈 만한 데는 모두 MTR로 연결이 됩니다. 중문대는 하늘색 노선에 속한 대학역에 위치해있습니다. 지도를 보면 시내에서는 조금 떨어져 있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하지만 MTR을 타면 침사추이나 센트럴 같은 시내까지 30-40분이면 갈 수 있습니다. 학교 내에는 셔틀버스가 있어서 MTR역까지 데려다 줍니다. 버스 시간표를 체크해서 타는 것이 좋고, 평일에는 대략 10분 간격, 주말에는 20분 간격 정도로 버스가 있습니다. 학교가 산에 있어서 버스가 아니면 특히 올라가는 길은 너무 힘듭니다. 맘 먹고 운동할 것 아니면 거의 MTR을 탈 때는 버스를 이용하게 될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핸드폰을 사용하는 것에 대해서 알려드립니다. 일단 스마트폰 유저라면 사용하던 핸드폰 그대로 사용할 수 있습니다. Pre Paid Usim칩만 홍콩의 통신사에 가서 사면 번호가 문자로 날라오고 그 번호가 홍콩 번호가 됩니다. 그리고 통신비를 다 쓰시면 충전하면 되는데, 그냥 통신사 상점에 가서 돈을 주고 충전해달라고 하셔도 되고, 편의점에서도 할 수 있습니다. 저는 Three라는 통신사를 이용했지만, 아무 통신사나 가셔도 될 것입니다. 학교 내에는 Wifi도 잘 잡히고, 학교 아이디를 통해서 외부 업체의 Wifi도 무료로 접속 할 수 있으니 스마트폰이 있으면 한국과 똑같이 사용할 수 있습니다. 스마트폰이 아니면 홍콩에서 싼 핸드폰을 사서 번호를 만드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조모임을 하건, 친구들과 연락을 하건 핸드폰은 필요합니다. 싼 핸드폰은 300HKD정도면 살 수 있으니 거기에 Pre Paid Usim칩을 사서 끼면 됩니다. 홍콩은 전화비가 저렴한 편이라 100HKD정도만 있어도 2달 정도는 통신비 걱정 안 해도 됩니다.
3. 여가 생활
일단 홍콩을 돌아다니는 것과 별개로 여행을 가는 것을 추천합니다. 실제로 다른 교환학생들도 여행을 많이 다닙니다. 주로 연휴가 있으면 학교에 있는 모든 교환학생들이 여행을 떠나고, 연휴가 아니라도 주말을 껴서 수업을 하루 이틀 빼먹고 가기도 합니다. 교수님들도 교환학생들이 한 두 번 수업을 빼먹는 것은 뭐라고 하지 않습니다. 특히 중국어 수업같이 교환학생들이 대부분인 수업에서는 결석하는 사람들도 상당히 많은데, 대부분은 여행을 가서 그렇습니다.
저는 중국에 관심이 많아서 한국에서 미리 중국 멀티 비자를 발급받아서 중국 본토 쪽으로만 여행을 갔습니다. 중국 비자는 홍콩에서 좀 더 싸게 만들 수도 있지만, 홍콩에서는 멀티비자를 만드는 것이 쉽지 않고 시내에 가서 신청하고 3일 뒤에 찾으러 가야 되는 번거로움이 있습니다. 중국 본토로 3번 이상 갈 예정이라면 한국에서 중국 멀티 비자를 발급 받는 것을 추천합니다. 홍콩에서 중국으로 가는 방법은 MTR을 타면 되기 때문에 상당히 편합니다. MTR을 타고 국경에 가면 출입국 사무소가 나오고, 그곳을 건너면 선전이 나옵니다. 거기에서 버스로 2시간 가면 광저우가 나옵니다. 물론 중국이 커서 다른 지방에 가려면 비행기를 타야 되는 경우가 많지만, 남쪽 지방은 선전이나 광저우에서 버스나 기차를 타고 가기도 합니다.
중국 이외에도 교환학생 온 친구들은 동남아나 대만, 태국에 많이 가는 것 같습니다. 홍콩에서 상대적으로 가까워서 비행기 값이 그나마 저렴한 편입니다. 정말 마음 맞는 친구를 사귀어서 같이 여행을 가는 것만큼 교환학생에서 남는 것도 없을 것입니다.
4. 기타 보고 사항
홍콩중문대에서도 OAL을 통해 교환학생들에게 여러 프로그램들을 제공합니다. 초창기에는 저도 친구를 사귀기 위해서 참여하곤 했지만, 사실 프로그램 자체가 그렇게 좋은 편은 아닙니다. 그리고 저는 버디 프로그램을 신청하지 않았지만, 신청 하는 것이 좋은 것 같습니다. 사실 홍콩 사람과 같은 방을 쓰지 않으면 주로 교환학생들하고만 친해지는데, 버디 프로그램을 하면 적어도 한 명은 알게 되니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스마트폰을 가지고 계시다면 CUHK Mobile App을 받아보십시오. 지도도 나와있어서 길 찾아다니는데 도움이 많이 됩니다. 사실 중문대는 길이 복잡해서 처음에 강의실 찾아가는데 힘든데, 이 어플만 있으면 내비게이션 역할을 확실히 해줍니다.
IV. 교환학생 프로그램을 마치는 소감
처음에는 교환학생을 가는 것 자체를 망설였습니다. 왜냐하면 졸업 조건은 다 채웠고, 대학원에 진학할 예정인데 시간을 낭비하는 것은 아닌가 걱정이 되었기 때문입니다. 재수도 했고, 남자라서 군대도 갔다 와서 사실 남들보다 늦었다는 생각을 평소에 많이 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합격 하고 나서도 혼자 고민도 하고, 교수님과 상담도 했습니다. 주변에서는 가면 다 도움이 될 것이라는 말씀을 많이 해서, 일단 가기로 마음을 먹었습니다. 지금에 와서는 정말 갔다 오길 잘했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비록 5개월 정도의 짧은 생활이었지만, 크게 두 가지를 얻었습니다. 하나는 외국에서도 충분히 살아갈 수 있다는 것이고, 두 번째는 시야를 좀 더 넓게 가지고 앞 날을 봐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홍콩에 교환학생을 있으면서 서울대 선배가 하는 갤러리에 간 적이 있습니다. 가서 그 분과 이야기를 하면서 많은 생각을 했습니다. 미술사라는 전공이 길이 좁기는 하지만, 시야를 넓혀서 세계를 무대로 삼으면 할 일이 너무 많다고 하셨습니다. 이후에 이런 저런 생각을 하면서 제 전공과 미래에 대한 고민들이 조금은 풀린 느낌이었습니다. 물론 교환학생을 통해 외국어 실력을 늘리고, 새로운 것들을 배우는 것도 의미가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진정한 교환학생의 의미는 외국에서 느끼는 모든 것들로 인해 내 생각이 변하고 그 생각들이 내 삶을 변화시킬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저는 다른 후배들에게는 될 수 있으면 교환학생을 무조건 가라고 추천하고 있습니다. 교환학생을 가서 뭐를 얻고 뭐를 잃을지 하나하나 따지기 보다는, 교환학생의 생활 동안 느끼는 것들이 너무 많고 다른 방법으로는 얻을 수가 없기 때문입니다. 정말 가서 부딪쳐보고 내 자신이 변화하는 것들을 느껴보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