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요
호주국립대학교 ANU는 호주 8대 명문 학교 중 하나로서 매년 멜번대와 호주 내 세계랭킹 1, 2위를 다투는 명문대입니다. 호주의 행정수도 캔버라 내에 위치한 ANU는 쾌적한 학습분위기와 한적한 생활환경을 갖추고 있으며, 국제학생들이 많아 다양한 문화권의 친구들과 어울릴 수 있는 학교입니다. 호주 현지학생들은 물론이고 유럽, 미국, 캐나다, 남미 국가들, 인도, 싱가폴, 인도네시아, 중국 등등 전세계의 학생들이 모여있습니다. 한국유학생들은 시드니나 다른 도시들에 비해 확실히 적어서 한국학생들끼리 어울리기 보다는 다양한 문화권의 친구들과 어울리기에 좋은 환경이라고 생각합니다. 호주의 명문대인 만큼 학생들의 학구열도 뛰어나서 마음먹기에 따라 학문적으로도 많은 것을 얻어갈 수 있는 학교입니다.
2. 수강신청 방법 및 기숙사
2.1. 수강신청 방법
수강신청은 우선 교환학생으로 파견 가기 전에 서울대 과 사무실에 제출하는 것이 있고, 호주에 가기 전에 ANU로 보내는 것이 있는데, 둘 다 확정적이지 않은 예비신청서라서 http://studyat.anu.edu.au/discipline_areas/undergraduate 에 들어가 개설된 과목들을 살펴본 뒤 마음에 드는 과목들을 적어 내면 됩니다. 서울대에 제출할 서류상 학점산정은 ANU수업 15시간 당 우리학교 1학점으로 쳤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과사에 물어보면 알려줍니다. 우선 위 사이트에 각 과목명을 클릭하면 나오는 강의세부사항을 보면 일주일당 수업시간이 몇 시간인지 알 수 있으므로 한 학기당 총 수업시간을 계산해서 서울대 학점으로 환산해서 과 사무실에 적어내면 됩니다. (예: 7월 4째 주~ 11월 2째 주까지 강의 총 시간=38시간=15*2+а= 서울대 2학점) ANU는 24unit이 학기당 최대수학가능 unit이므로 보통 학기당 4개 이내로 수업을 듣게 됩니다. 우선 호주로 가기 전에 ANU에 보내는 수학계획서에는 마음에 드는 수업을 다 골라서 총unit 상관없이 메일을 보내도 되는데요, 그럼 나중에 ANU에서 맘에 드는 강의들 중 교환학생 수강이 불가능한 강좌라든지, 사전에 담당교수의 동의가 필요한 강좌 등이 뭐가 있는지 알려주고, 24unit이상 수강하는 학생은 추가로 수업료를 내야 한다고 답 메일이 옵니다. 따라서 우선 듣고 싶은 수업들 다 써서 보내놓고 답 메일이 오면 그 중 수강 가능한 4과목을 골라 호주에 가서 확정적으로 수강신청을 하면 됩니다. 특히 2학기에 교환학생을 가는 경우 ANU의 많은 수업들이 1학기 수업을 들어야 2학기 수업을 들을 수 있도록 규정해놓은 경우가 많아서, 호주 가기 전에 사전에 허가가 필요한 수업들은 교수님께 메일을 보내 수강허가를 받아 놓는 등 준비를 해놓는 것이 좋습니다. 특히 ANIP프로그램은 ANU에서 12unit을 인정해주는 인턴십프로그램인데 사전에 신청기간을 미리 파악하고 필요한 준비서류를 준비해야 합니다.
본격적으로 수강신청을 확정하는 것은 학기 시작 후 첫 2주간인데요, 우선 수강신청을 해놓고 2주 내에 다른 수업으로 변경이 가능합니다. 하지만 호주가 전반적으로 전산처리가 상당히 느린 곳이라서 수강과목을 변경할 경우 변경서류를 제출한 뒤 한 일주일 동안은 서울대eTL과 같은 ANU Wattle 사이트에 접속이 바로 되지 않기 때문에, 바꾼 강좌의 첫 주와 둘째 주 수업자료 및 상세 강의 계획서를 보지 못하는 경우가 생깁니다. 또한 ANU는 모든 강의를 녹음해서 Wattle에 올려주기 때문에 동시간 대에 듣고 싶은 강의를 2개 수강해도 괜찮습니다.
2.2. 기숙사
ANU에는 다양한 기숙사가 있는데, 저는 Burton & Garran Hall 에서 한 학기를 지냈습니다. B&G는 가장 싼 기숙사라서 들어가려면 경쟁이 치열하다고 합니다. 식사는 공동 부엌에서 직접 요리를 해먹는 방식입니다. 기숙사 내 식당이 따로 있어 식권을 끊어놓고 먹는 방식의 기숙사들도 있는데, 저는 요리하면서 주변에서 같이 요리하는 친구들과 더 친해질 수 있었던 것 같아 직접 요리하는 기숙사를 추천합니다. B&G는 A~D동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각 동별 4층으로 구성됩니다. 충마다 Senior Resident라고 각 층에 함께 사는 학우들을 관리하고 층별 이벤트를 담당하는 학생이 있습니다. 처음 들어가면 orientation week, 층별 floor party 등을 통해 함께 사는 친구들과 친해질 기회가 있고, 매주 tim tam time 이라는 티타임을 가지는 층도 많아서 같은 층 친구들과는 친해질 기회가 많습니다. 그리고 격주로는 동 전체 coffee night도 열어서 같은 동 다른 층 친구들과 친해질 기회도 있습니다. 무엇보다 같은 층 쓰는 친구들과는 같은 부엌 칸을 쓰게 되어서 요리하면서 친해지기 쉽습니다. 특히 개강 전~개강 첫 주까지 이어지는orientation week에는 기숙사에서 다양한 party를 준비합니다. 테마별 파티로 할머니할아버지처럼 입고 즐기는 파티, 토가를 입는 파티 등등 특별한 의상을 요구하는 파티들이 있는데요, 다 준비해 갈 수 없으니 친구들 옷을 빌리거나 대충 그냥 가서 즐겨도 되긴 합니다. 하지만 학기 말쯤 Valete라는 큰 파티를 호주 국회 conference room을 빌려 개최하는데, 공식적인 파티라서 그 곳에 참여하기 위해서는 파티용 드레스를 준비해가시는 것이 좋습니다.
부엌은 엄청 큰 공동부엌에 B&G학우들이 모두 함께 요리를 하는 형식입니다. 냉장고는 큰 냉장고에 개인별 바구니를 지정해주어 그 바구니에 식재료 등을 보관할 수 있게 되어있습니다. 음식도둑이 꽤 있다는데 저는 한 번도 식재료 도난을 당해본 적이 없어서 그냥 열쇠 안채우고 다녔습니다. 그래도 작은 번호자물쇠를 준비해 가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기숙사 내에는 Academic team이 따로 있어서 기숙사 내 조그마한 도서관을 책임지고, 에세이도 첨삭해줍니다. 격주로 불어, 독어, 중국어, 일어 등등 free talking session도 열고 멘토링 프로그램도 진행하는 등 다양하게 신입생을 지원해주고 있으니 최대한 이용하시면 많은 도움 얻으실 수 있습니다. 또 기숙사 내에 canteen이 있어서 밀크쉐이크, 맥주, 칵테일 등을 사 드실 수 있습니다.
3. 교환 프로그램 담당자, 담당부서 이름 및 연락처
Miss Claire Hughes
Program Officer
Student Mobility Program
Division of Registrar and Student Services
Building X-005
121 Marcus Clarke Street
The Australian National University
Canberra ACT 0200 Australia
T: +61 2 6125 7626
F: +61 2 6125 5550
W: www.anu.edu.au/ieo
II. 학업
1. 수강과목 설명 및 추천 강의
저는 정규 수업과 ANU 도서관에서 제공하는 무료 Word, Endnote 수업을 들었습니다. ANU 도서관에서 제공하는 무료 컴퓨터 강좌는 보고서 쓸 때 아주 유익합니다. 특히 평소 한국에서 ‘한글과 컴퓨터’로만 문서작성을 해온 저로써는 word 수업 때 보고서 쓸 때 편리한 기능만을 쏙쏙 알려줘서 큰 도움을 받았습니다. 또한 ANU는 모든 수업 보고서 평가 시 참고문헌 referencing을 형식에 맞춰 달았는지가 10%정도 포함되며 참고문헌 형식을 꼼꼼하게 체크하는데, 한국에서 배운 것과는 각주와 참고문헌 다는 방법이 달라서 처음에 많이 힘들기 마련입니다. 하지만 ANU 도서관에서 무료로 제공하는 EndNote 수업을 들으면 무료로 시스템을 다운로드 받을 수 있고, 한 번 사용법을 익히고 나면 일일이 참고문헌을 형식 맞춰 달지 않아도 자동으로 word 문서에 입력시킬 수 있어 학기생활 내내 정말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습니다.
정규수업으로는 4개를 수강했는데 anthropology, international relations, linguistics, Asian studies 학과에서 각각 하나씩 들었습니다. 제가 수업을 선택한 기준은 “호주, ANU에서만 들을 수 있는 수업”이었기 때문에 그냥 듣고 싶은 흥미로운 과목들을 주로 들었고, 특히 ANU는 International Relations(IR)분야에서 세계적으로 유명한 학교라서 온 김에 이 곳 IR 수업도 신청해서 듣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책 값이 매우 비싸므로 웬만하면 인터넷으로 강의교재를 볼 수 있거나 교수가 매 시간 수업자료를 올려주는 강의를 선택하는 것이 좋습니다. 저는 책 값 때문에 듣고 싶었던 강의를 바꾸고 결국 책은 1권만 샀습니다. 각 수업은 교수님의 강의를 듣는 lecture와 소규모학생들과 토론하는 형식의 tutorial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공대수업의 경우 tutorial이 없다고 들었습니다. Lecture시간에는 일부 특별한 강의 외에 모든 강의가 녹음되고 출석체크 하지 않아서 lecture시간이 겹치게 수강신청을 해도 되지만, tutorial때는 대부분 출석체크를 하기 때문에 tutorial시간은 겹치지 않게 수강신청 하는 것이 좋습니다.
1) Peace and Conflict (International Relations)
세계분쟁의 특성, 원인, 분쟁해결방법, Case study 등을 다룬 수업이었습니다. IR이 워낙 유명한 학교다 보니 훌륭한 학생들이 많습니다. 그래서 tutorial때 활발히 토론이 진행되는데, 저는 정치외교학 지식이 전무한 상태에서 수업을 들었더니 tutorial 토론 때는 거의 끼지 못하고 듣기만 했습니다. 그래도 사전에 교수가 올려주는 reading을 다 읽어가면 토론을 이해할 수 있고 가끔은 말 할 거리가 생기기 때문에 너무 겁먹지 말고 자료 reading을 충실히 하는 것이 중요한 것 같습니다. 하지만 reading량이 워낙 방대해서 다 읽고 가는 일은 현실적으로 거의 없습니다. Tutorial 참여, 중간보고서, 기말 take-home exam으로 평가가 모두 이루어지는 수업이었고, 중간보고서는 3000자 이상으로 교수님이 직접 첨삭해서 학생들에게 다시 나누어 줬습니다. ANU 다니면서 교수님의 피드백을 직접 받을 수 있다는 점이 상당히 좋았고 부러웠습니다.
2) Food for Thought (Anthropology)
이 수업은 음식이 어떠한 문화적 배경, 함의를 갖고 있는지에 대한 수업이었습니다. 매주 종교와 음식, 페미니즘과 음식, 동물의 권리와 음식 등등 테마를 갖고 수업이 진행되었습니다. Tutorial은 각 수업테마마다 주어지는 3-4가지 주요 논점에 대해 학생들이 presentation을 준비해오고 이에 대해 토론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졌습니다. 성적평가는 presentation 후 발표 주제와 관련된 에세이 제출, 학기말 에세이 제출로 이루어졌습니다. 모든 학생들이 한 번씩 발표를 해야 하는 수업이었고, 처음에는 영어로 native 외국인들 앞에서 발제 하는 것이 너무 큰 압박으로 다가와서 많이 긴장했습니다. 그런데 교수님과 학생들이 모두 응원해주어서 발표를 무사히 마칠 수 있었고 발표 후에도 잘 들었다고 알지도 못하는 외국인인 저를 격려해 주어서 같이 수업 듣는 학생들에게 정말 고마웠습니다. 저는 영어를 뛰어나게 잘하는 사람이 아니어서 presentation이 있는 수업들은 지레 겁먹고 아예 빼려고 했는데, 호주까지 가서 발표수업 한번쯤 해봐야 하지 않을까 하고 딱 한 과목 수강신청 한 것이 좋은 경험으로 남게 되었습니다. ANU에는 워낙 외국인 학생들이 많아서 원어민 발음을 구사하는 훌륭한 발표가 아니더라도 학생들이 집중해서 들어주고 아무도 이상하게 생각하지 않아서 저처럼 자신감이 없는 학생이라도 크게 겁먹을 필요 없이 발표수업 하나쯤은 해보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3) Structure of English (Linguistics)
제가 가장 재미있게 들었던 수업입니다. 영문법 수업인데 우리나라로 치면 국어국문학과에서 개설된 국문법수업을 듣는 것이라서 한국에서 배웠던 영문법과는 조금 다르게 더 심도 있는, 자국언어로서의 영어 문법을 배울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문법을 배우는 자체에서 영어에 녹아있는 문화적인 측면도 함께 배울 수 있어서 개인적으로는 가장 좋아했던 과목입니다. tutorial시간에는 각 시간에 배웠던 문법사항에 대한 연습문제를 미리 풀어와서 이를 맞춰보고 서로 토론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성적평가는 과제 2번, 에세이 1번, 기말고사로 이루어졌습니다. 가장 할 일이 많았던 수업이지만 매주 tutorial을 들으면서 문제를 풀면 방대한 문법진도라도 큰 무리 없이 따라갈 수 있고, 기말고사 역시 과제 2번을 하면서 기말 전에 자동 복습을 하게 되어 휘몰아쳐 공부하지 않아도 좋았습니다.
4) Engaging Asia (Asian Studies)
이 수업은 행정수도 캔버라에서만 들을 수 있는 수업이어서 신청하게 되었습니다. 호주 정부기관이 모두 집결해 있는 캔버라이니만큼 각 부처에서 아시아국가와 관련된 대외적 업무를 맡는 공무원들을 ANU로 초청해 최근 호주정부의 아시아관련 주요 이슈들에 대해 강의를 듣고, 이와 관련해 학생들이 그룹을 나누어 토론한 뒤 이를 즉석에서 발표하는 방식으로 수업이 이루어졌습니다. 현직 공무원들을 직접 초청해야 하다 보니 학기 중 8번만 수업이 이루어졌는데, 그것도 중간방학 이후 격주로 금요일 오후 5-8시, 토요일 오전9시-오후4시 집중적으로 진행되었습니다. 수업평가는 수업참여, 수업 시작 전에 pre-assessment paper 한 번, 수업 시작 이후에는 매주 수업 때 다룬 3개의 이슈들 중 하나를 골라 white paper (정부보고서) 형식으로 직접 안건을 제출, 기말 take-home exam으로 이루어졌습니다. 현직 공무원들을 초청하는 강의라서 수업이 녹음되지 않았고, 다른 수업들과는 다르게 출석이 필수인 수업이었습니다. 수업을 듣다 보면 아직도 서구의 오리엔탈리즘이 남아 있다고 느껴져서 가끔 불편할 때도 있었지만, 호주정부가 아시아 지역 내 유일한 서양문화권국가로서 아시아 국가들과의 대외협력을 얼마나 중요하게 여기고 있는지를 잘 느낄 수 있었습니다. 사실 토론 주제로 호주에서는 일반적 이슈이지만 한국인으로서는 관심이 없는 호주 고유의 이슈들, 예를 들어 인도네시아의 호주 밀입국 문제나 말레이시아-호주 FTA 등등에 대해 주로 다뤄서 토론 때 할 말이 없어 힘들었습니다. 그러나 호주 학생들이 고위공무원, 석학들, 교수님들과 활발하게 거리낌없이 자기 생각에 대해 질문, 토론하고 호주정부가 아시아 국가들에 대해 어떠한 태도를 갖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확실히 알 수 있는 계기가 되어 유익한 시간이었다고 생각합니다. 또 집중적으로 8번 만에 한 학기 수업이 모두 끝나서 수업이 없는 기간 동안 다른 수업에 더 집중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2. 외국어 습득 정도
호주에 가서 얻어온 것은 향상된 영어실력보다는, 죽이 되든 밥이 되든 영어를 입 밖으로 내뱉을 수 있는 자신감인 것 같습니다. 제 경우 영어를 글로만 배워서 영어 말하기에는 자신이 없었습니다. 문법도 완벽하게 구사해야 할 것 같고 발음도 원어민처럼 해야 할 것 같아서 자신감이 없었는데, 막상 기숙사 생활하면서 친구들이랑 말할 때는 문법이 좀 틀려도 발음이 이상해도 어떻게든 말 하면 말이 통하니까 그리 겁먹을 게 없다고 생각하게 되었고 그런 자신감이 외국어 습득에서 가장 큰 수확인 것 같습니다.
3. 학습 방법
영어학습은 그냥 수업시간에 주어진 reading만 다 따라가도 훌륭하다고 생각합니다. 워낙 reading양이 방대하기 때문입니다. 영어실력향상여부는 개인의 노력여하에 따라 크게 좌우되는 것 같습니다. 저는 사실 교환학생을 긴 휴가를 떠난다는 생각으로 갔었기 때문에 공부에는 큰 의욕이 없었고, ANU에서 받는 학점이 서울대 학점에는 영향도 미치지 않기 때문에 흥미위주로 수업에서 시키는 최소한의 것만 따라갔습니다. 그러나 기회가 있으면 항상 주요 에세이는 교수님께 연락해 상담도 하고, B&G academic team 에게 첨삭도 받아 제출하는 등 과제는 대충 내지 않으려고 노력을 많이 했습니다. 그래서 영어실력이 많이 좋아졌냐고 묻는다면 ‘잘 모르겠다’ 이지만, 꼭 영어실력이 아니더라도 교수님과 직접 에세이 논의하는 과정, 친구들에게 내 에세이에 대해 feedback을 받는 과정 자체에서 많은 것을 배웠다고 생각합니다. 학교 내에 학생들의 학업을 지원하기 위한 무료 교양강좌, 초청강의, 무료 영화상영, 글쓰기 교실이나 첨삭 프로그램 등 유익한 프로그램이 많으니까 귀찮더라도 한 번쯤은 신청해서 참여해보길 추천합니다.
III. 생활
1. 입국 시 필요한 물품 및 현지 물가 수준
저는 다행히 1학기부터 B&G에서 1년간 교환학생을 미리 와있는 후배가 있어서 많은 물품들을 그 후배로부터 받았습니다. 부엌 식기 및 침구 등 생활필수품들은 많은 교환학생들이 학기 초에 사고 반 년도 안 쓴 채 학기 말에 버리고 가게 되는데, 저는 그 후배에게 부탁해 다른 교환학생 친구들이 두고 간 물품들을 도착 당일 받아서 쓸 수 있었습니다. 저 역시 제가 쓴 물품들을 호주에 남아있는 친구에게 맡겨두어 다음 학기 서울대에서 오는 친구에게 건네주기로 했습니다. 교환학생을 가면 한 학기 동안만 쓰고 돌아올 사소한 온갖 물품들에 돈이 많이 들어가서 속상한데, 이렇게 먼저 다녀온 선배들에게 연락하면 큰 돈 쓰지 않고도 도움을 많이 받을 수 있으니 백문경선생님께 연락해서 먼저 다녀온 선배들이 누군지 물어보고 페이스북으로 도움을 요청하는 등 적극적으로 도움을 부탁하는 것이 좋습니다.
호주 물가는 매우 비싼 편인데 특히 공산품이 품질도 좋지 않고 비싸므로 한국에서 귀여운 학용품들, 예쁜 편지지 등은 쟁여 가는 것을 추천합니다. 특히 호주엔 워낙 예쁘고 아기자기한 상품들이 없어서 한국의 귀여운 노트나 작은 물품들을 여자 친구들에게 선물로 주면 매우 좋아합니다.
식비는 밥을 직접 해먹으면 일주일에 평균 50-60달러로 충분히 먹고 살 수 있지만, 외식이라도 하는 주에는 80-100달러 넘어가기 십상입니다. 밥 한 끼에 평균 15불-20불 하고, 까페에서 파는 커피나 케익류도 비쌉니다. 한국식품점 emart가 캠퍼스와 매우 가깝고 가격도 한국 판매가와 거의 비슷해서 편리합니다. 다만 아이스크림이나 과자류는 비쌉니다. 호주 식품점에 가려면, 차가 없을 경우 캠퍼스에서 걸어나가 중심상가 civic으로 나가야 합니다. Canberra center라는 큰 건물 내에 Supabarn과 Aldi가 있는데, Supabarn은 상대적으로 신선한 채소와 고기를 살 수 있고 더 많은 상품들을 제공하는 곳이며, Aldi는 공산품을 매우 싸게 제공하는 곳이기 때문에 사고자 하는 품목별로 두 식료품점을 이용하시면 됩니다. 다만 B&G에서는 civic이 멀어서 쇼핑을 많이 하고 그걸 다 들고 오기엔 부담이 많이 됩니다. 그래서 아예 식료품점에서 카트를 끌고 기숙사까지 올 수 있긴 한데 아스팔트 길 카트 끌고 가는 것도 쉽지 않습니다. 차가 없더라도 B&G의 경우 매주 수요일에는 우리나라 홈플러스 나 이마트 같은 Woolworth와 Coles, 일요일에는 우리나라의 가락시장과 비슷한 Fishwick Market으로 운영하는 셔틀버스가 있어서 매주 먹을 거리를 사올 수 있습니다. 저의 경우 운 좋게 차 있는 친구와 친해져서 매주 토요일 친구 넷이 shopping trip을 갔습니다. 장 보는 김에 외식 한 번씩 하고 캔버라의 다른 지역 구경도 했고, 캔버라에서 유명하다는 까페 및 식당은 거의 다 가본 것 같습니다.
2. 식사 및 편의시설(의료, 은행, 교통, 통신 등)
학교 내에 식당으로 가장 싼 곳은 subway샌드위치가 있고 그 외에 간단히 식사를 할 수 있는 체인점들 및 교내까페가 몇 군데 있습니다. 그러나 대부분 일찍 닫고 토요일이나 일요일엔 아예 운영을 안 했던 것 같습니다. B&G는 직접 요리해먹는 기숙사라서 저는 식사를 거의 B&G 내에서 해결했고, 밥을 사먹는 방식의 다른 기숙사의 경우 타 기숙사 학생이어도 식권을 사면 식사를 할 수 있습니다.
저는 차 있는 친구를 만나서 대부분 그 친구의 차로 이동을 했고 대중교통은 거의 이용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버스를 자주 타는 친구들은 myway라는 버스카드를 사서 버스를 타고 다녔습니다.
의료시설의 경우, 안 아픈 것이 최선입니다. 의약품은 웬만하면 다 한국에서 대비해 가시는 것이 좋습니다. 약이 너무 비싸고 의료서비스를 받으려면 오래 기다려야 하기 때문입니다. 한 번은 갑자기 심하게 아파서 캔버라 응급실을 다녀온 적 있는데, 병원에 들어갔더니 대기실에는 힘겹게 정신을 붙들고 있는 중환자도 순서대로 들어가기 위해 숨을 헐떡거리며 의자에서 기다리고 있었고, 저에게는 3-5시간 정도 기다려야 겨우 의사를 볼 수 있다고 말해 결국 병원에서 1시간 반 기다리다 기숙사로 다시 돌아왔습니다. 큰 병이 아니면 교내 보건소에서 진료를 받을 수 있는데, 오픈 시간보다 한 1시간 전부터 가서 기다리면 굳이 예약하지 않더라도 빨리 의사를 볼 수 있습니다. 호주는 전반적으로 의료시스템이 느긋하기 때문에 환자야 아프든 말든 장시간 기다려야 합니다. OSHC로 미리 지불한 보험료에서 진료비가 차감되기 때문에 진료비는 크게 걱정할 필요가 없으나 처방 받은 약은 보험이 적용되지 않았습니다. 차감되지 않고 남은 보험료를 환급 받을 수 있으니 미리미리 환급신청을 하고 오시는 것이 좋습니다.
은행으로는 학교 내에 있는 Commonwealth bank에서 계좌를 만들고 카드를 신청하면 일주일 뒤 기숙사 우편함으로 체크카드가 보내집니다. 호주 전역에 Commonwealth ATM기 및 은행지점이 많아서 무리 없이 은행을 이용할 수 있습니다.
핸드폰은 한국 폰을 가져가서 Sim card만 바꿔 끼면 호주번호로 원래 쓰던 핸드폰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다만 시스템이 호환이 잘 안돼서 불편한 점이 있을 수 있는데, 사실 전화하고 문자 할 사람이 한국 집이랑 친구들 몇몇 밖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