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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홍O희_University of Westminster_2023학년도 1학기 파견

Submitted by Editor on 6 March 2024

I. 교환 프로그램 참가 동기

저는 오로지 뮤지컬을 보기 위해서 교환을 신청했습니다. 한국에서 뮤지컬을 즐겨보던 저는 문득 뮤지컬의 본고장인 런던 웨스트엔드에서 뮤지컬을 관람하고 싶다는 소망을 항상 갖고 있었습니다. 이를 위해 장기적으로 체류하는 게 좋다고 생각해 교환학생을 고려하게 되었습니다. 또한, 서울대학교라는 환경을 벗어나 낯선 공간에서 수학하는 것도 성장의 밑거름이 될 것 같아 신청하게 되었습니다.

 

II. 파견대학 및 지역 소개

1. 파견대학/지역 선정 이유

런던에 있는 5가지 대학 중 제 성적과 학과 기준에 맞는 학교는 두 개가 있었습니다. 이 중 웨스트엔드에서 가장 가까운 학교라 University of Westminster를 신청하게 되었습니다. 런던 시내까지 걸어서 20분이라는 위치가 매우 마음에 들었기 때문입니다. 또한 기숙사를 제공한다는 점과, 홈페이지 UI가 깔끔하다는 점도 호감을 샀습니다.

 

2. 파견대학/지역 특징

University of Westminster는 크게 4개의 캠퍼스가 있습니다. Harrow 캠퍼스는 런던 Zone 4에 위치해서 중심가와는 멉니다. 나머지 3개의 캠퍼스인 Regent, Marylebone, Cavendish는 모두 Zone 1 런던 중심에 위치해 있으며, 서로 가까이 있습니다. 저는 Regent 캠퍼스에 속하는 Little Titchfield Street 캠퍼스에서 주로 수업을 들었습니다. 런던 중심가라 그런지 동부보다는 치안이 안전한 편이고 너무 관광지만 아니면 소매치기도 없습니다.

그리 오래된 대학은 아니라서 그런지, 전통적인 분위기의 대학은 아닙니다. 건물들도 대부분 신식 느낌이고, 강좌들도 특이한 것이 많았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정치 성향 또한 진보적인 편이라 다양한 학생들을 배려해주려고 노력하는 듯했습니다. 학생 중 이민자, 유학생 비중이 매우 높은 편입니다. 서울대와 비교하자면 수학 학점 수가 매우 적고, 학기가 짧고, 과제도 적은 편이기에 매우 여유로웠습니다.

종합적으로 평가하자면, 런던에서 즐겁게 놀기 위한 목적으로는 위치상으로나 분위기상으로나 최고의 대학입니다만, 깊이 있는 배움을 추구하시거나 전통적으로 위상 있는 대학에서 공부하고 싶은 분께는 추천하지 않습니다.

 

III. 출국 전 준비 사항

1. 비자 신청 절차

저는 한 학기만을 신청했기 때문에 따로 비자 신청 과정이 필요하지 않았습니다. 영국 체류 기간이 180일 이내라면 흔히 무비자라고 부르는 방문자 비자(Visitor Visa)만 있으면 되므로 아무 준비 없이 입국해도 됩니다. 공항에서 여권으로 E-Gate를 통과하면 자동으로 비자가 발급되는 셈입니다. 가끔 여권에 도장이 필요하다는 판단으로 입국심사관 쪽으로 가시는 분들이 있는데, 안 찍어주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합니다.

2. 숙소 지원 방법

기숙사 신청 방법은 파견교에서 메일로 안내가 옵니다. 선착순은 아닌 듯하며, 수강신청 등 Application 절차와 같이 진행이 됩니다. Marylebone Hall, Alexander Fleming Hall, Harrow Hall 3개 있는데, Harrow HallHarrow 캠퍼스에 속하는 과여야만 지원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주 캠퍼스가 런던 중심부에 있다면 Marylebone HallAlexander Fleming Hall이 옵션입니다. Marylebone HallMarylebone 캠퍼스 안에 있고 위치도 런던 중심에 가까우므로 1지망으로 넣어야 좋습니다. 저는 관계자와의 대화에서 기숙사가 무조건 합격할 것이라는 이야기를 듣고 걱정하지 않고 있었는데, 최초 발표 때 떨어져 대기 명단에 올랐습니다. 사설 기숙사를 구하거나 자취방을 구해야 하나 걱정하고 있었는데, 일주일 후에 추가 합격 소식이 와서 한시름 놓을 수 있었습니다. 교내 기숙사 합격이 100% 보장되는 것은 아니니, 이 점 고려하여 지원하시길 바랍니다.

 

3. 파견 대학 지불 비용(student fee, tuition fee, 기숙사 비용 등)

파견 대학에 지불하는 비용은 기숙사 보증금과, 기숙사 비용이었습니다. 기숙사 보증금은 250파운드였는데, 기숙사 합격 메일이 온 후 단시간 내에 내야 합니다. 카드로 결제하거나, 해외 송금을 하는 방법이 있었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저는 해외결제가 가능한 신용카드로 냈습니다. 이 보증금은 파견이 종료된 이후 다시 돌려줍니다. 기숙사 비용은 4500여 파운드(한화 700만원 이상)으로 매우 비쌌는데, Baker Street 바로 옆인 위치이다 보니 납득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다만 경제적 부담이 상당하므로 여유가 적으신 분은 추천하지 않습니다.

기숙사 보증금에서 50파운드를 차감하는 대신, 침구류를 주는 옵션도 있습니다. 저는 도착하자마자 잠을 자야했기 때문에 이 옵션을 선택했습니다.

 

4. 기타 유용한 정보

최대한 미리 많은 정보를 알아가는 게 좋습니다. 파견 전에 네이버 블로그, 유학 커뮤니티, 교환학생 브이로그 등을 찾아보면서 습득해야, 현지에서 당황하는 일이 적다고 생각합니다. 여행지에서도 무슨 일이 생기더라도 당황하지 말고, 유랑과 같은 여행 카페에서 정보를 찾으면 해결 가능하니 자신감 있게 다니시면 좋습니다.

 

IV. 학업

1. 수강신청 방법

수강신청은 기숙사 신청과 함께 Application에서 이루어집니다. 이 단계는 선착순이 아닙니다. 다른 학교와 달리 자신의 과 내에서만 신청 가능하므로, 원하는 과목을 듣기 위해서는 그에 맞는 과를 먼저 신청하는 것이 중요할 듯합니다. 레벨이 4~6 정도 존재하는데, 레벨 4가 학부 1학년 수준으로 가장 편합니다. 수강신청 전에 알 수 있는 정보는 간략한 강의계획서가 다입니다. 과목명과 소개 정도만 나와있는 정도라 이 단계에서 일정이나 공강을 고려해서 짜기는 어렵습니다. 수강신청은 주요 희망 과목 1~3지망과 보조 희망 과목 1~3지망을 고르게 되어있습니다. 1~6지망을 선택하는 거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이렇게 지망 과목을 제출해 놓으면 학기 시작이 임박해서 시간표가 나옵니다. 수업 개/폐강 여부에 따라 배정이 되는데 웬만하면 지망 과목 안에서 이루어지는 것 같습니다.

다만 수업 시간이나 요일이 마음에 들지 않을 수 있는데, 이때는 개강 일주일 내로 이루어지는 수강정정 기간을 활용해야 합니다. 서울대의 합리적이고 신속한 수신변경 시스템과는 매우 반대되는 답답한 행정 처리의 연속이니 각오하셔야 합니다. 새로 신청하고 싶은 과목이 Application 때 지망한다고 제출한 6과목 안에 있다면, 과에 맞는 Registry에 예약을 하셔야 합니다. 신청하는 학생이 많아 일정이 밀릴 수 있으므로 신속하게 예약하시는 게 중요합니다. Registry 사무실에 가 A과목을 빼고 B과목을 넣고 싶다고 이야기해야 합니다. 그러면 B과목을 신청해주거나, 인원이 다 차서 불가능하다는 이야기를 듣게 됩니다. 참고로 수강인원은 Student Record Portal에서 과목 검색을 해야 확인할 수 있습니다. 또한, 기존에 지망한 6과목 외의 과목을 신청하고 싶어하면 Registry가 아닌 자신의 Academic coordinator를 찾아가라는 이야기를 듣습니다.

제가 이 경우였으나 Academic coordinator가 매우 바빠 메일을 일주일 가까이 읽지 않는 일이 생겼습니다. 또 사전 협의된 6과목이 아닌 다른 과목을 신청하기 위해서는 서울대 측과의 협의가 필요하다는 식으로 이야기를 하는데, 저는 과 조교님의 허락을 받은 메일을 번역, 캡쳐해서 해결했습니다. 그래도 결국 마지막 날에 정정이 이루어져 저는 수목금 공강을 만들 수 있었습니다.

 

2. 수강과목 설명 및 추천 강의

저는 Law School에 지원했기 때문에 법학 관련 과목만 들을 수 있었습니다. 영국은 출석이 의무가 아니고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따로 출석 점수가 없습니다. Univeristy of Westminster는 입실하면 카드로 전자출결을 하긴 하였는데, 성적에 들어가지 않아 결석이 크게 상관 없었습니다.

 

Criminal Justice: Crime and Punishment: 형법과 범죄사회학이 섞여 있는 수업이었습니다. 영국 형법의 내용을 본격적으로 다룬다기보다는 영국 사법 제도의 체계를 배우고 범죄의 원인, 처벌의 종류, 피해자 지원 등의 여러 가지 테마에 따라 진행되었습니다. 1교시는 대형 강의식 수업(Lecture)이며, 2교시는 소규모 그룹(Tutorial)으로 이루어집니다. 보통 매주 있는 과제는 리딩 정도라 큰 부담은 없었습니다. 다만 과제 중에 Tutorial에서 다룬 내용을 네 번 리뷰하는 것이 있어 네 번은 꼭 출석해야 통과할 수 있었습니다. 기말 과제로는 주어진 2개 주제 중 택하여 에세이를 쓰는 것인데, 수업을 들었다면 무난히 쓸 수 있는 정도입니다.

 

People, Culture and Property: 문화인류학과 물권법이 혼합된 수업이었습니다. Seminar 형태로, 수강 인원 수는 20~30명 정도 되고, 매주 다른 교수가 강의를 하는 형식입니다. 호주 원주민과 근대적 부동산법의 충돌을 다룬다거나 하는 등 특이한 주제를 배웠던 기억이 납니다. 과제는 매주 리딩과 기말에 하나인데, 조별 발표입니다. 외국 학생들과 팀을 이루고 소통하는 것이 쉽지는 않았지만, 평가는 개인별로 이루어졌습니다. 학기 말에 팀으로 대답해야 하는 여러 질문이 등장하는데, 각각 그 중 하나를 맡아 발표했습니다. 영어로 발표하는 것이 조금 부담되었지만, 외국에서만 할 수 있는 새로운 경험이었습니다.

 

Law and Social Media: SNS와 법을 다루는 과목으로 잊힐 권리, 사이버 불링, 불법 촬영물 등을 다룹니다. 이 과목도 Seminar 형태이고, 강의와 토론이 혼합된 형태입니다. 과제는 매주 리딩과 기말에 조별 팟캐스트를 녹음해 제출하는 것이었습니다. 한 사람 당 1~2분 정도 녹음해 크게 부담되지는 않았습니다. 다만 일정을 조율하고 팟캐스트를 편집하는 과정이 조금 번거롭습니다.

 

3. 학습 방법

서울대와 비교하면 매우 널널한 편이기에, 조금만 성실히 한다면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다만 자신의 과에 맞는 인용법을 미리 알고 가면 조금 더 편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한국에서 배운 영어 인용법과는 또 다른 체계가 존재하기 때문에, 이를 익히는데 시간이 조금 걸렸습니다.

 

4. 외국어 습득 요령

영어를 습득하는데 있어서 한 가지 유의할 점은, 특히 런던의 경우에 우리가 아는 영국식 발음’, 즉 용인발음을 들을 일이 별로 없다는 것입니다. 매우 많은 나라에서 온 이민자가 공존하는 곳이기 때문에, 처음에는 액센트를 알아듣는 일이 어렵습니다. 저의 경우 몇몇 교수님들도 그리스계였기 때문에 마치 사투리를 해독하듯이 수업을 들었던 기억이 납니다. 이 점 유의하면서 유튜브에서 다양한 런던 액센트를 찾아 익숙해지시면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5. 기타 유용한 정보

영국의 특이한 제도로, Mitigating Circumstances Claim이 있습니다. 개인 사정이나 질병 등의 이유로 과제를 기한 내에 제출하지 못할 경우, 데드라인을 일주일 정도 연장해주는 제도입니다. 과목 당 한 번은 증빙 없이 사용할 수 있으며, 두 번째부터는 까다로운 서류 증빙이 필요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재시행이 어려운 시험이나 발표는 불가능한 것으로 알고 있지만, 과제를 하는 도중 부담이 된다면 잘 알아보고 유용하게 사용하시면 좋을 것입니다.

 

V. 생활

1. 가져가면 좋은 물품

현지에서 자취 물품을 내놓는 한국인에게 짐을 넘겨받으면 매우 경제적입니다. 유학 커뮤니티 등을 살펴보면 찾을 수 있습니다. 대부분의 물건은 아마존에서 손쉽게 구할 수 있어 짐이 많다면 꼭 가져가야 할 물건을 별로 없습니다. 전기장판, 밥솥, 쇠로 된 수저, 상비약, 돗자리 등이 있으면 좋습니다. 또 영국은 쌀쌀한 봄 가을이 긴 편이라 간절기 옷이 많으면 오래 입을 수 있습니다.

 

2. 현지 물가 수준

런던 물가는 매우매우매우 비쌉니다. 보통 파운드 물가에 맞게 1.5배라는 말이 많은데, 최근 영국 물가가 전체적으로 올라 2배 가까이 되는 것 같습니다. 특히 인건비가 높아 노동력이 들어가는 외식, 교통, 미용실 등이 한국의 2~3배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외식을 하면 10~20%Service charge가 자동으로 추가되어 기본 3만원 이상이 됩니다. 이미 봉사료가 포함되어 있으므로 팁이 필수는 아닙니다. 교통비도 버스 한 번 탈 때 3천원, 지하철 한 번에 5천원 정도로 매우 비쌉니다. 기차도 마찬가지입니다. 오히려 뮤지컬은, 한국보다 싼 가격에 좋은 자리에 볼 수 있는 기회가 많습니다. 장바구니 물가라고 하는 마트 물가는 한국보다 싼 편입니다. 어느 마트를 가느냐에 따라 다르지만, 어디서나 2파운드짜리 포도 한 송이, 4파운드 등심 스테이크를 구할 수 있습니다. 물가가 비싼만큼 할인 받는 팁이 많은데, 아래에서 설명하겠습니다.

 

3. 식사 및 편의시설 (식당, 의료, 은행, 교통, 통신 등)

기숙사에 학생식당이 있지는 않은데, Marylebone Hall 로비에는 작은 카페가 있습니다. 영국에서는 샌드위치+간식(감자칩이나 초코바)+음료를 합친 세트를 Meal Deal이라고 해서 TescoSainsbury’s 같은 마트/편의점에서 할인해서 팝니다. 학교 카페에서도 이 Meal Deal을 저렴하게 판매하므로 유용합니다. 또한 아침에는 무료로 오트밀을 제공하므로 아침을 드실 분은 적극적으로 활용하시기 바랍니다. 런던 도심에 위치한 만큼 온갖 프랜차이즈부터 고급 식당까지 있습니다. 특히 Marylebone Campus 옆의 Baker Street에는 식당이 아주 많습니다. 영국 음식이 악명이 높은데, 그 악명이 사실이므로 몇 번의 시도 후에는 중국, 인도, 베트남, 태국 요리 등 다른 나라 음식을 찾게 됩니다. 영국에는 한국의 스타벅스와 김밥천국을 합친 것보다 많은 체인으로 Pret이 있습니다. 커피와 차, 샌드위치 등을 파는 가게인데, 구독제가 존재합니다. 한 달에 25파운드(첫 달은 반값)를 내면 하루에 음료 5개까지 마실 수 있는 요금제라서 커피를 많이 마신다면 한 번쯤 사용해 보시기 바랍니다.

영국에서 의사를 만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입니다. 특히 비자 없는 외국인 학생으로서는 더더욱 그렇습니다. 영국 공공 의료인 NHS는 예약을 잡기가 매우 어렵고, 예약 없이 Walk-in 할 수 있는 사립 병원은 매우 비싸다고 들었습니다. 교환교에서 준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미리 가장 가까운 공립 병원 GP(일반의)에게 자기 정보를 등록해 놓으라고 했습니다. 이에 맞게 신청했는데 몇 달이 지나도록 소식이 없어 의사를 만난 적은 없습니다. 이러한 상황 때문인지 영국은 약국이 매우 발달했습니다. Boots 같은 드러그스토어에 간단한 상비약부터, 한국에서는 전문의약품으로 취급되는 약도 팔고 그 가격도 매우 저렴합니다. 예를 들어, 타이레놀(파라세타몰) 16알에 800원 정도 합니다. 매우 심각하게 아플 것은 대비하여 여행자 보험/해외 장기 체류 보험은 필수지만, 웬만하면 의사를 보기보다는 약국의 약으로 해결하게 됩니다. 가끔 우리나라에 있는 약이 없는 경우도 있으므로, 자주 쓰는 상비약은 챙겨가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요즘 트래블로그나 트래블월렛 등 외화 선불 충전 카드가 아주 잘 되어 있어, 현지 은행이 필수인 것은 아닙니다. 또 영국은 거의 현금 없는 사회로 정착되어, 카드만 받는 곳이 더 많습니다. 다만 유럽은 식당에서 따로 결제하는 것이 활성화되어 있지 않아서, 따로 결제한다고 하면 거절하거나 혹은 금액을 반 잘라서 청구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때문에 친구와 외식하고 정산하는 경우가 많을 것 같다면 송금을 하기 위해서 은행이 필요한 경우가 있습니다. 대부분 인터넷 은행인 Monzo를 시도하는데, 비자나 여권에 도장 없이 가입할 수 있는 유일한 인터넷 은행입니다. 다만 복불복으로 가입이 거절되는 경우가 있는데, 제가 바로 이 케이스였습니다. 그래서 저는 기숙사에서 제일 가까운 Lloyds Bank의 계좌를 개설했습니다. 학교 포탈에서 Bank Letter라고 하는 신분/주소 증명 서류가 있는데, 이것과 여권을 들고 가면 비교적 빠르게 계좌를 만들어 줍니다. Bank Letter가 있다면 HSBC, Barclays, Natwest, Santander보다 수월하게 개설 가능합니다. 또 출국하기 전, 한국 은행 앱에 미리 로그인과 비밀번호 설정 등을 해 놓고 가야 낭패를 보지 않습니다. 공인인증서도 꼭 발급받고 가시길 바랍니다.

교통은 오이스터 카드가 아니라 트래블로그나 트래블월렛을 이용해도 됩니다. 지하철을 우리나라처럼 탈 때와 내릴 때 모두 태그하지만, 런던 버스는 하차 태그가 없습니다. 다른 지역(Brighton )에서는 하차 태그가 있었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지역 별로 다르니 미리 잘 알아보시고 사용하면 됩니다. University of Westminster에 오신다면 걸어서 통학이 가능하므로 Student Oyster Card는 쓸모 없고 비싸기만 하니 만들 필요 없습니다. 여행을 할 때 기차를 많이 타게 되거나, 공항철도를 이용하게 된다면 Railcard를 발급받는 게 좋습니다. 여러 종류가 있는데 16-25가 적절합니다. 30파운드를 내면 1년간 철도 요금을 33% 할인해 줍니다. 두세 번만 기차를 타도 이득이니 웬만하면 사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영국 히드로 공항에 도착하자마자 기차를 타고 숙소에 갈 계획이라면 한국에서 디지털로 발급받아 가는 게 좋습니다. 이 만약 이 Railcard와 오이스터 카드가 있다면, 둘을 결합해 지하철도 할인받을 수 있습니다. 지하철 역무원에게 “I want to connect my railcard with my oyster card.”라고 하시면 알아서 처리해 줍니다. 이렇게 되면 출퇴근 시간이 아닌 시간에 지하철을 타면 대략 1파운드 정도가 할인됩니다. 지도 앱으로는 구글 맵이랑 Citymapper를 사용했습니다. 기차 예매는 현장에서 하기보다는 Trainline이라는 앱에서 싼 표를 미리 끊는 게 좋습니다.

통신은 대부분 giffgaff라는 알뜰폰 통신사를 씁니다. 10파운드에 20기가 정도로 가격이 매우 저렴하고, 한국까지 유심 배달이 되므로 보통 출국 전에 유심을 받아 영국으로 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데이터는 영국임을 감안하면 잘 터지는 편인데, 영국은 건물 지하나 지하철에서는 아예 인터넷이 없습니다. giffgaff 앱에서 데이터 잔여량을 확인하거나, 계약 없이 한 달 단위로 요금제를 바꾸거나 종료할 수 있어 유용합니다. 다만 EU 내 로밍이 한 달에 5기가로 제한되어 있어, 여행 갈 때는 요금을 더 충전해야 할 때도 있습니다. 또한 스위스 같이 EU가 아닌 나라에서는 안 터진다는 말도 있었습니다. 저는 마지막 달에 영국 밖에서 장기간 여행을 했기 때문에 giffgaff를 정지하고 해외 로밍 데이터가 더 많은 Lebara로 갈아탔습니다. 한국 번호는 정지시켜놓고 출국했는데, 나중에 한국 문자 본인 인증이 안 되어 불편했던 적이 몇 번 있습니다. 다른 친구들은 한국 번호를 매우 저렴한 알뜰폰 요금제로 바꿔 가는 경우도 있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기숙사 지하에 빨래 시설이 있는데, 유료입니다. Circuit이라는 앱을 통해 결제하는 방식인데, 세탁 한 번이 3파운드 이상, 건조 한 번이 1파운드 이상으로 비싸지만, 영국 어디나 그렇다고 합니다.

 

4. 학교 및 여가 생활 (동아리, 여행 등)

University of Westminster에는 스포츠 동아리들이 많습니다. 하지만 학교 측에서 동아리 소개제 같은 것을 하지는 않기 때문에, 스스로 알아보고 연락해 가입해야 합니다. 저의 경우 스케이트 동아리에 한 두 번 나간 적이 있습니다.

저는 주로 여가를 본 목적인 뮤지컬로 보냈습니다. 뮤지컬은 예매할 수 있는 경로가 무척 많은데, 대부분 뮤지컬마다 있는 공식 홈페이지에서 예매하거나, Todaytix라는 앱을 이용합니다. 정가로 예매를 할 때에는 공식 홈페이지에서 예매하는 것이 수수료도 가장 적고 저렴합니다. London Theatre Direct, London Official Theatre 같은 사이트는 이름만 번지르르하지, 수수료를 많이 붙여 파는 곳이니 피합시다. Todaytix의 가격도 수수료가 붙어있는 가격이지만, 다른 사이트보다는 덜하며 할인 행사를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London Theatre Week라는 기간에는 많은 뮤지컬이 할인을 해 이때 예매하는 것이 좋습니다. Lottery, Daily Dozen, Rush Tickets처럼 매우 싼 표를 구할 기회도 많으므로 노려보시기 바랍니다. Lottery는 말 그대로 응모를 해서 당첨이 되면 좋은 자리를 매우 싼 가격에 볼 수 있는 이벤트입니다. 저는 해리포터 연극 로터리에 당첨되어 1열을 40파운드에 본 적이 있습니다. Daily Dozen이나 Rush Ticket은 당일 표를 매우 싼 가격(30파운드 정도)에 구할 수 있는 이벤트입니다. 자리를 고를 수는 없으나, 말도 안 되는 가격으로 좋은 자리가 선정되는 경우가 있으니 여러 번 시도해 보시기 바랍니다. Todaytix 내 이벤트 말고도 각 뮤지컬 공식 사이트마다 독자적으로 이벤트를 하는 경우가 많으니 확인하고 예매하시면 좋습니다.

여행을 할 때, 주로 저가항공인 Ryanair를 이용했습니다. 저렴한 만큼 불편하고, 수하물 규정이 매우 까다롭고 추가하는 것마다 비용이 들기는 하지만, 그래도 너무나 저렴해 사용할 수밖에 없습니다. 모든 예약은 미리 할수록 좋고 쌉니다. 호텔 예약은 꼭 가장 대중적인 Booking.com을 이용하는 게 좋습니다. 한국에서처럼 아고다 같은 앱을 사용하다가 호텔 측에서 통보 없이 취소당한 경우를 보았습니다. 유럽 전역이 기차가 매우 비싼 편이라, Flix Bus라는 저가 버스를 사용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기차로 가면 50유로인 곳을 20유로에 간다거나 하는 식으로 활용할 수 있습니다.

 

5. 안전 관련 유의사항

University of Westminster는 상대적으로 치안이 좋은 편입니다만, 해가 지고 나면 노숙자와 술 취한 사람이 많아 조금 무서울 수 있습니다. 특히 자정이 넘어서는 밖에 있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런던 동부와 남부가 더 치안이 나쁘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제가 안전을 지키기 위해 했던 것은 술을 너무 많이 마시지 않는 것입니다. 술에 취하면 범죄의 표적이 되거나 시비를 걸릴 수 있다는 얘기를 들어 최대한 취하지 않으려고 노력했습니다. 소매치기의 경우, 길거리에서는 관광객이 많은 다리나 광장에 종종 있습니다. 특히 꽃을 나누어주는 집시는 꽃을 건네받는 사이에 가방이나 지갑을 훔쳐가므로 무시하도록 합시다. 특이한 분장을 하고 같이 사진 찍자는 사람도 나중에 돈을 달라고 요구하므로 무시하도록 합니다. 식당 같은 곳에서 핸드폰이나 지갑을 식탁에 올려두는 행위도 위험하고, 코트를 다른 곳에 걸어놓는 것도 표적이 될 수 있습니다. 현금 사용이 매우 줄어 지갑을 노리는 경우는 훨씬 덜한 반면, 고가의 핸드폰을 노리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오토바이를 타고가면서 날치기 해가는 경우도 있다고 하니 걸을 때 핸드폰 사용을 자제하는 것이 좋습니다. 이어폰도 지리에 익숙해지기 전에는 걸을 때 끼지 않는 것을 추천합니다.

 

6. 기타 유용한 정보

영국은 물가가 비싸므로 할인받을 수 있는 부분이 많습니다. 일단 Unidays라는 앱을 깔아 학교 이메일을 인증하면, 각종 학생 할인 목록이 뜹니다. 또한 일반적인 식당도 학생 할인이 있는 경우가 많은데, 요청하지 않으면 적용해주지 않으므로 꼭 물어보는 게 좋습니다. 또한 인터넷에서 결제하는 경우 할인 코드가 있는 경우가 많아 미리 검색해 보고 나온다면 꼭 적용받아 할인받도록 합시다. 또 학생 인증이 되면 amazon prime 학생 멤버심을 6개월간 무료로 사용할 수 있습니다. 무료 배송과 프라임 비디오, 프라임 뮤직의 혜택이 있으니 가입하면 유용합니다.

 

. 교환학생 프로그램을 마치는 소감

저는 교환학생을 무척 즐겁고 행복하게 보냈습니다. 의무와 책임에서 벗어나, 시간을 여유롭고 마음대로 쓰면서 자유로움을 느꼈습니다. 또 타지에서 홀로 지내고 모든 것을 스스로 해결하면서 자신감이 늘었습니다. 마치 세계 어느 곳에 떨어져도 잘 헤쳐나갈 수 있을 것 같은 느낌을 받았습니다. 물론, 하고 싶은 모든 것을 경험하지는 못해 아쉬움도 남지만, 이러한 아쉬움이 또 다음을 기대하게 만듭니다. 이처럼 교환은 외국에서 산다는 점에 다른 경험과는 질적으로 큰 차이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여유가 되시는 분들을 꼭 다녀오셨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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