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요
오클랜드 대학교(Auckland University)는 뉴질랜드 북섬 오클랜드에 위치하고 있으며, 전체학생 수 및 외국 학생 수에서 모두 뉴질랜드 최대 규모입니다. 뉴질랜드가 다민족 국가인 만큼 뉴질랜드를 대표하는 오클랜드 대학교도 여러 국적의 학생들이 어우러져 수학하고 있는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2. 수강신청 방법 및 기숙사
수강신청과 기숙사 신청 모두 온라인에서 이루어집니다. 수강신청의 경우 Student Services Online을 통해서 학생 등록 후 enroll 창에서 각각 원하는 과목을 신청하게 됩니다. 저는 경제학과 심리학 과목을 수강하였는데, 미리 각 학과 사이트를 통해서 해당 학기에 열리는 과목을 검색하고, 등록된 강의계획서를 확인한 뒤 수강신청 사이트를 이용하였습니다. 교수가 진행하는 강의(Lecture)와 함께 딸린 수업 내용 보강 수업(Tutorial/Laboratory)은 주당 1시간 내지 2시간으로 이루어지는 데 학생이 원하는 시간대를 골라 신청할 수 있습니다. 강의마다 충돌하는 시간대가 없는지 확인해 가면서 신청하다 보니 본교 수강신청 때보다 번거롭게 느껴지는 면도 있습니다. 하지만 강의가 대규모 강의인 경우가 많아서 충분히 숙고하고, 수정하는 과정을 거칠 수 있다는 점에서는 편리한 것 같습니다. 강의는 15 points로 학기당 4과목씩 수강하였는데 Tutorial/Laboratory까지 함께 듣다 보니 여유 있는 시간표가 이루어지지 않기도 합니다.
기숙사 신청도 온라인에서 이루어지는데, 최초에 신청할 때에는 이것저것 입력해야 하는 사항이 많습니다. 처음에는 긴장하여 혹시나 실수로 엉뚱하게 입력하는 것이 있지는 않을까 걱정하였지만, 자신의 선호만 분명히 표시한다면 충분할 것 같습니다. 기숙사는 International House, O'Rorke Hall, Huia, Grafton 그리고 신축된 University Hall이 있습니다. 본교에서 파견되는 교환학생의 경우 대부분이 International House(IH)에서 머무르며 저 또한 첫 학기를 IH에서 보냈습니다. IH는 무엇보다도 ‘어울림’이 가장 큰 장점이라고 생각됩니다. 큰 행사를 비롯하여 소소한 게임에 적극적인 열의를 보인다면 색다른 기숙사 문화를 경험할 수 있을 것입니다. 다만 저는 IH에서 제공되는 세 끼 모두 챙겨먹는 게 부담스럽게 느껴지고, 벽돌로 이루어져 오래된 듯한 환경을 피하고픈 마음이 있어서 두 번째 학기에는 근처에 있는 학생 주거용 아파트에서 지냈습니다. 플랫(flat) 개념으로 볼 수 있는데, 기숙사에서는 2인실(twin)에서 지내다가 1인실에서 생활하니 개인적인 활동하기도 편하고, 식사도 취향대로 하다 보니 시간활용 면에서 효율적이었습니다.
IH와 근접한 위치에 있는 University Hall 과 O'Rorke Hall은 학교와 가까운 편입니다. Huia와 Grafton은 도보로 20분 이상 소요됩니다. 저는 아침 8시부터 시작하는 수업도 꽤 되었기 때문에 학교와의 거리가 중요하게 작용하였습니다.
기숙사 신청은 구체적으로 어떻게 이루어지는 지는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신청 기한이 촉박하진 않겠지만, 미리 끝내두는 것이 좋습니다.
3. 교환 프로그램 담당자, 담당부서 이름 및 연락처
II. 학업
1. 수강과목 설명 및 추천 강의
경제학과 심리학 수업을 수강하였습니다.
ECON191 Business Economics : 경제 원론 수준의 강의이기 때문에 무언가 새로 학습하는 느낌은 부족합니다. 두꺼운 coursebook을 한 학기 내에 거진 다 끝내며, coursebook은 textbook을 바탕으로 요약한 형태입니다. 교재를 본다면 이해는 더 용이한 편입니다. 격주로 하는 tutorial에서는 지난 강의 내용에 대한 퀴즈를 푸는데 모르는 것에 대해서 자유롭게 질문할 수 있는 형태로 이루어져 부담은 없는 편입니다.
ECON241 International Economics : 크게 국제 교역과 국제 금융 두 파트로 나누어져서 각각 다른 교수님으로부터 수업을 듣게 됩니다. 업로드 되는 강의자료, coursebook을 바탕으로 교수님이 차근차근 설명해주기 때문에, 저로서는 새로운 내용을 많이 얻어갈 수 있는 수업이었습니다. Textbook도 참고하고, 주어지는 과제를 충실히 한다면 시험에도 막힘 없이 임할 수 있습니다.
ECON304 Firms and Markets : Industrial Organization이라는 교재를 기반으로 교수님이 요약된 강의자료를 업로드 해주시는데, 강의 후반부에는 교재에는 없는 내용을 다루셨고, 각종 수식이 등장하여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도 있었습니다. 산업조직론이라는 수업 내용은 흥미로우나 강의에서는 이론적인 부분에만 치우쳐서 tutorial에서 문제로 접하는 것이 더 효율적이었습니다. 과제가 없었기 때문에 시험이 성적에 중요하게 작용하는데, 출석을 중요하게 여기셔서 인지 수업 중에 말씀 하셨던 부분이나 tutorial에서 푼 문제 그대로 시험에 나오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PSYCH204 Social Psychology : 총 3분의 교수님들이 강의를 하셨는데, 강의 내용 자체는 일상과 관련되어 재미있었습니다. 심리학 강의는 언제나 인원이 꽉 차는 경향을 보이고, 교수와 학생 간의 피드백을 매우 중요시 여기는 것 같습니다. 매주 2시간씩 있는 tutorial 시간에는 강의 내용에 대한 보충 외에 에세이 과제를 준비할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완전한 형태의 심리학 레포트를 쓰는 건 처음이라서 주제 잡는 것부터 많이 헤매고 마지막 제출하는 순간까지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었습니다. 강의는 업로드되는 강의노트에 충실한 편인데, 강의자가 첨부해주는 논문도 읽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ECON212 Game Theory and economical application : 게임이론에 대한 강의로 강의자는 두 분이 계십니다. 꽤나 차분히 강의를 해주시고 예제를 많이 들어서 문제를 풀어주시기 때문에 수업을 빠지지 않고, 복습을 하는 것이 효과적입니다. 다른 수업과 마찬가지고 tutorial은 문제를 푸는 형식으로 이루어지고, 문제풀이 과제도 있습니다. 오클랜드 대학의 온라인 강의 사이트인 cecil 외에 교수님이 별도의 사이트를 이용하시는데, 그곳에 정말 많은 문제를 업로드해주십니다. 자습용으로 올려주시는데, 시험이 닥쳐와서 급히 몇 문제만 풀어본 게 전부였네요.
ECON352 International Finance : 총 두 분의 교수님이 계신데, 그 중 한 분이 한국인이십니다. Textbook을 요약한 형태의 coursebook을 이용하는데, 강의가 빠르게 진행되는 편이어서 별도로 교재를 읽어보는 것이 공부에 도움이 되었습니다. 이전학기에 들었던 ECON241의 강의내용과 겹치는 부분이 많이 있으나 심화된 형태라고 볼 수 있습니다.
PSYCH108 Individual, Social and Applied Psychology : 팀티칭 형태로 교수자들이 돌아가면서 각각의 심리학 파트를 강의합니다. 각 교수님들의 커리큘럼이 짜여져 있기 때문에 계획에 충실한 수업이 진행되는 편이고 심리학 각 파트를 한 학기 내에 가르치다 보니 깊이 있는 내용은 다뤄지지 않습니다. 정해진 교재를 읽는 것이 도움이 되고, 일주일에 한번씩 2시간의 Laboratory 수업이 있는데, 토론을 하거나, 실험을 하고 레포트를 작성하는 형식입니다. 개인적으로는 이 강의가 흥미롭게 느껴지지 않는 편이어서 참여도가 미약했던 것 같습니다. 시험은 강의에서 다루어진 내용에서 키워드를 다루는 편인데, 각 용어를 정확히 외우고 나열해야 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PSYCH207 Theory of Personality and Development : 들어본 심리학 수업 중에서도 가장 힘들었던 수업이라고 생각됩니다. 성격 심리학의 각 이론을 차례대로 다루고 매주 tutorial에서는 복습과 함께 토론을 진행합니다. 두 번의 에세이 과제 또한 수업내용과 연관 지어 이론과 자신 혹은 주변인의 성격에 대해 서술하는 형식이어서 수업내용을 쫓지 않는다면 해낼 수 없는 과제이기도 하였습니다. 주어진 교재를 철저하게 따르는 편이라 강의노트 외에도 교재를 필독하는 것이 좋습니다.
2. 외국어 습득 정도
개인적으로 영어 회화를 연습하는데 부족했다고 생각합니다. 파견 첫 학기에는 기숙사에서 살면서 초반에는 일부러 룸메이트와 자리 잡고 앉아 대화를 나누기도 하였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영어 쓰는 것을 귀찮아하기도 했습니다. 게다가 두 번째 학기에는 플랫에서 지냈는데, 플랫메이트와 부딪히는 경우는 부엌에서나 가능하기에 대화가 쉬이 이루어지지 않았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말하는 것은 여전히 머리를 열심히 굴려야만 된다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다만 듣기는 수업에서 집중하고 영어로 된 강의노트를 가지고 공부하고, 영어 쓰기를 하다 보니 한국에서 공부하던 것 이상의 효과를 얻게 된 것 같습니다. 한국에서의 교육용 영어를 벗어나 일상에서 영어를 접하면서 영어에 대한 궁금함을 다시 키우는 계기가 되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무엇보다도 학기 중간, 혹은 여름방학에 여행을 다니면서 만난 사람들은 친근하게 다가오면서도 제가 영어가 모국어가 아닌 동양인임을 알고 대해주기 때문에 더 편하게 영어를 쓸 수 있었습니다. 눈에 띄는 영어 실력 향상을 기대한다기 보다 지금까지 머리 속에 넣어두었던 영어표현들을 직접 써보는 기회가 생긴다는 점을 높게 사고 싶습니다.
3. 학습 방법
대학 공부 방법은 본교와 별반 다르지 않습니다. 다만 강의 내용을 좀 더 잘 이해하기 위하여 수업 전에 강의노트는 꼭 한번 읽어보고 가도록 하였습니다. 매 강의 녹음을 하고 시험 공부할 때 이해가 안 되는 부분은 다시 들어보기도 하였는데, 생각보다 큰 도움은 안되었던 것 같습니다. 경제 강의는 tutorial을 반드시 참석하는 것이 좋습니다. 대부분이 문제풀이로 이루어지고 시험과도 직접적으로 연계되는 편입니다. 심리학 수업은 에세이 과제 혹은 실험 과제에 대한 배경 지식을 tutorial에서 다룹니다. 수업과 tutorial에서 집중하여 그때그때마다 이해를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최선인 것 같습니다.
III. 생활
1. 입국 시 필요한 물품 및 현지 물가 수준
오클랜드는 한국인도 많이 거주하고 있는 편이어서 한국물품은 쉽게 구입할 수 있으므로 무리해서 이것저것 챙겨올 필요는 없습니다. 다만 한국물품의 물가는 한국보다는 비싼 편입니다. 한국식당에서 외식을 한다면 보통 10~20NZD로 보면 되고, 이외에 입맛에 맞을 만한 식당도 비슷한 수준입니다. 기본적으로 도착 직후의 편의를 위하여는 노트북(넷북)의 인터넷 연결을 위한 랜선과 콘센트 연결을 위한 어댑터가 필요합니다. 저는 겨울부터 뉴질랜드에서 지냈는데, 전기매트를 가져간 것이 좋았다고 생각합니다.
2. 식사 및 편의시설(의료, 은행, 교통, 통신 등)
기숙사에서 거주한다면 기숙사 음식은 주로 육류라고 보면 됩니다. 베지테리안 메뉴는 따로 제공되는데 저는 먹어본 적이 없고, 주 메뉴 두 가지 중에서 선택할 수 있습니다. 기숙사 음식에 물릴 때 외식을 하게 되는데 식당은 많은 편입니다.
의료 상의 문제는 기본적으로 학교에서 제공하는 보험에 가입한다면 교내 병원을 이용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급한 경우에 신속하게 이용할 수 없다는 점이 있습니다. 저는 갑자기 일어난 알러지로 인해 병원에 찾아갔지만 며칠 뒤에나 진료가 가능하였고, 병원 측에서는 근처 병원을 이용한 뒤 보험금 청구를 하도록 안내하였는데, 사실상 근처의 병원들도 예약진료만 받는 상황이어서 소용이 없었습니다. 최대한 자신에게 발생할 수 있는 질병, 사고에 대비한 상비약을 챙겨가는 편이 좋습니다.
학교가 집과 가깝기 때문에 교통수단을 이용할 일이 거의 없었습니다.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사람들은 정액권을 끊거나 교통카드를 구입하여 매 승차 시 약간씩 할인받는 방법을 사용합니다.
통신사는 크게 두 가지(2Degrees, Vodafone)가 있는데 통화나 문자는 사용할 일이 거의 없기 때문에 미리 충전해 놓고 소진되면 재 충전하는 것이 좋습니다. 저는 마지막 6개월 여 간은 20NZD를 사용하였습니다(첫 학기에는 매월 20NZD 패키지 이용).
3. 여가 생활
저는 활동적인 사람이 아니어서 동아리를 이용하거나 사회적인 활동을 하지는 못했습니다. 교내 스포츠 동아리 등이 있기 때문에 관심 있다면 참여하는 것이 좋고, 캠퍼스를 약간만 벗어나도 오클랜드의 주변 자연 경관이 좋기 때문에 산책 삼아 돌아다니기도 좋습니다.
IV. 교환학생 프로그램을 마치는 소감
어느덧 한국에 돌아온 지도 2개월이 되어가는데, 이전까지 뉴질랜드에 있었다는 게 꿈같이 느껴질 정도로 아득한 느낌이 있습니다. 본래 외국에서 생활해 본 게 처음이었기 때문에 떠나기 직전까지 설레기도 하고 두렵기도 하였습니다. 빠른 개강 날짜에 맞추어 방학을 즐길 새도 없이 바쁘게 준비하고 부모님과 포옹하고 나니 어느새 비행기에 올라있는 저를 발견했었습니다. 많은 분들이 저보다 용기 있게 시작을 내딛겠지만, 출발 직전에는 이것저것 챙기고, 친구들과 인사하기 바쁘기 때문에 미리 여유를 두고 구체적인 계획을 세우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계획에 맞춰 빡빡하게 살아가는 것은 아니더라도 6개월 혹은 1년 동안 무엇을 생각해보고, 무엇을 성취할 것인지 생각해보길 바랍니다.
한국인과 아시아인이 많은 만큼 가깝게 느껴지는 나라이기도 하지만 다른 점도 많은 나라입니다. 저는 여행을 다니면서 자연의 모습을 보고 즐겼던 점이 최대 수확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처음 해보는 독립생활이 힘들기도 했지만, 분명히 제 사고를 확장시켜 주었고, 누구나 할 수 있는 경험은 아니기 때문에 더 값지게 느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