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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유O령_Autonomous University of Madrid_2023학년도 2학기 파견

Submitted by Editor on 6 March 2024

I. 교환 프로그램 참가 동기

스페인어를 배운 지 5-6년이 되어가는 시점이었지만 스페인을 여행조차 가본적이 없었고, 스페인에 가서 직접 살아보며 문화를 경험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한국에서 스페인어 원어민 친구와 직접적으로 소통할 기회가 거의 없었고, 지금까지 쌓아온 스페인어 실력을 점검하고 싶다는 욕구가 늘 있었습니다. 교환 프로그램은 대학교 수업을 듣고, 과제를 하며, 시험을 본다는 점에서 스페인어 실력을 향상하기 좋은 기회로 다가왔습니다. 단순히 스페인어 공부를 하는 것에서 나아가 다양한 주제로 심화 공부를 할 수 있다는 점에서 다른 어학연수보다 매력적으로 다가왔고, 무엇보다 특정 집단에 명확히 속할 수 있다는 점에서 더 안전한 환경과 보호아래 문화를 경험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하였습니다.

무엇보다 저는 서어서문학과였기 때문에 이미 스페인으로 교환 학생을 갔다온 선배들과 동기들이 많았고, 이런저런 경험담과 조언을 가까이서 들을 수 있었기 때문에 이 프로그램이 더욱 친근하게 다가왔던 것 같습니다. 또한 모두가 만족스럽게 교환생활을 했고, 한국에 돌아오고 싶은 생각이 하나도 들지 않을정도로 행복했다고 말했기 때문에, 지금 돌이켜 생각해보니 교환생활의 힘들거나 어려운 점, 혹은 부정적인 면에 대해서 현실적인 고민을 더 해보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이 글을 읽고 계신 분들에게 꼭 드리고 싶은 말은, 바로 ‘교환학생’에 대한 현실과 이상의 괴리가 크다는 것입니다. 본인이 그리고 있는 교환 생활이 어떤 모습인지 떠올려보고, 그런 이상이 완전히 무너질 수 있다는 것을 꼭 염두에 두고 진지하게 고민을 해볼 것을 추천드립니다. 아래 본문에서 제가 생각한 교환학생의 장점과 단점을 더욱 자세히 설명드리겠습니다.

II. 파견대학 및 지역 소개

저는 마드리드 자치 대학교(Universidad Autónoma de Madrid, 이하 uam)를 파견대학으로 최종 지원했습니다. 사실 저는 서류를 제출하기 전 날까지만 해도 살라망카 대학교가 1순위였습니다. 살라망카 대학교는 전통이 유구한 대학교일 뿐만 아니라, 한국인학과가 존재하는 학교이기 때문에 한국어를 배우고 싶어하는 스페인 현지 친구들과 언어교환이 수월할 것 같다는 측면에서 지원하고 싶었습니다. 살라망카 대학교가 이러한 장점을 가진 것은 맞지만, 도시가 그렇게 크지 않다는 점에서

조금 망설여졌습니다. 한국에서 쭉 서울에 살았던 저였기 때문에, 스페인에서도 수도인 마드리드에서 사는 것이 적응하기 더 쉬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고, 수도에서 공부한다는 것 자체가 저에게 의미가 있다고 느껴져 1순위를 마드리드 자치대학교로 변경하였습니다. 또한 앞선 학기와 그 이전 학기에 동기들과 선배들이 이 학교에서 공부를 했기 때문에 저에게 더욱 친숙하게 다가온 것도 있습니다. 같은 학교에서 이미 공부를 했었던 사람들의 경험과 조언은 초반에 지원 단계에서 관련 서류를 준비할 때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기본적으로 3명까지 지원을 받는 것으로 알고있고, 적어도 2명은 파견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예외적으로 제가 교환 프로그램에 참여했던 23학년도 2학기에는 마드리드 자치대학교로 저 혼자 파견되었고, 이미 공부를 했던 동기들과 선배들도 한국으로 돌아온 상태였기 때문에 제가 스페인에 도착했던 8월, 저는 아는 사람이 한 명도 없었습니다. 특정한 곳을 여행하기 위해 계획해둔 것이 아니라면 출국을 서두를 필요가 없다는 것을 강조하고 싶습니다. 9월 첫째주에 교환학생들을 위한 웰컴데이가 있었고, 그 다음주 월요일에 학기가 시작되었기 때문에 웰컴데이 전까지 친구를 사귈 방법이 딱히 없었습니다.

여기서 스페인에 대한 환상이 한 번 크게 깨졌습니다. 솔직히 말해서 저는 스페인에 대한 엄청난 환상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모두가 밝고 긍정적일 것이며, 외국인에게 우호적일 것이며, 언제 어디서든 스몰토크를 하며 친구를 쉽게 사귈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스페인 사람, 나아가 유럽 사람들에 대한 일종의 스테레오타입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러나 제가 겪은 마드리드 사람들은 생각보다 차가웠습니다. 그리고 저는 Plaza Mayor 바로 옆, 관광지의 중심에서 살았기 때문에 더더욱 ‘이웃’이라는 개념이 존재하지 않았습니다. 마트에서도 따뜻하게 인사해준다기보다는, 오히려 외국인인 저에게 호의적이기 않은 사람들이 더 많았던 것 같습니다. 저에겐 모두 새롭고 신비한 공간이지만, 그들에겐 지겨운 일상의 공간일 뿐이라는 것을 깨달았을 때 그 괴리감에 적응하기 힘들었습니다.

또한 호의적이지 않은 것을 떠나 가끔은 동양인인 저에게 적대적인 태도를 보이는 사람들도 있었습니다. 교환 학생 생활을 하시며 물론 사람마다 편차는 존재하겠지만 인종차별을 겪게되실 확률이 높습니다. (그러나 이는 마드리드 뿐만 아니라 다른 지역도 마찬가지입니다.)

개강을 하고 학교를 다니며 두 번째 환상이 깨지게 됩니다. 그건 바로 생각보다 현지인 친구를 사귀는 것이 힘들다는 것입니다. 현지인 친구들은 이미 자신이 속한 무리가 있고, 한 학기 혹은 길어봤자 1년 뒤에 떠날 외국인 친구를 굳이 사귈 필요성을 느끼지 못합니다. 한국 문화, 그리고 동양 문화에 관심이 있는 친구라면 호기심을 가지고 친해지고 싶어하지만, 그렇지 않다면 정말로 친구가 될 필요를 못 느끼는 것 같았습니다. ESN이라는 단체에서 교환학생들을 위해 여러가지 활동을 진행하고, 그 활동의 봉사자들은 기본적으로 다양한 문화권의 사람들과 소통하고 싶다는 마음을 가지고 활동에 참여하는 것이기 때문에 기타 일반 학생들보다는 호의적이고 열린 마음으로 교환학생들과 친구가 되기는 하지만, 활동 시 대부분의 경우 현지인은 현지인끼리, 교환학생은 교환학생끼리 어울리게 됩니다. (또 교환학생 그룹은 크게 영어를 사용하는 그룹, 스페인어를 사용하는 그룹으로 나뉩니다.)

물론 친절하게 다가와주는 사람들도 많았고, 좋은 현지인 친구들도 많았지만 지나친 환상을 가지고 간 저로서는 조금 충격적이었습니다. 와닿지 않으실 분을 위해 제 실제 경험을 하나 말씀드리겠습니다. 학기 초 이런 분위기를 몰랐던 저는 현지인 친구를 사귀고자 하는 의욕으로 가득차 있었고, 강의실 앞에서 같은 수업을 기다리는 현지인 친구에게 밝게 인사하며 말을 걸었습니다. 혹시 그쪽도 교환학생인가 물었더니 아니라고 대답을 했고, 저는 ‘아, 그래? 나는 교환학생이야!’이런식으로 대화를 이어나갔는데 그 친구는 그냥 어색한 웃음을 지으며 저를 무시했습니다. 그 당시에는 그런 반응

이 처음이었기 때문에 더욱 당황하였는데, 지금 생각해보니 그 친구의 입장이 이해가 갑니다. (저희 같은 경우도 서울대학교에서 수업을 듣다가 갑자기 어떤 낯선 사람이 겹강이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스몰토크를 하는 것이 굉장히 어색하잖아요? 마드리드 대학교라고 해서 딱히 다른 게 아니더라고요..물론 그 학생의 개인적인 성향 때문에 그런 반응을 한 것일수도 있지만, 어쨌든 생각보다 현지인친구들이 교환학생 친구들에게 무조건 호의적이지 않다는 것과, 다가오는 경우도 많이 없으며 먼저 다가간다고 하더라도 마음이 통하기가 어려울 수 있다는 점을 말씀드리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처음에는 살라망카 대학교로 가지 않은 것이 약간 후회되었습니다. 아무래도 한국어를 배우는 학생들이라면 자연스레 저와 친해지고 싶을 것이고, 현지인 친구를 사귀기 조금 더 쉬울 거라고 생각을 했기 때문입니다. 파견 지역이 생각보다 마음에 들지 않아 후회를 하게 되실 수도 있고, 이미 후회 중이신 분들도 계실 것 같습니다. 그러나 그건 오직 본인의 잘못된 선택으로 인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지나친 자책은 하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또한 이미 선택한 지역을 바꿀 수도 없는 것이기 때문에, 이미 돌이킬 수 없는 선택을 후회하기 보다, 본인이 선택한 학교와 지역을 더욱 사랑하는 방향으로 마음가짐의 방향을 바꾸시길 추천드립니다. (최대한 정을 붙이는 것이 앞으로의 생활과 정신건강에도 좋습니다.)

초반에 마드리드에 정을 붙이기 힘들었던 것이 사실이지만, 지금 모든 것이 끝난 시점에선 마드리드를 선택하길 정말 잘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조금 부정적인 면을 많이 나열한 것 같은데, 지금부터는 마드리드를 선택하면 좋은 점에 대해서 말씀드리겠습니다. 우선, 마드리드에는 즐길 곳이 많습니다. 사람마다 ‘즐긴다’는 개념은 다를 수 있는데, 그 다른 욕구를 보편적으로 충족시켜주는 곳으로는 마드리드만한 곳이 없다는 생각이 듭니다. 마드리드에는 맛있는 브런치와 케이크, 커피 혹은 음료를 파는 카페가 정말 많습니다. 이게 도대체 왜 장점이냐고 물으신다면, 다른 지역엔 생각보다 이런 곳이 많이 없습니다... 이름이 널리 알려진 도시 같은 경우에도(예: 바야돌리드, 살라망카 ... ) 생각보다 이런 느낌의 카페가 잘 없습니다. (심지어는 스타벅스가 없는 지역도 꽤 있었습니다...) 커피를 파는 곳이 있다고 하더라도, 바(bar)와 합쳐진 느낌인 곳이 많았고 디저트나 커피만을 다루는 곳이 생각보다 많이 없었습니다.(거의 없다고 보시면 됩니다.) 그러나 마드리드는, 특히 센트로(centro)에는 정말 맛있고 분위기도 좋은 카페가 정말 많았습니다. 또한 박물관, 혹은 도서관뿐만 아니라 영화관, 극장, 디스꼬떼까, 공방(taller)등 다양한 장소가 존재하기 때문에 다양한 여가생활을 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친구들과 함께 시간을 보낼 때에도 선택지가 많았고, 함께 새로운 장소에 가보거나 하는 식으로 약속을 재미있게 계획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한국이 정말 재밌는, 놀기 좋은 곳이구나 다시 한 번 깨달았습니다.)

III. 출국 전 준비 사항

비자인터뷰 신청은 꼭!! 미리 하시길 바랍니다. ’아직 하나도 안 알아봤는데요? 서류 하나도 준비 안 했고, 무슨 서류가 필요한지도 모르는데요? 어느정도 준비하고 인터뷰를 신청해야하는 거 아닌가요?‘라고 생각하실 수 있지만, 다 준비하고 나서 인터뷰를 신청하면 늦습니다. 여기서 늦는다는 말은, 출국 전에 비자를 받아야하고, 비자를 받으려면 최소 3주 정도 걸리는데, 비자가 출국예정일 전까지 나오지 않을 수 있다는 말입니다. 따라서 교환학생을 가기로 마음을 먹었고, 파견국과 도시가 확정되었다면 바로 스페인 대사관 홈페이지에 들어가 인터뷰를 신청하시길 바랍니다. 비자 인터뷰 날짜만 잘 신청하고 비자만 잘 받아도 솔직히 교환 생활을 준비함에 있에서 큰 문제가 발생활 확률이 현저히 줄어듭니다.

그리고 비자 준비가 워낙 악명 높았기 때문에, 저는 주변인들의 조언에 따라 비자 서류 준비를 도와주는 어학원에 연락을 하여 준비하였습니다. 만약 본인이 서류 작업을 잘 못한다거나, 문서 정리에 취약하다면 어학원의 도움을 받을 것을 추천합니다. (개인적으로 준비 단계에서 가장 잘했다고 생각하는 일 중 하나입니다.)

uam의 경우 몇 종류의 기숙사가 있었던 것 같은데, 저는 두 가지 이유로 기숙사를 신청하지 않았습니다. 첫번째는, 바로 너무 비싸다는 것입니다. 제 기억으로는 한달에 거의 200만원이었고, 도서관, 스터디룸, 체육관 등의 시설을 이용할 수 있다는 점이 메리트로 다가왔지만 앞서 언급한 세 가지 시설은 마드리드에도 얼마든지 있는 시설이기 때문에 굳이 기숙사를 신청할 필요를 느끼지 못했습니다. 두번째는 바로 캠퍼스의 위치 때문인데요, uam의 경우 센트로부터 제법 멀리 떨어져있고, 학교 근처에 정말 아무것도 없기 때문에 (장을 보기도 마땅치 않은 주변 환경) 친구들과 약속을 잡기에 애매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센트로 중에서도 핵심 중심가에 산다면 가격뿐만 아니라 소음으로 힘들 수도 있습니다. 저같은 경우 Plaza Mayor 바로 옆에 살았기 때문에 밤에도 시끄러웠고, 무엇보다 사이렌 소리가 정말 많이 울려 초반에는 이어폰을 꽂고 자야할 정도였습니다. (저는 잠귀가 밝은 편이 아니며, 그리 예민한 사람이 아님에도 소음 문제로 힘들었습니다.) 그래도 Sol 역과 도보 8분 거리에 위치한 곳에 살았기 때문에 친구들을 만나거나 여행을 할 때(바라하스 공항, Atocha 역, Príncipe Pio 등) 기차역이나 공항으로 이동하기가 편리했습니다. 또한 2024년 1월부터는 Cercanías 공사가 끝났기 때문에, Sol부터 Canto Blanco까지 C4를 탑승하면 환승없이 약 30분만에 학교에 갈 수 있기 때문에, uam에서 공부하실 분들께 Sol 근처에 사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만약 Retiro 공원과 조금 더 가까운 곳에서 살고 싶다면 Atocha역 근처에서 사시는 것도 추천드립니다.

또한 조금 시끄럽더라도 번화가 쪽에 사시는 것을 추천드리는데, 그래야 이른 아침 학교에 가거나 혹은 밤 늦게 집에 들어올 때 주변에 늘 사람이 있기 때문에 훨씬 더 안전합니다. (그러나 길거리에 취한 사람이 길거리에 돌아다니며 가끔 동양인을 상대로 시비를 걸 수 있기 때문에, 너무 늦은 시간에 혼자 외출하는 것은 그리 추천하지 않습니다.)

IV. 학업

수강신청이 선착순이긴하나, 한국만큼 빡세지 않기 때문에 마감 시간 전까지만 신청을 한다면 큰 문제가 있지 않습니다. 또한 주의할 점은, 한국 기준 1학기는 스페인의 2학기에 해당하기 때문에, 수강 신청 전 강의계획서를 알아보거나 수강신청 시 유의하시길 바랍니다.

저 같은 경우 Literatura Española de Renacimiento y Barroco (Prosa), Literatura Española Contemporánea, Español como lengua extranejra: Metodología, Lengua Española en Contextos Comunicativos : Pragmática 이렇게 총 4과목을 수강하였고, 모두 스페인어로 수업을 들었습니다.

-Literatura Española de Renacimiento y Barroco (Prosa),

: 이 수업의 로드는 개인적으로 다른 수업보다 조금 더 빡세다고 느껴졌습니다.보고서 2개, 발표 1회, 기말고사. 아무래도 문학수업인지라 개인적으로 읽어가야하는 lecturas obligatorias가 많았기 때문에 더 그렇게 느꼈던 것 같습니다. 교수님의 강의 스타일은 판서 없이 (아주 가끔 지역명이나

학자명을 칠판에 적어주시기는 했습니다.) 준비해오신 종이를 참고하시며(수업이 끝나면 Moodle에 참고 자료를 올려주셨지만, 수업에 참고하면 좋은 자료이지 수업 자료는 아닙니다.) 수업을 진행하셨는데, 중간중간 책의 내용과 대사를 인용하시기 때문에 수업 내용과 책 내용을 바로바로 구분하기가 조금 힘들었습니다. 또한 말하기 속도가 다른 교수님들에 비해 더 빠르신 편이었고, 마이크도 없는데다가 여러 발음을 생략하시는 스타일이었기 때문에 다른 과제나 시험 공부를 하는 것보다 수업을 듣는 것이 힘들었던 것 같습니다. 과제를 하거나 시험을 준비할 때는 여러 참고 문헌을 읽으시며 준비하시는 걸 추천드립니다. 특히 수업시간에 소개해주시는 논문과 교수님께서 쓰신 논문을 읽는다면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많은 걸 배울 수 있었던 수업이었지만, 과정이 힘들었기에 엄청나게 추천드리지는 않습니다.

-Literatura Española Contemporánea

: 이 수업은 교수님 총 3분이서 진행하셨기 때문에, 각각의 교수님 스타일을 빠른 시간 내에 적응해야하는 점이 조금 불편했습니다. 그래도 첫 파트를 맡으신 교수님은 각 시간마다 수업 자료 ppt도 잘 준비해오시고(그러나 moodle에 올려주시진 않습니다. 그래도 자료가 있으면 수업 흐름을 따라갈 때 엄청난 도움이 된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깔끔하고 매끄럽게 수업이 진행되었기 때문에 수업을 들으면서도 ‘아, 내가 스페인어가 모국어였다면 이 강의는 정말 명강이겠다.’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문학에 관심이 있으시다면, 특히 시에도 관심이 있으시다면 추천드립니다. 그러나 스페인 시를 제대로 배우는 것이 처음이었던 저에게는 처음에 낯선 용어가 많아서 조금 어렵게 다가왔습니다.

-Español como lengua extranejra: Metodología

: 스페인어 교직 과목이라고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교수님이 굉장히 친절하셨고 외국인인 학생들을 신경써주시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수업이 ppt위주로 진행되고, 자료를 미리 업로드해주시기 때문에 수업 흐름을 따라가기는 쉬웠습니다. 가끔 Práctica 과제가 있기는 했으나 제출만 잘 한다면 점수를 잘 얻을 수 있는 것 같았습니다. 책을 읽고 그에 대한 3-5페이지 리뷰를 작성하는 보고서 과제가 있었지만 어려운 책이 아니기 때문에 어려움은 없었습니다. 기말고사도 수업을 열심히 잘 들었다면 충분히 좋은 점수를 받을 수 있을 정도의 난이도였기 때문에, 교직에 관심이 있으신 분들에게 추천드립니다.

-Lengua Española en Contextos Comunicativos : Pragmática

: 수업에서 많은 걸 배우고 싶으신 분께는 추천드리지 않습니다. 해당 수업 내용이 끝나면 자료를 업로드해주시는 방식이었고, 교수님은 그 자료를 있는 그대로 읽는 식으로 수업을 하셨습니다. (받아쓰기 연습처럼 느껴질 정도로 있는 그대로 읽습니다.) 마스크를 쓰신 채로 수업을 하셨기 때문에 듣기를 할 때 조금 불편했습니다. 출석 체크를 하지 않고 오직 기말고사로만 성적을 내기 때문에, 이게 장점이라면 장점이겠지만 수업을 빠지지 않고 가는 사람들에게는 오히려 단점처럼 느껴졌습니다.

또한 개강 이후 첫 일주일동안 수강변경 기간인데, 수강 변경은 총 1회만 가능하기 때문에 신중하게 결정하시길 바랍니다. 모든 수업을 들어보고 결정해도 늦지 않기 때문에 급하게 결정하실 필요가 없습니다. 기대했던 수업이 첫 수업을 들어보니 생각보다 별로일 수 있고, 바꾸고 싶었던 수업이 의외로 괜찮을 수도 있으니 말입니다.

스페인에 가기 전 스페인어 공부를 미리 많이 해놓으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저는 스페인어를 잘 할수록 교환학기에서 배울 수 있는 것이 더 많을 것이라 생각하여 7월에 미리 DELE C1 시험을 보고 합격한 채로 교환 학기를 시작했습니다. 굳이 델레를 볼 필요는 없지만, 다양한 방법으로, 특히 스페인어 청해 실력을 향상시켜놓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아무래도 실제 수업과 생활에서는 정제된 스페인어를 사용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깔끔하게 녹음되어 있는 것이 아니며, 교수님들의 스페인

어 스타일이 다 다를뿐만 아니라 여러 번 반복해서 들을 수도 없습니다.) 청해실력이 떨어질 경우 큰 어려움을 겪게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팟캐스트와 같이 깔끔한 녹음본을 들으며 다양한 주제에 대한 청해 실력을 키우는 것도 좋은 방법이며, ott로 다양한 스페인어 컨텐츠를 시청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특히 현지친구들에게 가장 현대, 그리고 실생활에 가까운 스페인어를 사용하는 컨텐츠로 넷플릭스의 엘리트들을 추천해주었습니다. 처음부터 자막없이 보는 것이 어렵다면, 자막을 켠채로 보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V. 생활

Abono joven을 만들 때와 같이 카드를 발급할 경우 증명사진이 있으면 유용한 경우가 있고, 혹시 여권을 잃어버릴 때를 대비하여 증명사진을 여유롭게 4장 정도는 가져가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또 전기밥솥!!!은 무조건 챙겨가는 게 좋습니다. 밥솥이 없으면 밥을 하기 힘들기 때문에 더 안 챙겨먹게 되고, 어쩔 수 없이 사먹게 되는데 마드리드의 경우 마트에서 식료품을 구매하는 것을 저렴해도 식당에서 먹을 시 12-15유로가 들기 때문에 매번 사먹는 것은 부담스럽습니다. 저도 한국에서 요리를 전혀 하지 않는 사람이었는데 밥솥이 있으니 자연스레 밥을 더 잘 챙겨먹게 되었고, 마드리드에는 한인마트가 여러 군데 있기 때문에 집에서 한식을 만들어서 먹기도 편리했습니다. 밥솥을 안 챙겨가면 냄비로 밥을 해야하는데, 그러면 굉장히 번거롭기 때문에 정말 무조건 밥솥을 챙겨가시는걸 추천드립니다.

또 도서관을 적극적으로 활용할 것을 추천드립니다. 학교 도서관뿐만 아니라, 동네에 있는 도서관들 모두 등록이 굉장히 간단하고 책과 영상 자료를 쉽게 빌릴 수 있기 때문에 보다 더 재미있게 스페인어 공부를 할 수 있습니다. 또한 시험기간에 집에서 집중하기 힘드신 분들은 도서관 학습실에서 공부를 하실 수 있기 때문에 (이는 특별한 등록이 필요한 것이 아니고 누구나 사용할 수 있습니다.) 도서관 이용을 적극적으로 추천드립니다.

Ⅵ. 교환학생 프로그램을 마치는 소감

처음엔 적응하기 힘들 수 있더라도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레 친구도 사귀며 다양한 경험을 하실 수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저도 돌이켜 생각해보면, 정말 많이 힘들기도 했지만 그래도 교환학생 프로그램에 참여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지금까지 배웠던 스페인어를 활용하며 사람들과 소통을 하며 정말 재미있었고, 무엇보다 스스로가 많이 성장할 수 있는 계기로 작용했던 것 같습니다. 스페인어로 보고서를 쓰고, 발표도 하고, 시험도 보는 등 이전까지는 할 수 없을거라 생각했던 것들을 하나씩 해내면서 스스로의 한계에 도전할 수 있었습니다.

정들었던 공간과 사람들과 작별 인사를 하며 많이 아쉬웠습니다. 그러나 한국으로 돌아가는 길이 마냥 슬프기만 하지는 않았던 것은, 아무래도 한국으로 돌아오더라도 제가 경험했던 모든 것이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고 생각했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친구들과 나누었던 대화, 수업을 통해 새롭게 배웠던 작품들, 이곳저곳 여행하며 경험했던 새로운 공간들까지, 모두 제 자신을 이루는 한 부분이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스페인에서 사귄 친구들에겐 제가 그들의 인생의 한 부분이 될테니, 한국으로 왔다해서 모든 것이 사라진 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언젠간 기억이 희미해지더라도, 스페인에서의 생활을 기억하려 노력하는 스스로의 모습을 계속해서 기억한다면, 시간이 흘러도 선명하게 남아있을거라고 믿고 싶습니다.

저의 글이 도움이 됐길 바라며, 이 글을 읽고 계신 모든 분들이 활기찬 교환 생활을 할 수 있길 진심으로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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