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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_Sciences Po_정혜령

Submitted by Editor on 11 June 2013

I. 파견대학

 

1. 개요

Sciences Po의 정식 명칭은 IEP (Institut dEtudes Politiques)로 오로지 정치학 분야로만 특화한 그랑제꼴입니다. 1872년 나폴레옹 전쟁, 나폴레옹 3세의 몰락, 파리 코뮌 등을 거친 이후에 프랑스의 국제적 위상에 대한 위기 의식과 프랑스의 정치인에 대한 올바른 교육이 필요하다는 공감대에 의해 설립되었습니다. 프랑스의 엘리트 교육의 산실이라고도 할 수 있는 이 곳은 절대 다수의 프랑스의 정치인들이 거쳐간 곳이기도 합니다. 전체 학생과 교환학생의 비율이 40%가 넘고 3학년이 되면 무조건 교환학생을 가야 하는 등 국제화 수준이 몹시 높은 학교입니다. 잘 찾아보면 한국으로 교환학생을 가고 싶어하는 학생들도 있기 때문에 알아두면 도움이 됩니다. 수업 역시 프랑스어 수업과 영어 수업 중에서 선택할 수 있습니다. 프랑스어를 전혀 하지 못하는 학생들의 경우에도 영어 프로그램을 선택할 수 있습니다. 

 

 

 2. 수강신청 방법 및 기숙사

 

서울대와 비슷하게 수강신청 기간이 되면 학생 행정 사이트인 scolarite.sciences-po.fr에서 수강신청 공간이 열립니다. 여기에서 듣고 싶은 수업을 선택하면 됩니다. 수강편람은 상당히 늦게 나오는 편이며 심지어 수업 시간표가 수강신청 20분 전에 올라온 경우도 있었습니다.

 

기숙사는 따로 없기 때문에 스스로 거주지를 찾아야 합니다. Sciences Po의 사이트에서 도움을 얻는 방법도 있고, 프랑스존이라는 사이트를 들어가도 괜찮습니다. 한 가지 조언을 드리자면 파리의 주택 사정은 정말로 안 좋기 때문에 인터넷으로 5, 6월쯤부터 미리 방을 알아보고 조금 일찍 출국해서 미리 방을 잡아놓는 것이 좋습니다. 원룸이나 스튜디오를 대여하는 경우가 대부분이긴 하지만 기숙사도 무척 추천합니다. Cite Universitaire라는 학생 전용 기숙사도 있는데 대학원생부터 갈 수 있다고는 하지만, 학부생들 중에서도 들어간 사람들을 꽤 봤습니다. 여기에 갈 수만 있다면 가장 추천합니다. 위치나 시설 등도 괜찮은 데에 비해 월세가 그다지 부담스럽지 않습니다. 그 외에 사설 기숙사(가톨릭 시설 등)는 꽤 비싸고 보조금도 많이 안 나오는 편이지만 부동산 중개료 등의 행정 절차 관련 걱정이 전혀 없고 운이 좋으면 세 끼 식사가 제공되는 곳을 찾을 수도 있습니다. 저 역시 가톨릭 기숙사(foyer Serviam)에 있었는데, 통금이 있고 분위기도 좀 엄격했기 때문에 별로 추천하고 싶지는 않지만 위치가 괜찮고(Sciences Po에서 걸어서 2~30분 거리) 세 끼 식사가 제공되는 점은 좋았습니다.

 

 

 3. 교환 프로그램 담당자, 담당부서 이름 및 연락처

 

Régine Serra

Tél. : + 33 (0)1 45 49 77 65

메일주소: regine.serra@sciences-po.fr

교환학생들 중에서도 특히 한국, 일본, 인도, 인도네시아, 뉴질랜드, 호주 출신 학생들을 담당하고 계신 분입니다. 무척 친절하시고 한국에도 자주 방문하는 편이십니다. 문의할 것이 있으면 이 분께 하면 됩니다.

 

 

II. 학업

 

1.  수강과목 설명 및 추천 강의

 

먼저 시작하기 전에 진행되는 웰컴 프로그램(programme daccueil)이 있습니다. 가격대비 수업 질이 별로라는 의견도 있지만 어찌 되었든 적응하는 데에 도움이 되고 친구도 만날 수 있는 기회기 때문에 들어두는 것이 좋습니다. 프랑스어 수업과 방법론 수업으로 구성되는데 프랑스어 레벨에 따라 반이 편성됩니다. 레벨이 자기에게 맞지 않는다 싶으면 이 때 바꿔 달라고 요구해야 합니다. 

정규학기의 경우에는 대체로 1~2개의 대형강의(cours magistral) 3~4개의 소형강의(cours electif)로 구성됩니다. 프랑스어 대형강의의 경우에는 대형강의 수업과 소그룹 수업 이렇게 두 번 수업을 한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수강과목(추천강의는 이탤릭 표시)

 

프랑스어 대형강의 1
Bertrand Badie, Espace Mondial(세계의 공간)

 현대 국제정치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발전, 지역 분쟁, 자원, 환경 등 여러 주제에 대해 관련 지도 및 통계를 중심으로 살펴보는 수업입니다. 대형강의이고 대부분의 학생들이 들어볼 정도로 인기강의입니다. Sciences Po에서도 유명하신 Badie 교수님은 정치지리학 전공이기 때문에 지도를 무척 중시하십니다. 기말고사에는 지도를 그리는 문제도 나옵니다.
 프랑스어 대형강의이기 때문에 그와 동시에 학생들이 선택한 시간대에 따른 소형 강의가 진행됩니다. 소형 강의에서는 fiche technique (짧은 설명 위주의 보고서), présentation (주제별 발표), point dactualité (언론 리뷰) 등의 다양한 과제가 주어지고 그에 대한 즉각적인 평가를 받게 됩니다. 워낙 발표를 중시하는 문화이기 때문에 20분 발표를 위해서 2~3주 전부터 준비하는 것이 보통이고 발표가 끝난 뒤에 질의응답 시간 역시 결코 만만치 않습니다.

 

프랑스어 대형강의 2 
Pierre Moscovici,
Grandes Questions de lUnion Européenne (유럽 연합의 중요한 과제들)
 Pierre Moscovici
교수님은 현재 프랑스 사회당(PS, Parti Socialiste)의 대변인으로 계신 분으로 학기 중에도 라디오나 TV 등에 출연하시기도 했고, 유럽연합에서 프랑스 대표로 근무하시기도 했습니다. 역시 파워포인트 중심이고 강의 내용은 매년 많이 바뀌지는 않기 때문에 작년 필기를 구할 수 있다면 도움이 많이 됩니다. 유럽에서는 유럽 연합에 대한 관심이 우리나라와는 비교가 안 될 정도로 높기 때문에 세세한 통계나 사실에도 관심을 많이 보이고, 분석 수준 역시 상당히 높은 편입니다. 유럽 연합에 대한 기본 상식을 미리 쌓고 가시기를 권합니다.

 

프랑스어 대형강의 3
Jean-Noel Jeannenney, Histoire Politique: Des Idées, Des Cultures, Des Tempéraments (정치사: 사상, 문화, 구성)
 Jeannenney
교수님은 프랑스의 유명한 역사학자이자 정치인으로 라디오나 TV 등의 대중 매체에도 자주 출연할 만큼 잘 알려진 분입니다. 20세기의 정치철학사상사에서 중요한 파시즘, 극좌파, 유럽의 통합 등의 주제를 다루는데 주제 자체도 생소하고 교수님께서 자주 철학자 혹은 정치인의 인용을 하셔서 외국인 학생들뿐만 아니라 프랑스인 학생들에게도 어려운 수업으로 꼽힙니다.
  저 같은 경우에도 시험 전에는 프랑스인 친구에게 수업의 필기를 빌려서 인터넷으로 다시 강의를 들으면서 정리했는데도 여전히 어려웠습니다. 프랑스 혹은 유럽의 특수한 상황 중심으로 전개되는 강의를 이해하기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기 때문에 이 분야에 상당한 지식이 이미 있는 경우가 아니라면 별로 추천하고 싶지 않습니다.

영어 대형강의 1 
Vincent Tiberj, Manlio Cinalli
Europe and Multicultural Politics(유럽과 다문화 정치)
실제적으로는 각국의 이민 정책에 대한 내용을 중심으로 수업이 전개됩니다. 두 분 다 영어 실력이 원어민 수준이 아니기 때문에 초반에는 적응하는 데 힘들 수도 있습니다. Tiberj 교수님의 경우에는 통계나 연구를 중심으로 기존의 이민 정책 관련 연구를 짚어주시고 Cinalli 교수님은 주로 실제적 상황 및 언론의 태도 등을 다루십니다. 수업보다도 튜토리얼이 더 도움이 된다고 느껴지기도 합니다.

 

프랑스어 소형강의 1 
Maurice Alhadeve,
LIndustrie du Parfum dans le Monde (세계의 향수 산업)
 
유니레버의 향수 제품 분야에서 근무하신 교수님의 입장에서 향수 산업에 대한 관점을 접할 수 있습니다. 수업 교재가 파트리크 쥐스킨트의 <향수>로 돼 있지만 사실은 주로 향수 산업의 마케팅 분야를 전문적으로 다루고 있습니다. 향수 하나를 선택해서 마케팅 전략을 발표하라거나, 향수 전문 매장인 Sephora, Marionnaud 등을 방문하고 보고서를 써오라는 등 재밌는 과제가 있어서 부담스럽지 않게 재밌게 들을 수 있습니다.

 

프랑스어 소형강의 2

 Edwin Zaccai, Franck-Dominique Vivien, Questions de Développement Durable (지속 가능한 발전의 과제들)
 
교수님 한 분은 경제학적인 관점에서, 다른 한 분은 사회학적인 관점에서 지속 가능한 발전의 문제를 다룹니다. 리딩이 있기는 하지만 너무 부담스럽지 않고 코펜하겐 선언문 등 현실적인 문제를 많이 다루기 때문에 시사를 이해하는 데에도 도움이 됩니다.

 

영어 소형강의 1
Fran
çois Briatte, Health care and public health in western democracies (서구 민주사회의 보건정책 및 공중건강) 
 
이 수업을 진행하신 교수님은 2009년 당시 26살이라는 젊은 나이에 벌써 보건 정책 분야의 전문가로 인정받아 국제 회의에 참가하거나 정책 자문으로 일하는 등 아주 능력이 뛰어난 분입니다. 학생들과도 친하게 어울리시고 스스럼없이 의사소통을 하는 편이신데, 연구적인 분야에서 워낙 뛰어나시다 보니 학생들에게도 그만큼의 수준을 요구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수업을 따라가는 것 자체가 힘들지는 않고 언제든지 도움을 요청할 수 있습니다.

 

영어 소형강의 2
Caroline Rolland-Diamand, American Higher Education (미국의 고등 교육)
 1800
년대 후반에서부터 2009년 현재에 이르기까지 미국 고등 교육의 발전 과정을 살펴보고 분석하는 역사 수업입니다. 매주 리딩에 관한 발표와 토론 중심으로 이루어지기 때문에 수업 부담도 크지 않고 누구나 쉽게 참여할 수 있습니다. 중간에 퀴즈 한 번, 기말고사 한 번이 있지만 시험이라기보다는 레포트 형식으로 이루어지기 때문에 역시 부담스럽지 않습니다.

 

영어 소형강의 3
Cristina DAlessandro-Scarpari, African Spaces(아프리카의 공간)
우리나라에서 절대 접할 수 없는 수업 주제이기도 하지만 교수님의 열정과 실력 덕분에 정말 즐겁게 들었던 수업입니다. 아프리카에 대한 내용 중에서도 부제인 African Spaces between Development and Sustainable Development(발전과 지속 가능한 발전 사이의 아프리카의 공간)을 통해서도 알 수 있듯 특히 개발과 발전의 문제에 초점을 맞춥니다. 2010 2학기부터 대형강의로 개설된다고도 들었습니다. 내용 자체도 흥미가 있었지만 우선 아프리카와 관련된 영화 혹은 소설에 관련된 조별 발표를 들은 다음에 그 날의 주제로 넘어가는 형식이었기 때문에 학생들의 흥미 유발에 더욱 큰 효과가 있습니다. 퀴즈도 몇 번 보고 발표나 시험 등도 결코 만만치 않기 때문에 쉽게 따라갈 수 있는 수업은 아니지만 전반적으로 학생들이 무척 열심히 공부하는 분위기이고 교수님 역시 열정을 다하시기 때문에 남는 것이 아주 많습니다.

 

영어 소형강의 4
Didier Chaudet, The Other Muslim World (또 다른 무슬림 세계)
 
흔히들 말하는 이슬람 세계 하면 떠올리는 중동 지역 외에 상대적으로 덜 조명되었지만 결코 중요성에서 뒤떨어지지 않는 중앙 아시아 및 동남 아시아 등의 이슬람 국가들에 대해 배우는 수업입니다. 이 교수님 역시 젊은 나이(29)에도 불구하고 유럽 위원회에서 이슬람 세계 관련 강연을 할 정도로 식견이 뛰어나신 분입니다. 처음에는 유창하지는 않은 영어 발음 때문에 적응이 힘들 수도 있지만 조금만 익숙해지면 엄청나게 넓은 지식과 그와 비견되는 유머 감각에 놀라게 됩니다. 수업 부담도 적은 편이고 즐겁게 들을 수 있는 수업입니다.

 

 

총평: 영어 수업과 프랑스어 수업 사이의 차이점이 좀 두드러집니다. 프랑스어 수업은 수준도 꽤 높고 따라가기도 힘들고 학점도 따기 힘든 반면에 영어 수업은 개론 위주의 내용이 많고 학점도 상대적으로 잘 나오는 편입니다. 하지만 영어 수업의 경우에는 좋은 수업은 정말 좋지만 간혹 강사들의 수준이 검증되지 않은 경우도 있기 때문에 잘 선택해야 합니다. 한국과 달리 교수님들과 친밀한 관계를 유지할 수 있는 것은 가장 큰 장점입니다. 학기가 끝나면 반 대표가 Diner de conf?rence(반끼리의 식사)를 개최하는데, 비록 큰 행사는 아니지만 수업의 격식 차린 분위기에서 벗어나 학생들끼리 혹은 교수님과도 격의 없이 대화하며 친해질 수 있는 기회입니다. 한 학기에 하나의 수업 정도는 자청해서 반 대표를 맡는 것도 즐거운 경험이 될 것입니다.

 

 

2.  외국어 습득 정도

 

처음에 기본적인 수준의 프랑스어라도 습득하고 오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영어 수업만 듣고 가면 1년 내내 프랑스어가 전혀 늘지 않는 경우도 많이 봤습니다. 특히 한국인 학생들의 경우에는 전혀 프랑스어를 모르는 상태에서 오게 되면, 영어에 집중해야 할지 프랑스어를 조금이라도 배워가야 할지 선택의 기로에서 갈팡질팡하다가 결국 영어만 조금 더 늘어서 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물론 영어 실력을 향상시키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왕 프랑스에 온 이상 그 언어를 습득하면 본인을 위해서도 훨씬 도움이 많이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저 같은 경우에는 9월에 학기가 시작하기 전에 7, 8월 두 달 동안 디종이라는 곳에서 어학연수를 했는데 무척 도움이 많이 되었습니다. 한국어를 배우고 싶어하는 학생들이 많지 않기 때문에 언어 교환은 하기 어려운 편입니다. 영어가 자신 있다면 한 번 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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