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요
밴쿠버 브리티시 콜럼비아 대학(이하 UBC)을 다녀왔습니다. 이 귀국 보고서는 아주 핵심만 담아 가장 요긴한 내용들만 적어보겠습니다. 참고로 저는 UBC 생활을 아주 아주 120% 충분히 활용하면서 즐거운 생활을 보냈습니다. 외국인 친구들도 많았고, UBC가 제공하는 다양한 프로그램에 참여했고, 수업도 재미있었고, 함께 간 SNU 친구들과도 친해졌습니다.
2. 수강신청 방법 및 기숙사
- UBC 쪽에서 email을 보내 수강하고 싶은 과목들을 적어서 보내라고 합니다. Email을 적어서 보내면 수강신청이 완료됩니다. 개설되는 과목의 list는 해당 email에서 제공하는 학교 홈페이지 링크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듣고 싶은 과목들을 email로 보낸다고 해서 다 들을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이미 정원이 마감된 과목들도 있고 수강 자격요건을 충족시킬 수 없어서 들을 수 없는 과목들도 있습니다. 그럴 때는 그냥 차분히 기다리시고 직접 UBC에 도착한 후에 초안지를 제출하시면 됩니다. 수강 신청이 우리학교처럼 ‘빡세지’ 않습니다.
- 기숙사는 여러 종류가 있지만 크게 3종류를 말씀 드리겠습니다. 첫째, Walter Gage Tower. 둘째, Fairview. 셋째, Vanier. 시설 수준은 중요한 부분도 아니고, 세 기숙사가 크게 차이가 없습니다. 굳이 꼽는다면 꼽을 수 있겠지만, 정말로 살면서 시설은 중요한 문제가 아니더군요. 시설은 전부 좋습니다. 일단, 저는 3번째 Vanier를 추천하지 않습니다. Vanier는 식사 프로그램(cafeteria에서 식사제공)에 의무적으로 가입해야 하는데 가격이 비쌉니다. 친구들과 바깥에 나가서 밥을 사먹고 들어오는 적이 많고 다른 친구 집에서 같이 요리해 먹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돈이 아깝습니다. 실제로, 제 친구의 경우 Vanier에 배정받아 살았는데 식사프로그램에 큰 돈을 지불했지만 그 돈만큼의 가치를 먹고 오지 못했습니다. Gage tower와 Fairview는 각각 일장일단이 있습니다. 우선, Gage tower는 강의실에서 가깝다, 밝은 곳에 위치해 밤이 되어도 전혀 무섭지 않다, 버스정류장이 바로 코앞이라 버스를 타기가 아주 편하다, 벌레가 없다는 것이 장점입니다. 반면, 시끄럽게 해도 이웃에게 피해가 없는 구조가 아니기 때문에 파티를 열기 힘들다. (오피스텔 식의 고층 건물이기 때문에 옆방, 위아래층에 소음 피해를 줄 수 있습니다.) Fairview의 장점은, 좀 더 자연친화적인 위치에 있다, 소음 피해가 적다는 것이고 단점은 학교 강의실 건물에서 멀고 벌레가 나온다는 것, 깊숙이 있어서 밤에 갈 때 무섭다는 것, 버스정류장에서 멀다는 것입니다.
3. 교환 프로그램 담당자, 담당부서 이름 및 연락처
담당자에게서 이름 및 연락처가 담긴 email이 올 것입니다. 그 email에 다 써있습니다.
II. 학업
1. 수강과목 설명 및 추천 강의
저는 경제학 과목을 들었는데, Economics of environment 재밌습니다. 진짜 수업 괜찮습니다. Macroeconomics도 좋습니다. 또, Spanish 수업 정말 괜찮습니다. 영어도 잘 못하시는 원어민 선생님이 가르치시기 때문에 Spanish가 안 늘 수 없습니다. 수업은 다 좋습니다. 안타깝게도 경영대 수업도 들었었지만 만족스러운 게 없었습니다.
2. 외국어 습득 정도
한 학기 동안 영어가 많이 발전할 수 없습니다. 영어 수업을 수강한다고 해도 마찬가지입니다. 한 학기 동안 전공과목 듣는다고 전공과목 실력이 확 늘지 않듯이 영어도 마찬가집니다. 다만, 실생활에서 쓰이는 영어의 slang을 익힐 수 있고 말을 하는 속도가 빨라집니다.
3. 학습 방법
UBC에서 내 주는 숙제의 양은 SNU보다 많을 수 있습니다. 조별 모임도 더 많을 수 있고요. 하지만 난이도는 절대로, SNU보다 높지 않습니다. 또한 학생들 수준도 저희 학교가 훨씬 높다고 생각합니다. 생각 보다 어디에 내놓아도 academically 손색없는 친구들이니 자신감 갖고 질문도 하고, 발표도 하고, 숙제도 하십시오. 내 주시는 숙제 열심히 하고, 조별 모임에 친구들 사귄다는 생각으로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의견개진 열심히 하세요. 대부분 open-minded고 워낙 Asians가 많기 때문에 아무도 우리에게 이상한 색안경을 끼고 보는 일이 없습니다. 성적을 주는 것은 SNU보다는 좀 짭니다. 철저하기도 하고요. 수업 열심히 듣고, 이해 안 되는 부분 없이 착착 잘만 따라간다면 성적이 잘 안 나올 수 없습니다. 대체적으로 시험은 ‘정말’ 쉽습니다.
III. 생활
1. 입국 시 필요한 물품 및 현지 물가 수준
저는 SNU 1학기를 휴학하고 다녀왔습니다. (1월~4월이죠.) 날씨는 4월까지도 춥습니다. 3월까지 눈도 옵니다. 그리고 비가 무진장 많이 옵니다. 우산 (밴쿠버는 우산이 비쌈) 챙기시고, 두툼한 옷 챙기세요. 스탠드 기숙사에 다 있으니 필요 없고요, 저는 바보같이 이불을 가져오려고 한국에서 EMS 택배로 보냈었는데 그러지 마시고 이불은 그냥 현지 마켓(우리나라 이마트 같은 곳 있음)에서 구매하십시오.
그리고 제가 정말 경험담에서 나오는 것인데, 짐을 바리바리 싸 갖고 가실 필요가 전혀 없습니다. 저는 무거운 짐 끌고 다니는 걸 정말 싫어해서 작은 캐리어 두 개를 비행기 타면서 부치고 나머지는 다 큰 박스에 3박스를 국제 특급배송으로 보냈는데요, 지금 생각하면 정말 돈 낭비였던 것 같습니다. 제가 갖고 왔던 옷들 중 50%만 입었고 제가 갖고 왔던 신발들 중 50%만 신었습니다. 정말 짐은 compact하게 갖고 가시는 것이 현명합니다.
물가는 한국에 비해서 비싸고, tax가 12%가 붙기 때문에 가격이 tag price에서 훌훌 뜁니다. 학관에서 밥 먹기 위한 식사 한 끼에 7~8천원 정도 예상하셔야 합니다. 저는 돈을 많이 쓴 편이기는 하지만, 호화스러운 생활을 한 것도 아닌데, 1달에 100만원 정도씩 쓴 것 같습니다.
2. 식사 및 편의시설(의료, 은행, 교통, 통신 등)
의료보험이 있지만, 보험 내역도 복잡하고 청구 절차도 까다로우니 안 아프시는게 정답입니다. 아프시다면, UBC 내에 있는 student hospital에 가시면 됩니다.
은행은 한국 credit card 쓰시는 게 결과적으로는 좀 더 현명할 수 있습니다. 현금을 일단 많이 환전을 해 가시고, 거기서 현금을 쓰시는 법이 좋고요. 현금을 소지하는 것에 따른 위험 부담을 줄이시고 싶어 한국 credit card를 쓰시면 1%만큼의 수수료가 붙습니다. 위험을 줄이는 대가로 카드 결제금액의 1%를 지불하는 것인데, 제가 열심히 계산해 봤었는데 나쁜 딜이 아닙니다. 10만원 쓰면 1000원 정도 수수료 지불하면 됩니다. Credit card가 편하기 때문에 추천합니다.
교통은 밴쿠버가 정말 ‘짱’입니다. 지하철과 버스의 운영시간이 한국보다 훨씬 깁니다. 아침 일찍부터 밤늦게(새벽2시)까지 운영하고, UBC에서 학생들에게 제공하는 공짜 교통카드(U-Pass라고 부름)만 있으면 밴쿠버에서는 공짜로 다닐 수 있습니다. 아주 유용하니 절대 잃어버리지 마시고 항상 휴대폰처럼 소지하고 다니십시오.
통신은 현지 통신회사에 가입하는 것을 강력히 추천드립니다. 캐나다 현지 번호가 없던 친구들과는 연락이 힘들어서 아주 애먹었습니다. 그 친구들의 경우, 연락을 받지 못하니 더 많은 친구들과 사귈 수 있는 기회가 줄어들기도 했고요. 꼭 현지 통신사에 가입하십시오. Rogers는 다른 통신사에 비해 좀 더 비싸지만 잘 터져서 좋습니다. (우리나라 SKT 같은 곳이 Rogers)
3. 여가 생활
저는 운동을 좋아한 편이라 UBC가 제공하는 운동 시설들을 맘껏 즐겼습니다. 휘트니스 센터도 매우 저렴하구요, 수영장은 무려 공짜입니다. 수영을 좋아했기 때문에 수영강습도 받았는데 잘 가르치십니다. (수영강습은 물론 유료임) 밴쿠버의 Triathlon, marathon 대회 등에도 참가했었습니다.
스키 타는 것도 좋아해서 휘슬러에 4번을 다녀왔고 휘슬러 스키장을 제외한 다른 스키장에도 놀러 갔습니다. 스키 좋아하시는 분은 스키웨어만 갖고 오시면 장비는 여기서 대여하는 편이 현명합니다.
외국인 친구들과는 주로 술을 마시고 파티를 하면서 놀았고, 1주일에 5일 정도는 꼭 파티나 저녁 gathering이 있었습니다. 적극적으로 먼저 다가가서 말을 붙이고, 그 친구에게 관심을 보이세요. 한국인 친구들처럼 친해질 수 있습니다.
저는 제 커리어로 컨설팅 쪽을 생각하고 있기 때문에, UBC 경영대에서 하는 컨설팅 case competition이라는 대회에 친구들과 팀을 이뤄 참가하기도 했고, 그 동아리 사람들과 친해져서 컨설팅 커리어에 대한 조언을 많이 얻었습니다. SNU에도 각종 공모전이 있듯이 UBC에도 그런 것이 많습니다. 참여해 보시면 좋은 경험이 될 것입니다.
시애틀이 가까워서 시애틀에 2번을 다녀왔습니다. 시애틀은 밴쿠버와는 무척 다른 느낌이기 때문에 (좀 더 미국의 soul이 느껴짐…ㅋㅋ) 가보시길 추천드립니다.
봄방학이라는 것이 있는데 1주일이 주어집니다. 저는 봄방학 때 친구들과 록키 마운틴에 갔다 왔는데 아주 좋았습니다. 봄방학 1주일에 뭐 할지 미리미리 계획해서 아주 알차게 보내시길 바랍니다.
4. 기타 보고 사항
자신감을 갖고 생활하세요. 요리도 맛있는 거 많이 해 드시고, 학교에서 주최하는 각종 프로그램에 참여하시고요.
IV. 교환학생 프로그램을 마치는 소감
지금 제 facebook에 올라온 사진들을 보면 정말 다시 가고 싶다는 생각이 솟구칩니다. 무엇보다 거기서 사귄 각 나라 친구들이 너무나 보고 싶습니다. 한 학기 혹은 1년이라는 시간을 어떻게 보내느냐, 돌아와서 어떻게 추억하느냐는 99.99% 자신에게 달려있습니다. 친구들이 내게 별로 관심 없어해도, 룸메들 성격이 이상해도, 수업이 지루해도 무조건 적극적이고 밝게 행동하시면 친구들도 많아지고 아주 재미있는 생활이 될 것입니다. UBC가 제공하는 모든 프로그램을 악착같이 ‘뜯어먹는다는’ 생각으로 임하시면 정말 알찬 교환학생 생활이 될 것입니다. 파이팅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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