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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_University of British Columbia_고형은

Submitted by Editor on 9 July 2013

I. 파견대학

 1. 개요

브리티시 컬럼비아 대학교(UBC)는 캐나다 BC주에 있는 연구 중심의 공립 종합대학으로 세계 최상위 40위권 이내의 명문 대학으로 평가 받고 있는 대학입니다. 캠퍼스는 밴쿠버 시내 중심가로부터 30분 거리에 있는 밴쿠버캠퍼스(4 6,000명 재학 중)와 오카나간밸리의 켈로나에 있는 오카나간캠퍼스(6,950명 재학 중)로 구성되어 있는데, 저희가 파견되는 캠퍼스는 밴쿠버 캠퍼스입니다.

 

 2. 수강신청 방법 및 기숙사

수강신청과 기숙사 신청 등 교환 프로그램에 관련해서는 UBC의 대외협력본부에서 이메일로 안내해줍니다. 정확히는 기억이 나지 않지만, 가을 중에 confirmation letter을 본 대학 대외협력본부에서 수령 받은 후에, 파견 대학으로부터 이메일을 받고 수강신청 및 기숙사 신청을 했던 것 같습니다.

우리가 학기마다 수강신청을 하는 것과는 달리, UBC는 두 학기의 수강신청을 한꺼번에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가을학기에 파견되는 교환학생이라면, 다른 수기에서도 읽어보셨겠지만, 문제 없이 수강신청을 하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렇지만 봄학기에 파견된 저로서는 제가 수강신청을 할 즈음에는 이미 대다수 강의의 정원이 다 차 듣고 싶은 강의는 고사하고 들을 수 있는 강의의 폭도 넓지 않아 수강신청을 하는 데 애로사항이 많았습니다. 강의 목록과 수강 현황은 SSC(Student Service Center)에 접속해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위 웹사이트에서 직접 신청을 할 수 있지만, 대외협력본부에서는 직접 수강신청을 하는 것이 아니라 안내해주는 양식에 맞추어 듣고 싶은 과목 리스트를 제출하여 대신 수강신청을 해주고 있습니다. 그러나 제 경우에는 앞서 이야기한 바와 같이 듣고 싶은 과목을 거의 듣지 못했기 때문에 나중에 SSC에서 직접 수강신청을 해야 했습니다. 그러나 개강 후에도 수강신청 변경 기간이 꽤 길기 때문에 많은 과목들을 탐색하고 고민할 수 있는 기회는 충분합니다.
기숙사 역시 대외협력본부에서 안내해 줄 때 맞춰 신청을 하면 됩니다. 이 또한 인터넷 홈페이지에서 일종의 설문조사를 하듯이 질문에 하나하나 대답하다 보면 신청은 어느덧 끝나 있을 겁니다. 학교 홈페이지에서도 온라인으로 기숙사 브로셔를 볼 수 있지만, 기숙사를 선택하는 데는 파견학생들의 수기가 큰 영향을 미쳤던 것 같습니다. UBC에는 많은 기숙사가 있지만, 교환학생 대부분의 선택은 Fairview Crescent 혹은 Gage인 듯 합니다. 둘 다 각기 장단점이 있겠지만 Fairview에서 살았던 저는 개인적으로 Gage를 선택하지 않은 것이 조금 후회가 됐습니다. Gage의 장점을 들자면 일단 근접성 측면에서 어떤 기숙사보다 뛰어나고 비교적 신축 건물이라 내부가 깨끗하다는 점입니다. 반면 Fairview는 학교 주요건물들과는 조금 거리가 있어 기숙사에서 강의건물까지 가는 데 약 20분 정도 걸립니다. 처음에는 강의실에 도착하면 숨이 차고 다리가 아팠지만 나중에 적응이 되면 아름다운 캠퍼스를 만끽하며 걸을 수 있는 길지 않은 산책로임을 느낄 수 있습니다. 저에게 가장 큰 어려움이었던 Fairview의 단점을 꼽으라면 단연코 벌레를 꼽겠습니다. Fairview는 지은 지 오래된 건물이라 제가 있던 유닛에는 좀벌레가 있어 정말 심하게 스트레스를 받았습니다. Fairview의 어떤 건물에서는 쥐를 본 적도 있다는 말을 듣고 위안을 삼아 기숙사 생활을 버텼던 기억이 납니다. 다만 Fairview는 기숙사 자체가 좀 더 조용하고 기숙사 건물 자체는 물론이거니와 내부도 예뻐 Gage보다 훨씬 집같은 느낌을 받을 수 있어 좋았습니다.

 

 3. 교환 프로그램 담당자, 담당부서 이름 및 연락처

담당자:  Breanne Ringheim (Advisor, Incoming Students)

담당부서:  Go Global: International Learning Programs

연락처:  Phone 604 822 8334, Fax 604 822 9885, Email breanne.ringheim@ubc.ca

 

 

II. 학업

 1. 수강과목 설명 및 추천 강의

저의 교환학생의 목표는 쉼이었기 때문에 강의를 열심히 듣지 않아 수강과목에 대한 설명이 도움이 되지 않을 것 같고, 강의를 추천할 입장도 되지 않는 것 같습니다. 어떤 교양 강의들이 개설되는지 참고하는 정도로만 보시기를 권유합니다.

 

CRWR202: Introduction to Creative Writing

이 강의는 시, 소설, 비문학, 시나리오, 수필 등 글의 여러 장르에 대한 개괄적인 설명과 함께 실제로 글을 써보는 강의입니다. 강의 시간에는 주로 위 장르에 대한 설명을 들으며 종종 짧은 글쓰기 연습을 하게 되며, 세 번의 글쓰기 과제와 세 번의 퀴즈로 점수를 받게 됩니다. 처음에는 영어로 글을 써야 해서 크게 부담이 되었지만 글을 자유롭게 쓰면서도 잘 쓰는 방법에 강의의 초점이 맞추어져 있으며, 피드백과 함께 모든 글쓰기 과제와 퀴즈를 돌려받기 때문에 영어로 글을 쓰는 데 실제로 적지 않은 도움을 받았습니다. 저는 Nancy Lee 선생님의 강의를 수강했는데 쉼을 위해 교환학생을 갔던 저에게 강의가 재미있다는 신기한 생각을 하게끔 했을 정도로 선생님의 교수력이 뛰어났습니다.

 

FREN102: Beginners French 2

초급 프랑스어 두 번째 강의입니다. 한국에서 듣는 외국어 수업과 크게 다른 점은 없었지만 수업 시간에 배우는 표현과 문법에 대해 그 자리에서 바로 연습하는 시간을 가지기 때문에 한국에서보다 효과적으로 언어 공부를 할 수 있었습니다.

 

ANTH100: Introduction to Cultural Anthropology

문화인류학의 전반적인 내용을 다루는 수업입니다. 문화인류학의 개념과 역사로부터 시작해 하위 분야와 방법론, 그리고 사례 연구까지 다루었습니다. 저는 Barker 선생님의 강의를 들었는데 수업 시간에 직접 선생님께서 연구하신 사례를 통해 문화인류학을 접할 수 있어 흥미로웠습니다. 강의 평가는 중간고사와 기말고사, 그리고 각자 한 문화권을 선택해서 직접 그 문화를 연구한 과정과 결과가 담긴 포트폴리오로 이루어졌습니다. 저는 직접 한 문화권을 연구하는 데 도통 흥미가 생기질 않아 후반부로 갈수록 강의를 열심히 듣지 않았습니다. 직접 연구를 했더라면 성취도는 물론이거니와 영어 공부에도 적잖은 도움이 되었으리라고 생각합니다.

 

 2. 외국어 습득 정도

외국어 습득은 본인의 노력 여하에 따라 상당한 차이를 만들 수 있습니다. 저는 영어권 국가에서 거주한 경험이 있어 시간이 지나면서 자연스레 다시 영어를 유창하게 사용할 수 있을 줄 알았는데 본인의 노력이 절실히 필요한 것이 바로 언어라는 것을 다시금 깨달아야 했습니다. 영어를 유창하게 하고 싶다면 우선 영어를 내뱉는 것 자체에 두려움이 없어지는 경험을 해야 합니다. UBC에 교환학생 가시면 놀라우리만큼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고 많은 경험을 하게 되니, 적극적인 태도를 몸에 익혀 오는 것이 정말 중요할 것입니다. 매사에 적극적으로 임한다면 영어 실력은 자연스럽게 따라올 것입니다.

 

 3. 학습 방법

제가 들었던 수업들은 대체로 제가 서울대에서 들었던 수업보다 따라가기 쉬워서 저는 공부보다는 제가 원래 목표했던 휴식에 더 집중했습니다. 하지만 저와 달리 교환학생의 목적을 학업에 둔 분들은 밴쿠버가 서울보다 조용하고 평화로워 공부하기 좋고 UBC 캠퍼스 내에도 공부하기에 좋은 도서관이 여러 곳 있어 공부하기에 좋은 환경은 갖추어져 있으니 즐겁게 공부할 수 있을 것입니다.

 

 

III. 생활

 1. 입국 시 필요한 물품 및 현지 물가 수준

교환을 가기 전에는 현지에서 뭐든지 다 구할 수 있다 라는 말만 믿고 현지에서 모든 것을 구할 생각으로 떠났는데, 현지에 도착하면 뭐든지 구할 수 있는 것은 정말 사실이었습니다. 그러나 지리도 교통도 하나도 모르는 상태에서 당장 생필품이 없어 당황할 수밖에 없었던 첫날은 다시 기억하고 싶지 않습니다. 더군다나 밴쿠버의 물가가 결코 싸지 않다는 것을 감안할 때 현지에서 필요할 물건은 한국에서 챙겨오면 처음에 새로운 생활을 시작하고 적응하기에 보다 편할 거라고 생각합니다. 함께 교환학생을 갔던 다른 친구는 저와는 반대로 말 그대로 뭐 하나 새로 구할 필요 없이 다 싸 들고 왔는데 한국으로 돌아오는 순간까지 뜯어볼 필요가 없었던 물건도 있었다고 하니, 부족하지도 넘치지도 않게 각자에게 필요한 물건을 싸가지고 오는 것이 중요할 것 같습니다. 교환학생을 떠날 때의 짐이라고 해서 크게 다를 것은 없습니다. 따로 언급할 만한 것은 돼지코라 부르는 전압 변환기, 랜선, 인터넷전화 정도입니다. 그리고 저는 옷도 현지에서 다 사서 입을 생각으로 갔었지만 밴쿠버 물가가 꽤나 높고 한국과 패션이 크게 다르지 않으므로 옷은 신경 써서 들고 오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밴쿠버의 겨울은 그다지 춥지 않고 기숙사 난방도 잘 되어 있지만, 이 곳의 추위에 익숙해지면 또 한국 못지 않게 춥게 느껴집니다. 저는 혹시 몰라 한국에서 십여 년 전에 유행하던 노스페이스 겨울용 바람막이를 챙겨 갔었는데, 한국에서는 줘도 안 입을 이 옷을 겨울이 우기인 밴쿠버에서는 정말 유용하게 입었습니다. , 그리고 짐을 싸다 보면 UBC 웹사이트에 목록이 있는데 별로 도움이 되지 않았다는 것을 참고하세요.

 

 2. 식사 및 편의시설(의료, 은행, 교통, 통신 등)

의료는 I-MED라는 보험에 대해 사전에 이메일로 상세하게 안내가 옵니다. 저는 다행히 교환학생 기간 동안 병원을 이용해야 할 정도로 크게 아팠던 일은 없어서 I-MED의 혜택을 누린 적은 없었고, 한국에서 상비약을 챙겨가 필요할 때 챙겨 먹었습니다. 교통은 UBC에서 U-PASS라는 교통카드를 매월 발급해주는데, 이 카드 한 장만으로 밴쿠버 시내의 모든 교통을 모두 이용할 수 있기 때문에 정말 유용한 카드입니다. 교통 카드과 의료보험 비용은 처음에 의무적으로 지불하도록 되어 있는데 총 300불 정도였던 것 같습니다. 교통 카드가 처음에는 비싸다고 생각했지만, U-PASS 없이 돌아다녔더라면 훨씬 더 큰 돈을 써야 했을 것입니다. 은행에 관련해서는, 한국에서 사용하는 신용카드와 체크카드만으로도 생활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저는 학교 내 Village라고 불리는 곳에 있는 BMO 은행에서 계좌를 개설하여 사용했습니다.

 

 3. 여가 생활

밴쿠버에서 여가 생활을 즐기는 것은 사람마다 다양할 것 같습니다. 밴쿠버는 자연 환경이 아름답고 주변으로 여행을 다니기도 좋아 저는 주로 친구들과 경치를 구경하고 여행을 다니며 여가 시간을 보냈습니다. 더군다나 다수가 우리가 한국에서보다 강의를 적게 수강했기 때문에, 한국에서와 달리 여행을 다닐 수 있는 시간적 여유와 기회가 많이 주어져 그 기회를 최대한으로 누리고자 했습니다. 치명적인 것은 제가 파견된 겨울이 밴쿠버의 그 유명하고도 우울한 우기였다는 점입니다. 여름에 간다면 밴쿠버의 아름다운 바닷가를 제대로 즐길 수 있을 것입니다.

 

4. 기타 보고 사항

없습니다.

 

IV. 교환학생 프로그램을 마치는 소감

 

적응하기까지는 악몽 같기도 했지만, 대체로 꿈같았던 교환학생 기간을 모두 마치고 한국에 돌아와 이 보고서를 쓰고 있으니 교환 시절 동안 행복했던 추억들을 새겨보게 됩니다. 물론 밴쿠버에서의 생활이 즐거웠지만 한국에 돌아가면 다시 그 곳을 그리워할 것 같지는 않았는데 보고서를 작성하며 저도 모르게 밴쿠버를 그리워하는 제 모습에 깜짝 놀랍니다. 저에게 교환학생으로 파견된 한 학기는 학교 생활을 비롯한 많은 의무와 제약들로부터 자유로워져 대학 시절 중에 자유로움을 가장 크게 만끽하는 시기였습니다. 모든 것들을 놓아 버려야겠다는 결심으로 떠나 그 결심대로 나태함을 누렸지만, 치열하게 고민하며 사는 한국의 대학생들로부터 공간적으로 떨어져 지내며 오히려 더 깊이 미래에 대해 고민하고 설계하며 이를 실천할 원동력을 깨닫는 소중한 시간이 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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