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요
Instituto Tecnologico de Monterrey (ITESM / 몬테레이 공과대학교)는 1943년도에 멕시코의 무역의 중심 도시인 몬테레이에 설립 되었고, 현재 멕시코에 여러 도시에 총 32개의 캠퍼스가 있다. 멕시코의 명문 대학 중에 하나인 ITESM은 실제로 공과대학뿐만 아니라 다양한 전공이 존재하고, 그 중에 경영대학과 경영대학원 (EGADE Business School)이 남미에서 최상위권 학교로 알려져 있다. ITESM은 사립학교로서 등록금이 멕시코의 국립대학 UNAM 대학교보다 10배 넘게 비싸지만 그만큼 학교 시설과 학생들에게 제공하는 프로그램들이 우수하다. 특히 study abroad 프로그램이 설립이 잘 되어있어 국제경영을 전공하는 학생들은 필수적으로 1년 반 동안 교환학생을 다녀오고 해외에서 인턴쉽도 해야 한다. ITESM에는 영어강의가 굉장히 많이 열리고, 많은 학생들은 원어민 못지 않게 영어를 유창하게 하기 때문에 스페인어를 정말 연습하고 싶다면 다른 학생들과 영어로 얘기를 안 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지금까지 몬테레이에 설립되어있는 대학교가 주된 캠퍼스이며 그 쪽으로 모든 학생들을 보냈으나 이번에 처음으로 내가 ITESM Campus Ciudad de Mexico (멕시코시티 캠퍼스)를 가게 되었다.
2. 수강신청 방법 및 거주
아쉽게도 외국인 학생들은 수강신청을 본인이 직접 할 수 없고, 학교 웹사이트에 접속해서 강의 목록에서 수강하고 싶은 과목을 리스트로 작성해서 교환학생 담당자에게 메일로 보낸다. 하지만 약 150명이나 되는 학생들이 이렇게 수강신청을 하게 되고 메일을 받는 대로 선착순이라서 대부분 원하는 과목을 수강하기 어렵다. 그리고 어떤 수업들은 시간이 아직 확정되어있지 않아서 더욱더 수강신청 할 때 혼란스럽고 어쩔 수 없이 담당자에게 전화까지 해서 물어봐야 하는 경우도 많다 (그 때는 메일을 하루에 몇 백 통을 받아서 즉시 답장을 못해준다). 스페인어로 진행되는 수강과목을 듣고 싶다면 orientation week에 보게 되는 스페인어 능력시험에 avanzado가 나와야 수강할 수 있기 때문에 안 되는 경우에는 영어 수업을 들을 수 밖에 없다. 이렇게 되면 또 담당자를 찾아가서 시간표를 바꿔야 한다. 스페인어 실력에 자신이 없다면 아예 영어수업만 수강하든지 아니면 스페인어 수업, 그리고 백업으로 영어수업들을 미리 알아두는 것을 추천한다.
멕시코시티 캠퍼스에는 기숙사가 없다. 그래서 학교차원의 호스트패밀리 프로그램을 통하여 집을 구하거나 학교에서 보내주는 housing list에서 직접 계약을 해야 한다. 여기서 주의할 점은 호스트패밀리가 계약서에 나와있는 모든 약속을 지키지 않을 수 있고, 학교측은 호스트패밀리 편을 들 수 있다는 점이다. 나의 경우에는 계약서에는 매달 5000페소에 매일 아침, 점심, 저녁이 제공되고 방도 치워주고 심지어 샴푸, 치약 등 필요 하는 생활용품까지 제공해준다고 해서 멕시칸 아주머니와 가족들과 따뜻한 관계를 가지면서 훈훈하게 한 학기를 보낼 줄 알고 호스트패밀리 신청을 했다. 그러나 내가 배치된 집에는 아주 낡았고, 교환학생 8명과 멕시코 학생 4명이 함께 거주하고 있는 곳이었고, 아침은 빵과 우유만 제공하고 점심만 제대로 주고 저녁은 아예 주지 않았고, 주말에는 점심도 없었다. 아주머니께서 방과 화장실 청소를 원한다면 일주일에 한 번 해주는데 추가적으로 각자 월 800페소를 내라고 하셨고, 이뿐만 아니라 화장실에 뜨거운 물이 제대로 나오지 않아서 샤워를 하는데 정말 불편했다. 1월초에 개강해서 10도 이하인 추운 날씨에 나는 운 좋으면 미지근한 물, 운 나쁘면 아예 차가운 물로 씻어야 했다. 아주머니께 말씀 드리니까 조절을 해본다고 말씀은 하셨지만 여전히 고쳐지지 않았다. 그래서 나는 외국인 학생 담당자에게 찾아가서 말씀 드렸지만, 나에게는 집이 낡아서 뜨거운 물이 안 나오는 것은 아주머니 잘못이 아니고 식사도 계약서에는 그렇게 나와있지만 호스트패밀리가 정하는 거라고 했다. 약 한 달 반이 지나서 도저히 생활 할 수 없을 것 같아서 (나중에는 화장실에 저녁에는 물이 아예 안 나오기도 했다) 다시 담당자에게 찾아가서 호스트패밀리 집에서 나온다고 했다. 이 때 학교측에서는 내가 이사를 가면 학교가 학생들을 받아줄 호스트패밀리를 찾기 어려운데 내가 이러면 곤란하다고 못하게 하려고 했지만 다행이 계약서에는 된다고 해서 어쩔 수 없이 이사를 허락했다. 내가 이사간 이후로 학생이 무려 6명이나 나왔고, 나중에는 멕시코 학생도 2명이 나왔다고 들었다. 나는 학교가 멀리서 온 학생들을 도와주기는커녕 이사한다고 하니 나를 말리려는 모습을 보고 많이 실망했다. 결론적으로 호스트패밀리는 단순히 운이라고 할 수 밖에 없고, 호스트패밀리와 정말 좋은 경험을 하는 학생들도 있지만 나처럼 안 좋은 집에 걸리면 정말 힘들 수 있다.
3. 교환 프로그램 담당자, 담당부서 이름 및 연락처
Sandra Sánchez Rodríguez
Coordinadora Alumnos Extranjeros
Programas Internacionales
Campus Ciudad de México TECNOLÓGICO DE MONTERREY
www.ccm.itesm.mx/internacional
Tel.: 52 (55) 5483 1742
Fax: 52 (55) 5483 1754
Enlace Intercampus: 80 226 1742
II. 학업
1. 수강과목 설명 및 추천 강의
특이하게도 ITESM CCM에는 수강목록에 강의 계획서가 없어서 개별적으로 교수님들께 메일을 보내서 받아야 했다. 하지만 계획서는 대부분 설명이 잘 되어있고 수업을 듣게 되면 정확하게 따르게 되어서 좋았다. ITESM는 한 학기에 시험을 4번 보는데, 여기서 parcial을 3번 보고 누적 기말고사를 보게 된다. 그리고 100점만점에 등급체계를 사용하고, 모든 수업이 절대평가라서 성적이 매우 자유롭게(?) 나온다. 꾸준히 수업에서 1등하고 열심히 수강해도 92을 받을 수 있고, 별로 열심히 안 해도 100점을 받을 수 있다. 그리고 ITESM 멕시코시티 캠퍼스에는 결석을 한 학기에 어떤 사유가 있어도 각 과목마다 2번만 허락해서 초과하면 기말고사를 볼 수 없다. 교수님 마다 조금씩 다르지만, 여행을 많이 할 계획이면 시간표를 잘 짜야 된다.
경영대학에는 전공과목만 인정 받을 수 있어서 나는 6학점인 스페인어 수업을 듣고, 나머지는 전공수업을 들었다. 그 중에서 Haciendo Negocios en Latin America를 추천한다. 나는 학점인정을 받아야 해서 교양은 못 들었지만 주변에 외국인 학생들을 위한 멕시코 문화에 대한 수업을 듣는 친구들이 많았고 모두 좋다고 했다.
2. 외국어 습득 정도
나처럼 영어강의 반, 스페인어강의 반을 듣는다면 열심히 노력을 하지 않으면 스페인어를 만족스럽게 습득하기 힘들다. 편리를 위해 영어로 대화하는 유혹을 이겨내고 스페인어만 쓰도록 노력해야 한다. 특히 교환학생들과 많이 지내게 되면 어쩔 수 없이 영어를 많이 써서 스페인어를 정말 제대로 배울 수 있는 기회를 놓칠 수 있다. 멕시코 친구들을 많이 사귀면 자연스러운 감정 표현과 유행어도 많이 배우게 되고, 스페인어 수업을 통해 글쓰기와 듣기 실력을 많이 향상시킬 수 있다. 또 학교밖에 다른 사람들은 거의 영어를 못해서 스페인어만 쓰게 되는 기회가 많다.
3. 학습 방법
경영학 전공과목이라서 그런지 내가 들은 모든 수업에는 팀워크를 중요시 여겼다. 이때 만약 흔히 말하는 “놀러 온 교환학생”들과 같은 그룹에 걸리면 성적에 신경 쓰는 학생이면 힘들 수도 있지만, 다양한 배경의 학생들과 함께 발표랑 레포트를 할 수 있는 기회다. 수업수준은 특별히 어렵거나 힘들지는 않고, 대부분 시험은 교수님이 가르친 그대로 나온다. 다만 시험을 잘 봐도 교수님의 평가방법에 따라 성적이 나오기 때문에 예측하기 힘들 수도 있다.
III. 생활
1. 입국 시 필요한 물품 및 현지 물가 수준
멕시코는 따뜻한 나라라고 알려져 있지만 실제로 12월 ~ 2월에는 매우 춥고, 일교차가 굉장히 심하다. 그리고 난방시설이 하나도 없어서 더욱더 춥게 느껴진다. 따라서 추위를 많이 탄다면 코트랑 초겨울 옷은 필수고 전기장판을 갖고 가는 것도 추천한다. 나의 경우에는 너무 추워서 부모님께 전기장판과 내복을 보내달라고 하고, 두꺼운 이불을 구매해야 됐다. 멕시코는 220v를 사용해서 “돼지코”를 많이 챙겨가는게 좋다. 노트북 같은 제품은 돼지코만 껴서 쓸 수 있지만 다른 물품들은 주의해야 한다.
현지 물가 수준은 한국이랑 거의 비슷하다. 특히 음식 값이 비싸다. 학교 식당에서 먹으면 한기당 55페소 (약 4,700원)이고 외식 할 때는 길거리에서 타코 같은 음식만 먹지 않는 이상 평균적으로 200페소 정도 잡아야 한다.
2. 식사 및 편의시설(의료, 은행, 교통, 통신 등)
학교에는 식당이 여러 군데 있지만 학교에서 직접 운영하는 식당은 하나뿐이다. 그 외에 타코, 크레페 등 다양한 음식을 파는 food stall이 많다. 학교 바로 앞에 Comercial Mexicana라는 대형마트가 있어서 거기서 음식을 사서 먹는 방법도 있다.
은행은 학교 내의 Santander밖에 없다. 은행계좌를 개설하는 절차가 매우 복잡해서 대부분 교환학생들은 이 은행을 쓰지 않는데. 씨티은행 국제현금카드는 멕시코 Banamex ATM에서 쉽게 쓸 수 있어서 차라리 이렇게 쓰는 것을 추천한다.
교통은 학교에서 제공해주는 Transportec이라는 셔틀들이 있지만 집이 도보 10분 거리라서 한번도 쓰지 않았다. 그리고 학교에서 운영하는 콜택시 서비스가 있는데 학교 정문에서 바로 탈 수 있어서 매우 편리하다. 둘 다 오리엔테이션 때 자세히 설명 해준다.
통신은 학교 편의점에서 인제 한국에서는 없는 폴더폰이나 슬라이드폰도 아니고 심지어 흑백으로 화면이 나오는 핸드폰을 200페소 정도 주고 구매할 수 있다. 이것을 조금씩 충전해서 쓰면 매우 저렴하다. 와이파이는 캠퍼스 내에서 잘 터지니까 스마트폰을 가지고 간다면 와이파이에 연결해서 쓰면 된다.
의료보험은 모든 학생들이 필수적으로 가입해야 하는 외국인 학생 보험이 있지만 나는 한번도 쓸 일이 없었다. 학교내에 보건소가 있어서 간단한 질병은 편리하게 치료받을 수 있다.
3. 여가 생활
수업 외에는 다른 교환학생 친구들과 만나서 영화를 보거나 근처에 놀러 가고 주말에는 여행을 많이 하게 된다. 수업이 별로 어렵지 않아서 예습이나 복습하는 것이 시간을 많이 소비하지는 않는다. 학교에 운동시설과 교외활동 프로그램이 잘 되어 있어서 새로운 것을 도전해보기 좋은 기회다. 나의 경우에는 테니스와 댄스 수업을 들었다.
IV. 교환학생 프로그램을 마치는 소감
ITESM 멕시코시티 캠퍼스는 정말 등록금이 비싼 만큼 시설이 좋고, 우수한 교수진과 학생들이 모여있는 공간이다. 장학금 제도가 너무 잘되어 있어서 다양한 계층의 멕시코 학생들을 만날 수 있었고 다른 교환학생들 통해서 새로운 문화에 대해 많이 배울 수도 있었다. 하지만 처음으로 이 캠퍼스로 파견되어서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예를 들어 멕시코시티 캠퍼스에서는 무조건 학생비자를 발급받아 오는 것을 요구하는데, 주한멕시코 대사관에서는 6개월 미만 프로그램에는 학생비자를 발급해주지 않고 180일 무비자 입국을 권해서 ITESM에서 한국에 계시는 영사님께 전화하고 이런저런 황당한 일들이 있었다. 추후에 이 캠퍼스로 파견되는 학생들은 나의 경험을 통해서 더 편하게 다녀올 수 있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