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요
UBC (University of British Columbia)는 1908년 3월 7일 대학 설립 허가를 받아1914년밴쿠버 서쪽의 포인트그레이(Point Grey)에 캠퍼스를 조성하였습니다. 연구 중심의 공립 종합대학교이며, 2010년 기준으로 예술, 응용과학, 교육, 의학, 약학, 치의학, 간호, 삼림, 보건·사회개발, 땅·식품체계, 법과, 경영, 과학, 건축, 휴먼키네틱스, 언론, 음악, 사회사업·가정 등 24개 학부와 다양한 대학원 과정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특히 의학, 약학, 경제학, 심리학, 경영학부의 명성이 높다고 합니다..
2. 수강신청 방법 및 기숙사
수강신청은 아마 5월쯤 학교 측에서 자세한 방법을 적은 이메일을 받게 되면 그때부터 신청하게 됩니다. 우리가 직접 신청하는 것이 아니라, 수강편람을 인터넷으로 보고 듣고 싶은 과목을 적어서 제출하면 UBC측에서 학생들 대신 수강신청을 해 주는 형식으로 진행이 됩니다. 개중에는 pre-requisite을 요구하는 경우도 있어, 우리 학교에서 미리 비슷한 요구 과목을 들었다면 증빙 서류를 제출해야 할 수도 있습니다. UBC 측 행정이 다소 허술한 면이 있어서, 신청한 과목 중에 절반 정도 평균적으로 넣어 주는 것 같습니다. 물론 인기강의는 넣기 힘들고요. 나머지 과목은 수강 변경 기간에 넣거나, 교수에게 메일을 보내거나, wait-list에 이름을 올리는 등의 방법을 통해 넣어야 합니다. 대개 교환학생들에게는 관대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또한, 강의계획서에만 의존하기보다는 ratemyprofessor.com 이라는 북미 대학교 강의평가 사이트에서 실제로 그 수업을 수강한 학생들의 강의평을 참조하는 것도 큰 도움이 됩니다.
UBC의 기숙사는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Place Vanier, Totem Park는 신입생들이 주로 신청하는 기숙사이기 때문에 파티가 많으며 왁자지껄한 분위기입니다. 대신에 부엌이 딸려 있지 않아 기숙사비에 맞먹는 Meal Plan을 필수로 구매해야 합니다. Marine Drive는 시설과 전망이 매우 좋은 대신에 비싸고, 또 재학생들을 우선적으로 넣어 주는 것 같습니다. 교환학생들이 많이 살게 되는 기숙사는 Fairview Crescent나 Gage Tower인데, Fairview는 교환학생이 많아서 쉽게 해외 여러 나라에서 온 친구들을 사귈 수 있고, 자연 친화적인 분위기의 townhouse 형식의 기숙사라는 장점이 있으나, 캠퍼스 주요 시설로부터 꽤 떨어져 있습니다 Gage는 bus loop바로 앞에 있고 학생회관(SUB) 및 도서관, Arts 건물 (Buchanan)과도 가까워 접근성이 용이하고, 6명이 한 unit mate가 되어 화장실, 샤워실, 부엌을 쉐어하게 됩니다. 저는 Fairview에 살다가 룸메이트와 잘 맞지 않아 Gage로 옮겼습니다. 학기 중 기숙사 옮기는 신청을 할 때에는 신청 비용으로 50불을 지불해야 합니다.
3. 교환 프로그램 담당자, 담당부서 이름 및 연락처
mathew.lyle@ubc.ca 이나 go.global@ubc.ca로 연락하면 친절히 답변해 주십니다.
II. 학업
1. 수강과목 설명 및 추천 강의
저는 정치외교학을 전공하고, 개인 사정상 졸업을 빨리 하기 위해 학점인정 사유로 여덟 과목 (한 학기에 4과목) 모두를 정치학 수업을 들었습니다. 이를 위주로 설명하겠습니다.
Term 1]
POLI 220 – Introduction to Comparative Politics
Ellermann Antje 교수님의 비교정치학 개론 수업입니다. 리딩을 매주 꼬박꼬박 해야 시험 전에 힘들지 않을 정도로 꽤 로드가 크고, 따로 주 1회 discussion session도 있기 때문에 결코 쉬운 수업은 아닙니다. 또한 이론을 배우는 수업이기 때문에 다소 지루할 수도 있는 주제입니다. 그러나 교수님께서 열정을 가지고 학생들을 좋아하시고, 발음도 깔끔하시며 여러 참고 자료들을 동원해 잘 설명해 주십니다. 교수님께서 항상 수업 시작 5분 전에 오셔서 좋은 음악이나 동영상 같은 걸 보여주셨던 기억이 나네요.
POLI 316A – Global Indigenous Politics
한국인들에게는 다소 생소할 분야일 수 있지만, 캐나다, 미국, 호주에서는 큰 이슈 분야 중 하나인 Aboriginal Peoples (토착민들)의 정치를 다룬 수업입니다. 원래 수업하시던 교수님께서 암에 걸리셔서 다른 교수님으로 바뀌었는데, Aboriginal Peoples의 인권법 위주로 수업을 진행했던 것 같습니다.
POLI 367B – International Relations Theory and International System
Robert Crawford 교수님의 국제정치이론 수업입니다. 주제가 다소 딱딱하고 난이도가 있지만, 교수님께서 위트가 있으시고 이 쪽으로 지식이 엄청나셔서 유명하신 분입니다. 수업 종종 여러 예도 들어 주시고 농담도 자주 던지셔서 그렇게 지루하지 않았습니다만, 리딩의 난이도가 어느 정도 있고 내용도 쉽지 않았습니다.
POLI 369B - Issues on International Security (International Security in Arctic)
국제 안보 이슈 한 분야를 정해 한 학기 동안 공부하는 수업으로, 이번 토픽은 Michael Byers 교수님의 북극해 관련 안보 분쟁이었습니다. 특히 이 교수님은 이 분야에서 세계적으로 명성이 있으신 분이라, 생소한 분야임에도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습니다. 교수님께서 유머가 있으시지만 수업은 다소 중언부언하시는 경향이 있었는데, 그래도 assigned readings를 차근히 읽다 보면 정말 북극해 관련 이슈에 대해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습니다.
Term 2]
POLI 101 – Government of Canada
저는 Kopas Paul 교수님의 수업을 들었구요, 1학년 수업이라 그런지 UBC에서 들었던 수업 중 가장 쉬웠던 것 같습니다. 정치학 과목 1, 2학년 수업이 모두 그렇듯이 주 1회 추가적으로 Discussion 세션이 따로 있습니다. 교수님께서 발음도 명확하시고 천천히 설명하시기 때문에, 그리고 1학년 수업인 만큼 기초부터 설명해 주시기 때문에 캐나다 정치에 대해 배경지식이 없었음에도 무리 없이 수업을 따라갈 수 있었습니다. 교수님께서 학생 하나하나를 아주 잘 챙겨주시며, 따로 찾아가면 커피 타임을 함께할 수 있다고도 합니다.
POLI 321A – Chinese Government and Development
Tiberghien Yves 교수님의 수업이었습니다. 특이하게도, 프랑스인이시지만 중국인 분과 결혼을 하셨으며, 그래서 그런지 동양 문화 (중국>일본>한국 순으로)에 지대한 관심을 가지고 계시며, 중국어도 매우 잘 하십니다. 특히 중국 정치 쪽에 있어서는 이곳에서 저명한 분으로, 유명인사들이 초청강연을 오기도 하며, 여러 국제 세미나에 참가하는 (학생들에게 메일로 초대를 하십니다) 기회를 누릴 수도 있습니다. 강의에 대한 열정도 대단하셔서 매주 중국에 대한 시사 업데이트를 메일로 보내 주시고, 수업시간에도 자기의 경험담 및 여러 시각자료 사용을 통해 재미있게 진행하십니다.
POLI 323A – Politics of Southeast Asia (Politics of India)
Anjali Bohlken 교수님의 수업이었습니다. 아주 젊으신 여자 교수님이지만 (많아야 30대 초반으로 보입니다) 인도 정치에 대해 매우 박학다식하시며, 학생들을 좋아하셔서 따로 찾아가면 많이 도움이 됩니다. 인도 정치에 대한 배경지식이 없었음에도, 분쟁에 대한 비교정치 페이퍼를 쓰면서 많은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대신 수업에 대한 욕심이 많으셔서 그런지 시험 전에 외울 것은 많은 편입니다.
POLI 328A – Topics of Comparative Politics (Comparative Politics of Immigration)
Ellermann Antje 교수님의 수업이었습니다. 우리나라에는 없는 이슈지만, 캐나다, 미국, 호주에서는 큰 쟁점 중 하나인 이민/난민자 문제를 한 학기 동안 다루었습니다. 난민의 지위, 그들의 이민 경로 및 인권 등 개인적으로 매우 흥미로운 주제로 한 학기 동안 즐겁게 공부할 수 있었습니다. 강의만 하는 것이 아니라 다큐멘터리도 종종 보여주셔서 재미있습니다.
2. 외국어 습득 정도
전공 특성상 리딩과 페이퍼가 좀 많고, 시험형식도 서술형 에세이를 쓰는 것이라 그런지, 읽고 쓰는 능력 및 어휘력은 꽤 상승했다고 자부합니다. 그러나 아무래도 회화능력이 극적으로 상승하기에는 8개월이라는 기간은 꽤 짧은 것 같습니다. 그래도 친구들과 대화하면서, 마지막에는 일상적인 대화는 무리 없이 진행할 수준까지는 되었던 것 같습니다.
3. 학습 방법
강의계획서에 적힌 리딩 과제를 날짜에 맞추어 하는 것이 중요했습니다. 페이퍼를 쓸 때에는 도서관 자료 및 인터넷 논문 자료를 활용했습니다. 또한 중간/기말고사의 경우, 저는 평소에 노트북으로 필기를 했기 때문에 이를 정리, 인쇄하여 활용했습니다.
III. 생활
1. 입국 시 필요한 물품 및 현지 물가 수준
밴쿠버의 물가는 세금이 추가로 붙고 매우 비싸기 때문에 (평균 우리나라의 1.5-2배 수준인 것 같습니다) 되도록 가져갈 수 있는 것은 다 가져가시는 것이 좋습니다. 저는 이불을 현지 IKEA에서 샀는데, 아무래도 한국 이불이 더 좋으니 여유가 있으면 침구를 가져오는 것을 추천합니다. 옷은 일단 겨울 옷을 위주로 가져오고, 한 학기 후에 봄옷 및 다른 생필품을 택배를 통해 받았습니다. 화장품, 생활용품, 필기구, 옷 등 대부분의 공산품이 우리나라에 비해 질이 떨어지고 가격도 비싸니, 다시 말하지만 가져올 수 있다면 되도록 많은 것을 가져오는 것이 좋습니다. 기숙사에 설치할 공유기는 가져가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또한, 본인 명의의 신용카드를 만들어 가시길 바랍니다. 보통 신분증을 검사할 때, 여권 이외에 추가로 하나를 더 요구하는데, 신용카드가 주로 쓰입니다. 많은 경우(특히 미국의 경우) 신용카드에 있는 이름과 신분증의 이름을 대조하여 체크하기 때문에 우리나라처럼 부모님 카드로 결제하는 것이 매번 가능하지는 않습니다. 매우 중요합니다!
2. 식사 및 편의시설(의료, 은행, 교통, 통신 등)
저는 부엌이 있는 기숙사에 살아서 밥을 주로 해 먹었습니다. 학교 안에 Save on Foods 라는 식료품점이 있으며, 버스를 타고 두세 정거장 나가면 Safeway라는 식료품점도 가까이에 있으므로, 음식을 사는 것이 어렵지는 않습니다. Village나 SUB에서도 다양한 음식을 사먹을 수 있으나, 다시 말하지만 비쌉니다. 귀찮지만 직접 해 먹는 편이 여러모로 절약할 수 있습니다. 다운타운의 H mart, 브로드웨이의 Kims Mart라는 한국인 식료품점에서 한국 식재료도 구할 수 있습니다.
의료보험은 처음에는 유학생용 i-Med를 신청하나, 2학기 교환학생은 BC주 정부 보험 플랜인 MSP를 필수로 신청해야 합니다. (꼭 필수가 아니라고 하긴 한데 opt out은 절차가 매우 까다롭습니다.) 한 달에 66불 정도를 보험료로 지불했던 것 같으며, 캐나다가 의료보험은 미국에 비해 매우 잘 돼 있어서 웬만한 진료 및 약값은 보험혜택을 받을 수 있습니다. 단 MSP에 치과(Dentistry)나 안과 등 포함되지 않은 진료분야도 있습니다. 특히 치과는 사설 보험이 없으면 매우 비싸니, 치과 진료나 사랑니 발치 등의 문제는 가능하면 한국에서 해결하고 가는 것이 좋습니다.
교통비는 비싼 편이나, UBC 학생은 한달에 30불을 내고 U-pass를 받아, 버스와 skytrain을 자유로이 타고 다닐 수 있는 매우 좋은 특권을 누리게 됩니다. U-pass가 없을 경우 Zone에 따라 요금이 달라지는데, 이 역시 비쌉니다. U-pass는 진리입니다! 버스와 skytrain 시설이 잘 되어 있는 편이라 여기저기 찾아다니는 것은 어렵지 않습니다. Google Map을 일상적으로 활용하시기 바랍니다.
핸드폰의 경우, 저는 아이폰을 사용하고 있었던 터라 유심만 갈아끼워 사용할 수 있었는데, 안드로이드의 경우 한국 핸드폰과 호환이 안 되는 기종도 있기 때문에 잘 알아보셔야 합니다. 학교에 와이파이가 아주 잘 되고(서울대보다 훨씬 잘 됩니다) 기숙사에 공유기를 설치했기 때문에 따로 Data 플랜에 가입하지 않고 통화와 문자만 쓰는 기본료 25달러짜리 플랜을 썼습니다. (무선인터넷 요금이 매우 비쌉니다. 데이터 100mb 주는 요금제가 기본료가 45달러입니다.) 통신사에는 Telus, Rogers, Fido, Chatters, Winds 등등이 있는데, Telus와 Rogers는 제일 큰 회사로, 통신망이 많은 대신 요금이 비쌉니다. Chatters나 Winds는 요금이 싼 대신 안 터지는 곳이 많아 답답합니다. 저는 Fido를 썼는데, 안 터지는 경우도 없었고 요금이 앞 두 회사보다는 저렴하여 만족스러웠습니다.
은행의 경우, 저는 따로 계좌를 만들지 않고 그냥 시티은행 국제현금카드를 이용했습니다. 캐나다에서는 시티은행이 없어 수수료가 미국보다 비쌌지만, 현지 은행에 송금할 때의 송금수수료와 비교했을 때 비슷할 거라 생각해서 그냥 시티카드로 뽑았습니다.
3. 여가 생활
밴쿠버가 9월말에서 4월까지 우기이기 때문에, 교환학생 기간에는 맑은 날보다 비오는 날이 많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해가 뜨는 날은 여기저기로 놀러다니고는 했습니다. 첫 학기에는 이벤트도 많아서 파티에도 참가하고 친구들과 노는 일이 많았다면, 두 번째 학기에는 혼자 책도 보고 산책하고, 소수 친구 몇과 쿠키를 굽거나 요리를 해 먹는 등 개인생활이 더 많았던 것 같습니다. 아무리 수업을 들어도 교환학생은 한국에서보다 시간과 여유가 많을 수밖에 없습니다. 자기가 무엇을 하고 싶은지를 잘 생각해서 여가 시간을 유익하게 보내길 바랍니다.
4. 기타 보고 사항
문의할 것이 있으면 망설이지 말고 연락 주세요~! 참고로 2학기 파견 교환학생의 경우 비자 만드는 것이 다소 번거로운데, 유학원에 돈 내고 맡기지 마시고 직접 번역하시는 게 절약하는 방법입니다. 인터넷에 번역 서류와 포맷이 많이 돌아다닙니다.
IV. 교환학생 프로그램을 마치는 소감
한국에 돌아온 지 3주가 되어 갑니다. 캐나다에 있을 때는 당연한 일상이었기 때문에 그것이 소중한 줄 몰랐는데, 여기 오니까 밴쿠버의 자연과 바다, 사람들의 상냥함과 친절함, 여유로움이 벌써부터 그리워지네요. 정말 밴쿠버는 물가만 빼면 여러 모로 살기 좋은 나라입니다. 아침마다 해변가로 조깅하며 풍경을 감상하며 유유자적하던 나날들이 너무나 그립습니다. 밴쿠버로 이제 나가실 여러분들이 너무 부럽네요. 정말 많은 것을 얻어 오실 거예요. 저 같은 경우 교환학생 8개월이 정말 대학 생활에서 가장 행복한 기간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입니다. 많이 배우고, 느끼고, 즐기고, 성숙해져서 돌아오실 거라 믿습니다. 화이팅입니다! J