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파견대학
1. 개요
UCLA는 캘리포니아 주립대 중 연중 선선하고 맑은 환상의 날씨를 자랑하며 미국 내 한국인 교포 인구수가 가장 많다고 알려진 LA에 위치하고 있는 대학입니다. 학교 자체의 인지도도 높을 뿐 아니라 교내 각종 시설들이나 서비스 그리고 주변 환경이 매우 좋아서 교환학생 생활 내내 편하고 만족스럽게 지낼 수 있었습니다. 학교가 위치해 있는 인근지역인 (우리 학교로 치자면 서울대입구나 녹두와 같은 곳) 웨스트우드, 브렌트우드. 베벌리 힐즈 등은 엘에이에서 부촌으로 이름난 지역이라 안전했으며 아기자기한 예쁜 집들이나 각종 쇼핑몰 등 볼거리도 많았습니다. 또한 각종 버스의 종점이기도 해서 엘에이 내에서 이동 시 비교적 수월했었습니다.
2. 수강신청 방법 및 기숙사
수강신청이나 기숙사 신청은 모두 파견되기 전에 온라인으로 이루어집니다. 1월 초에 새 학기가 시작했었는데 11월 즈음에 수강신청과 기숙사신청이 이루어졌던 것으로 기억하고 있습니다. 둘 다 UCLA의 마이스누와 같은 통합 웹페이지인 ursa.ucla.edu를 통해 신청이 이루어지며 교환학생 프로그램 담당자가 수시로 메일을 통해 미리미리 통보해 줍니다. 궁금한 사항이 있으면 담당자에게 메일을 보내면 매우 친절하고 빠르게 답해주고요! (다만, 미국 추수감사절이나 크리스마스 때에는 긴 휴가가 있기 때문에 이때는 답장이 늦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급한 메일을 보낼 때에는 이 점 주의하셔서 미리미리 보내야 해요!) 수강신청의 경우 스누타임과 같은 프로그램이 ursa 홈페이지 내에 my planner라고 이미 탑재되어 있어서 관심 있는 과목들을 검색하고 시간표에 넣어보면서 나름대로의 시간표를 미리 짜 볼 수 있습니다. 한국처럼 홀수, 짝수, 전체학번 이런 식으로 학번이나 과를 불문하고 수강신청이 일괄적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각자의 학년과 상황에 따라 서로 다른 enrollment pass를 부여 받게 됩니다. 수강신청 직전에 그 날짜가 통보되는 식이고요. 교환학생들의 경우 현지 고학번 학생들보다는 늦게, 현지 저학번 학생들보다는 빠르거나 비슷하게 신청권을 부여 받았었습니다. First pass 와 second pass를 주는데 처음에는 수강반 제한이 걸려 있어서 주로 교양과목이나 자신의 주전공 과목밖에 넣지 못하며, 신청 최대학점이 9학점(이 학교 기준으로 2과목 정도)으로 제한되어 있습니다. 주로 수강반 제한이 비로소 풀리고 신청가능 학점도 19학점인가로 늘어나는 second pass를 이용하여 대부분의 과목들을 신청하게 됩니다. 그러나 서울대에서처럼 대기 타고 있다가 광클릭을 해야 할 정도로 수강신청 경쟁이 치열하지는 않았고 웬만하면 듣고 싶은 과목을 어려움 없이 널널하게 넣을 수 있고 설사 인기 있는 과목이라 할지라도 수강변경기간을 이용하거나 첫 주에 교수님을 찾아 뵙고 초안지(PTE number)를 받던지, 교환학생이라는 상황을 잘 설명하면서 꼭 듣고 싶다고 설득할 경우 수업을 들을 수 있는 경우가 있습니다.
UCLA에서의 주거방법으로는 크게 기숙사, apartment, co-op 이렇게 세가지 방법이 있습니다. 저희 때에 함께 파견된 5명은 모두 기숙사에 살았었습니다. 기숙사비가 매우 비싸기 때문에 첫 파견이라 기숙사 외의 다른 거주방식에 대해서는 거의 모르고 있던 저희와는 달리 같은 시기에 UCLA에 있던 연대 교환학생 분들은 절반 이상이 아파트나 코업에 살았었습니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저와, 같이 갔던 친구들은 기숙사를 선택했던 것에 대해 매우 만족해했습니다 ^^ 다만 기숙사의 경우 다른 거주방법에 비해 가격이 정말 많이 비쌉니다. 코업과 거의 4배 정도 차이가 난다고 알고 있습니다. 교환학생 경비 지출의 절반 이상이 기숙사비로 나갔습니다. 그러나 그만큼 전미 1위!!!!!의 다이닝 홀을 자랑하는 학교 기숙사 식당의 meal plan이 기숙사비에 이미 포함되어 있어 그 외의 식비가 들지 않기에 결과적으로는 식비도 절약하고 매번 장을 보고 밥을 해야 하는 수고로움을 덜 수 있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또한 기숙사 구역 내에 컴퓨터 랩, 인쇄시설 등의 각종 편의시설이 잘 되어 있을 뿐 아니라, 각 기숙사에 출입할 때나 엘리베이터를 이용할 때 그 기숙사 생만 출입할 수 있게 하는 보안장치가 잘 되어있고 항상 학생들이 돌아다니기 때문에 안정성은 보장됩니다.
Apartment는 한국의 자취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는데요, 기숙사에 비해 비용이 덜 들며 밀 플랜이 없기 때문에 오히려 원하면 학교 식당 밥을 사먹을 수도 있고 입맛에 맞지 않거나 한국음식이 그리울 경우 수시로 음식을 해먹을 수 있는 점이 장점입니다. 엘에이의 경우 한인이 많은 만큼 한인타운도 매우 발달해 있어 한국에 있는 모든 것들이 존재한다고 보면 됩니다. 당근 먹고 싶은 것들도 웬만하면 다 구할 수 있습니다!! 한인 식당이나 노래방, 마트 등도 발달해 있고요!
Co-op은 학교에서 운영하는 정식 기숙사와는 달리 학생들이 자치적으로 운영하는 학생자치기숙사라고 볼 수 있는 곳입니다. 주로 international students로 구성되어 있다고 합니다. 학교에서 걸어서 5분거리 쯤에 위치해 있고, 기숙사에 비해 비용이 1/4정도 듭니다. 그러나 학생들이 자치적으로 운영하기 때문에 각자 일주일에 4시간 정도씩 청소, 요리 등의 일 중 하나를 맡아서 의무적으로 해야 합니다. 파티도 자주 열리고 친화적이고 열린 분위기라 마음만 먹으면 쉽게 여러 친구들을 사귈 수 있다고 합니다. 요리를 담당하고 있는 학생들이 직접 요리해서 아침, 점심, 저녁 세끼를 제공하기 때문에 밥도 공짜로 먹을 수도 있어서 입맛에 맞기만 하면 식비도 절약할 수 있습니다!!! 다만 신청 기간이 기숙사보다 이르고 자리가 금방 차기 때문에 미리미리 알아보고 신청하셔야 합니다. 다시 주거방법을 선택할 기회가 온다면 두 쿼터 중 한 쿼터 쯤은 코업 생활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듭니다~
3. 교환 프로그램 담당자, 담당부서 이름 및 연락처
교환 프로그램은 교내 Dashew Center for International Students and Scholars라는 곳에서 전담하고 있습니다. Universal studios나 Disneyland trip 뿐 아니라 각종 뮤지컬이나 스포츠 경기 관람 등 international students를 위한 field trip을 비롯하여 교환학생 OT, 적응 프로그램, 영어 회화 프로그램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주관합니다. Dashew Center 홈페이지에 자주 들러 여러 프로그램들을 꼼꼼히 확인하시길 추천합니다!
www.internationalcenter.ucla.edu
106 Bradley Hall
417 Charles E. Young Drive West Los Angeles, CA 90095-1379
Tel. +1-310-825-1681
II. 학업
1. 수강과목 설명 및 추천 강의
현지 학생들의 경우 한 학기에 보통 3과목을 듣고, 빡세게 들을 경우 4과목 정도 듣습니다. 제 경우는 매 학기 3과목씩 들었습니다.
WINTER QUARTER
ESL 35. University Writing
영어를 제2외국어로 하는 외국인학생들을 위한 글쓰기 강의입니다. 첫 쿼터 때에 수업을 통해 영어 글쓰기를 배워보고 싶어서 들었던 수업입니다. 본래 영어 글쓰기 수업은 사전에 수강신청 전에 시험을 쳐야 하고 그 점수에 따라 배정된 반에만 신청이 가능합니다. 그 시험이 치러지는 시기가 한국에서 이곳 수강신청을 할 때라 교환 첫 학기에는 원칙적으로는 신청할 수 없는 것이죠. 그러나 제 경우에는 담당자를 찾아가 꼭 듣고 싶다며 교환학생 신분인 것 등의 상황을 설명해 즉석에서 쓰기 시험을 친 후에 배정받을 수 있었습니다. 수업 내용은 요약하기, 인용하기 등 한국말로 배운다면 다소 진부하고 식상한 내용이라는 생각이 들 수도 있으나 영어로는 접해보지 않은 내용들이라 글쓰기의 형식적인 측면에 대해 익힐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선생님이 매우 친절하시고 학생들을 언제나 칭찬으로 북돋아 주셔서 좋았고 한 쿼터 동안 꾸준히 영어로 글을 쓸 수 있었던 것이 좋은 경험이 된 것 같습니다.
Intermediate French 6
파견 전부터 UCLA 외국어 프로그램이 체계적으로 잘 되어있다는 소문을 들어왔으며 본교에서도 프랑스어를 좋아해 관련 어학 수업을 매 학기 들어오던 터라 여기서도 프랑스어 강의를 듣게 되었습니다. 가을학기부터 시작하는 각 외국어의 1,2,3/4,5,6 과정이 매우 잘 되어있으니 꼭 관심 있는 언어 수업을 들어보실 것을 권합니다! 교환학생 와 있는 동안 영어 외의 제 3외국어를 익힐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실 것입니다. 이곳 모든 어학 수업의 가장 큰 장점은 1단계에서마저도 모든 수업이 그 해당 언어로 진행된다는 것입니다. 쓰기와 읽기 위주의 한국식 언어 학습과는 반대로 듣기와 말하기 위주로 진행되기 때문에 더 실용적이고 흥미롭게 언어를 습득할 수 있습니다. 다만 모든 어학 수업은 중간고사 3번에 기말고사 1번 그리고 수시로 과제가 나가 로드가 만만치 않다는 점은 유념해 두셔야 할 것입니다.
ECON 151. Labor Economics
서울대의 노동경제학에 해당하는 수업입니다. 다른 수업의 경우 소수 강의인 경우가 대부분인데 경제학과 수업은 반대로 대부분이 대형 강의였고 이 과목도 200명 정도가 강당 같이 생긴 큰 강의실에서 수업을 들었습니다. 교과서에서 중요 챕터를 발췌해 해당부분을 강사님이 요약하고 정리한 것을 칠판에 판서해서 가르치는 식으로 수업을 진행했었습니다. 대형강의이기도 하고 강사님이 경험이 많이 없으셔서 그런지 서로 소통하고 질문을 주고 받는 미국식 강의라기보다는 일방적으로 요약한 내용을 판서하고 받아 적는 수동적인 수업이었기에 아쉬움이 남기도 합니다.
SPRING QUARTER
ECON 106G Introduction to Game Thoery
서울대의 게임이론 및 응용에 해당하는 수업으로 두 번째 쿼터에 다른 한국인 교환학생 친구들이랑 들었습니다. 보통 과제, 중간, 기말로 비교적 간단하게 이루어진 일반적인 경제학부 수업과 달리 이 수업은 매우 로드가 많았습니다. 정규 수업 두 번뿐 아니라 lab lecture, lab section등 두 번의 추가 수업이 매주 이루어졌고 과제도 격주로 case study와 problem set이 계속 나와 거의 두 번째 학기는 게임이론의 학기라고 기억이 될 정도였습니다. 그러나 교수님이 매우 젠틀하시고 열성적이시고, 이른 아침 수업이어서 그런지 30명 내외의 소규모 수업이라 여타 대규모 경제학부 수업과 달리 소통도 자유롭게 이루어졌습니다. 매주 나오곤 했던 과제의 경우에도 개인과제라기보다는 친구들과 자유롭게 조를 이루어 공동 결과물을 제출해도 되는 식으로 되어 있어서 함께 들었던 친구들과 매주 만나 과제도 하고 겸사겸사 놀러도 다니고 친목도모도 하면서 우정을 쌓을 수 있었습니다. 과제의 경우 혼자 해결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으니 이 수업은 혼자 듣기보다는 친구들과 함께 듣기를 권합니다. 로드가 많긴 했으나 그만큼 배우는 것도 많았고 여러모로 깨알 같은 추억으로 남은 수업입니다.
ASIAN AM 187B. Asian American and Popular Culture
ASIAN AM 20. Contemporary Asian American Communities
위 두 수업은 미국에서도 보기 드문 학과이자 아시안이 많은 ucla에서 특별히 발달한 Asian American studies department의 수업입니다. 제 경우 전공 위주로 시간표를 짜기보다는 한국에서 들어볼 수 없는 독특한 수업을 들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강해서 아예 한국에 존재하지 않고 미국에서만 들을 수 있는, 그 중에서도 이 학교에서만 들을 수 있는 강의를 찾다가 이 두 수업을 듣게 되었습니다. 우연히 두 수업을 동일한 교수님께서 진행하셔서 비록 배우는 내용도 다르고 20은 저학년 대상 수업인데 반해 187은 대부분 졸업 예정자 학생들이 듣는 수업이라 시너지 효과는 그닥 없었으나 엄마 포스의 매우 자상하신 교수님 수업을 두 개나 들을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20의 경우 해당 전공의 전필과목으로, 200명 정도의 대형강의였고 기초적인 내용을 다루고 있으며 하루는 렉쳐, 하루는 관련 다큐를 보는 식으로 수업이 진행되었고 수시로 크고 작은 에세이와 프로젝트, 매주 간단한 온라인 퀴즈, 기말고사가 있었습니다. 187B의 경우는 50명 정도 되는 소규모 강의였고 해당 전공의 고학번 과목으로 대부분이 졸업 예정자였기에 기초 내용을 강의하기보다는 함께 다큐를 보고 서로의 의견을 자유롭게 이야기 하고 토론하는 등 매우 유동적으로 수업이 진행되었습니다. 그리고 이례적이게도 80%가 조별 자유주제 프로젝트로 평가되었기에 조별활동에 많은 시간을 투자해야 했습니다. 그래도 좋은 조원들을 만나 미국에서 여러 학우들 앞에서 조별 발표도 해보는 경험을 가질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두 수업 모두 수강하는 학생들이 미국계 아시아인 그 자체가 대부분이고 매우 드물게 아시아에 관심이 많은 타 인종 학생들이 있었습니다. 수업 내용이 인종에 관련된 사회적 문제도 꽤 다루고 있어서 가볍지는 않았으나 미국계 아시아인의 관점에서 본 미국 사회의 한 단면을 볼 수 있게 되어 뜻 깊은 수업이었습니다.
2. 외국어 습득 정도
UCLA에 한인 및 아시안이 많아서 영어 습득에 대해 걱정하시는 분들이 많으리라 생각됩니다. 상상 이상으로 한국인이 정말 많긴 합니다. 돌이켜보면 외국인 친구보다 한국인 친구들을 더 많이 사귀게 된 것 같다는 생각도 들 정도로 말입니다. 분명 한인 유학생 커뮤니티 등 한인 커뮤니티가 매우 발달해 있어 마음만 먹으면 영어를 아예 안 쓰고도 살 수 있는 환경이지요. 그러나 외국어 습득이란 어떤 환경에 있던지 자기 하기 나름이며, 자신의 목표가 어디에 있는지에 따라 천차만별이라고 생각합니다. 교환학생을 통해 이루고자 하는 목표에는 외국어 습득, 미국 문화 체험, 여행, 휴식 등등의 다양한 것들이 있을 수 있는데 이 중 외국어 습득이 주된 목표라면 미드도 보고 외국인 친구를 많이 만들고 수시로 영어를 쓰는 등의 노력을 통해 아무리 한인이 많은 LA라 하더라도 다른 지역에서 만큼의 외국어 향상 효과를 노릴 수 있을 것입니다.
출국 전에는 외국어 습득을 목표로 삼았었으나 현지 생활을 직접 체험 하게 되면서 문화체험이나 휴식 등 다른 방면의 것들에도 열중하게 되었던 것 같습니다. 영어가 기대했던 만큼 그리 크게 향상되지는 않았습니다. 영어가 좀 더 익숙해지고 더 이상 외국인 앞에서 어색해하거나 자신 없어하지 않고 초기보다는 자신 있게 의사를 표현할 수 있을 정도의 변화가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러나 외국어 습득보다는 그것을 넘어 미국문화를 비롯한 각종 문화의 다양성, 여행, 휴양 등 그 외의 것을 더 많이 배우고 느끼게 되면서 여러모로 한층 더 성장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던 것 같아 만족하고 있습니다.
3. 학습 방법
교과목 학습방법은 한국에서와 비슷하다고 생각합니다. 한국에서에 비해 평점 등에 대한 심리적 부담이 적어서 오히려 더 편안하고 각자가 원하는 방식대로의 공부를 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물론 수업도 영어로 진행되고 과제나 시험도 영어로 이루어져 있어서 처음에는 낯설게 마련이나 곧 적응하게 되어 본질적인 내용은 같되 그것을 전달하는 수단인 언어만 한국어가 아닌 영어로 되어 있다는 생각이 들게 되면서 적응하게 되었던 것 같습니다.
III. 생활
1. 입국 시 필요한 물품 및 현지 물가 수준
제가 느끼기에 현지 물가는 미국에서 비싼 축에 속하는 것 같습니다. 게다가 UCLA의 경우 주변에 웨스트우드, 브랜트우드, 베벌리힐즈 등 부촌지역이라 전반적인 물가가 비싼 편이었던 것 같습니다. 다만 기숙사에 살 경우 meal plan이 제공되어 식비가 따로 드는 경우가 특별히 외식할 경우 말고는 딱히 없기 때문에 기숙사 비 등 고정비용은 크지만 현지 생활하는 동안에는 높은 물가 수준이 크게 지장이 되는 것 같지는 않습니다.
제 경우는 LA날씨를 잘 알지 못해 괜히 무게만 많이 나가는 겨울 패딩이나 겨울 옷을 잔뜩 챙겨와서 애먹었던 기억이 납니다. 물론 겨울에 동부나 북부 지역 등 날씨가 추운 지역을 여행할 계획이라면 패딩 하나 정도는 챙겨오셔도 유용하게 쓰실 겁니다. LA날씨는 연중 한국의 봄, 가을 날씨처럼 선선하고 거의 변동이 없습니다. 아마도 해가 긴 정도나 해가 뜨거운 정도의 차이가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러나 항상 일교차가 크기 때문에 언제든 추워지면 꺼내 입을 수 있도록 기모 후드(겨울)나 얇은 가디건(여름)을 가방에 꼭 가지고 다니셔야 안심입니다. 잘못하면 감기 걸리기 십상이고 LA감기! 꽤 오래갑니다!! 얇은 긴팔 티가 반팔 티를 여러벌 챙겨오실 것을 권합니다. 그리고 학교가 꽤 넓고, 계단도 많고 이동량이 서울대에 비해 많기 때문에 굽 높은 구두보다는 거의 매일 운동화나 슬리퍼를 신고 다니게 되므로 편한 신발을 챙겨오시길 바랍니다. 실제 현지 학생들은 밤에 파티 갈 때에나 특별히 외출할 때를 제외하고는 대부분이 거의 운동하는 차림으로 백팩을 메고 편하게 학교를 다녔던 것 같습니다.
전압이 110V이기 때문에 돼지코를 꼭 챙겨오셔야 한국 전자기기를 쓸 수 있습니다. 이불, 베게 등 기타 생활용품은 한국에서 챙겨오면 물론 좋겠지만 무게가 빠듯하다면 미국에도 웬만한 물품은 다~ 있으니 굳이 챙겨오시지 않으셔도 됩니다.
성능 좋은 카메라를 꼭!! 가져 오시길 권합니다. 제 경우 교환학생 생활 중에 거의 평생 찍을 사진의 반 정도는 찍었다고 할 수 있을 정도로 여행 다니면서, 그리고 매 일상 순간순간들을 사진으로 많이 찍어 두게 되었는데, 그 소중한 일상의 단면단면들을 핸드폰 카메라나 일반 디지털 카메라에 밖에 담을 수 없다는 것에 한계를 느낀 적이 많았습니다. 확실히 좋은 카메라는 다르다는 것을 뼈저리게 느끼면서 지금이야 말로 좋은 카메라를 가지고 있다면 가장 유용하게 쓸 때 일텐데.. 하는 생각을 여러 번 했던 것 같습니다.
2. 식사 및 편의시설(의료, 은행, 교통, 통신 등)
식사의 경우는 기숙사생의 경우 대부분 학교 meal plan으로 학식을 먹게 되는 것 같습니다. 전미 1위의 기숙사 식당의 명성에 걸맞게 질 좋은 음식이 다양하고 풍부하게 있어서 오기 직전에는 서울대로 기숙사 식당만 떼오고 싶다는 농담도 하곤 했습니다. 각 기숙사의 거점에 de neve, covel, Hedrick 이 세가지의 all you can eat 뷔페식 다이닝 홀이 있습니다. (다음 쿼터부터는 healthy and sustainability를 표방하는 새로 지은 new sproul 다이닝 홀도 오픈 한다고 합니다!) 무엇을 상상하든지 그 이상의 규모에, 없는 것 없는 뷔페식 식당입니다. 또한 아시아인 학생 인구가 워낙 많아 아시아 음식도 심심찮게 찾아보실 수 있습니다. 일년 전에 새로 오픈해 인기몰이를 하고 있는 feast라는 아시안 뷔페식 식당, 테이크아웃 해 먹을 수 있는 멕시칸/ 아시안 식당인 rendez vous(봄학기 스페셜 메뉴로 매주 수요일 불고기 bowl도 나왔었어요!!!^^), 진한 치즈가 특징인 이탈리안 café 1919과 샌드위치나 wrap 콤보, 스무디, 커피빈 커피를 사먹을 수 있는 bruin cafe등 다양한 식당이 있어 타지 생활이라지만 오히려 더 한국보다 풍족한 식사를 할 수 있기도 합니다! 실제로 freshman 15이라는 말이 있는데 신입생들이 입학 후 다이닝 홀에 반해 곧 15파운드가 찐다고들 합니다. 일주일에 한 두번 정도 친구들과 학교 앞 westwood에서 외식도 하곤 했습니다. 제 경우에는 미국음식이 입맛에 맞고 기숙사 내에서도 아시안 음식을 먹을 수 있었던 지라 자주 가지는 않았지만 많은 한국 학생들은 한인타운에 가서 한국음식을 먹기도 합니다. 학교 주변, 버스로 15분 남짓한 거리에 sawtelle 이라는 지역, 일명 little osaka가 있는데 이곳에 일본슈퍼마켓이나 일본 음식점 등등이 있어서 미국음식이 질릴 때나 색다른 음식을 먹고 싶을 때 가면 좋습니다.
휴대폰의 경우 제가 출국하던 당시에는 스마트폰이 절반 정도 통용되고 있던 상황이라 대부분의 사람들이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지금과는 상황이 다를지도 모르겠습니다. 허나, 제가 있을 당시에는 대부분의 교환학생들이 스마트 폰 보다는 전화나 문자만 되고 매달 그때그때 돈이 떨어지면 충전해서 쓰는 prepaid 폰을 쓰곤 했습니다. CVS나 rite-aid등 학교 인근에 있는 편의점에 가면 공기계를 최저 19달러에서부터 살 수 있으며 그걸 가지고 t-mobile등 통신사에 가서 자신에게 맞는 요금제를 선택해서 쓰시면 됩니다. 저는 현지 휴대폰은 현지 친구들과 문자, 전화를 하는 용도로 장만하여 거의 조금밖에 쓰지 않았습니다. 이보다는 한국에서 쓰던 스마트폰 공기계(정지해서 전화는 안됨)를 통해 와이파이 존에서 카톡이나 페이스북 메시지 등을 이용해 주 연락수단으로 쓰곤 했습니다. 기숙사와 학교 내에서는 와이파이가 팡팡 터지기 때문에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교통!!! 엘에이하면 미국 내에서도 대중교통이 안 좋기로 유명하다고 합니다. 지하철이 있긴 한데 한국처럼 여러 노선이 있거나 주요 지점들을 다니는 것도 아니며 매우 위험하므로 대부분 이용하지 않습니다. 주로 버스를 이용하게 되는데 이마저도 배차간격이 넓고 아주 느린 속도로 운행되며 자가용으로 목적지에 도달하는 것에 비해 2배 정도의 시간이 소요됩니다. 환승 제도도 발달해 있지 않아 매번 교통비를 지출해야 하고요. 설상가상으로 LA가 서울처럼 옹기종기 밀집되어 있는 집약적인 도시라기보다는 대부분의 건물이 단층 건물들이고 모두가 띄엄띄엄 위치해 있는 매우 분산적인 도시라서 한 번 맘먹고 외출을 하려면 날 잡아서 꼼꼼히 동선이나 버스 시간표 확인하고 거의 하루 전체를 투자해야 했습니다. 열악했지만 버스를 활용해 이곳 저곳을 돌아다녔고 귀국 직전에는 거의 대부분의 가봐야 할 곳들은 가본 것 같습니다. 때문에 특정 버스는 그 시간표를 외우기에 다다르기도 했고 그 위험하다는 버스들도 겁 없이 혼자서도 곧잘 탈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LA에 가시게 된다면 운전면허를 꼭 따서 가시기를 권합니다. 진정한 권력자가 되실 겁니다. 대중교통이 발달하지 못한 만큼 유동차량도 많고 렌터카 제도가 매우 잘 발달되어 있어 시간당 조금의 돈만 지불하면 차를 빌려서 자유롭게 운전할 수 있습니다. 운전을 할 수 있느냐 없느냐가 얼마나 쉽고 빠르게 많은 곳을 돌아다닐 수 있느냐를 크게 좌우하게 될 것입니다.
IV. 교환학생 프로그램을 마치는 소감
6개월이라는 시간이 지금 돌이켜보면 눈깜짝할 사이에 지나간 것 같습니다. 그간 교환학생을 가지 않았더라면 경험해보지 못했을 크고 작은 다양한 것들을 경험하게 되었고, 출국 전에 기대하고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더 값지고 평생 잊지 못할 소중한 추억을 만들게 되었습니다. 낯선 땅에서 혼자서 새 삶에 적응하고 모든 것을 꾸려나기란 쉽지 않았지만 그만큼 한 층 더 성장하고 홀로서기를 하게 되는 둘도 없는 계기가 되었던 것 같습니다. 이곳이 아니었다면 만나지 못했을 소중한 친구들과 함께 매일 매일이 행복하고 감사했습니다. 인생의 전환점과 같은 소중한 추억을 안겨준 서울대학교와 대외협력본부, 그리고 ucla에 감사할 따름입니다. 기회가 된다면 교환학생을, 특히 ucla로 꼭 가볼 것을 권하고 싶습니다. 절대 후회는 없을 것입니다. 다녀 와 보시면 알게 될거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