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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웨덴] 설O원_Uppsala University_2023학년도 2학기 파견

Submitted by Editor on 6 March 2024

I. 교환 프로그램 참가 동기

 

 저는 졸업까지 한 학기만을 남겨 둔 상태였습니다. 1년 반 정도의 수험으로 쉬었던 학업을 마무리 짓고, 빨리 졸업을 한 뒤 사회인으로서의 첫 발자국을 내딛는 것이 지극히 자연스러운 상황이었습니다. 그러나 한창 독서실에 틀어박혀 공부하고 있었을 시기에 주변 친구들이 세계 각지로 교환학생을 떠나 자유를 만끽하는 것을 SNS로 지켜보면서, ‘내 선택이니 감수해야 하는 것’이라며 스스로를 다독이면서도 부러움을 감출 수 없었습니다. 수험을 어느 정도 마무리 지었을 2022년 여름, 가을학기 교환학생을 위해 스웨덴으로 떠나는 친구를 따라 생애 첫 유럽 여행을 다녀왔습니다. 오스트리아, 체코, 독일, 그리고 마지막 나라였던 스웨덴. 한 달여 간의 여행 말미에 스웨덴 알란다 공항에 도착했을 때, 심장이 쿵쾅대던 순간을 기억합니다.

 스웨덴은 단순히 ‘친구의 교환학생지’가 아니었습니다. 어린 시절 선망의 대상이자 책 속 친구였던 ‘삐삐 롱스타킹’ 작가 아스트리드 린드그렌의 나라이기도 했고, 사회복지학도로서 수업 시간에 한 번쯤은 들어보았고, 또 그래서 궁금했던 20세기 복지국가의 원형 이기도 했습니다. 어렸을 적부터 막연히 스웨덴에 가보는 것이 버킷리스트였으니, 공항에 도착해 스톡홀름 시내로 향하는 공항버스를 탔을 때의 설렘과 두근거림은 이루 말할 수 없을 테지요. 당시 스웨덴에 총 열흘 간 머물렀습니다. 수도 스톡홀름에서는 완연한 관광객으로, 친구와 함께 떠난 스웨덴의 제주도라 불리는 고틀란드에서는 여름 휴가를 만끽하러 온 현지인처럼, 마지막으로 친구가 교환학생을 갔던 예테보리에서는 마치 교환학생이 된 것처럼 지냈습니다.

 8월 말, 햇볕이 내리 쬐는 초록의 북유럽을 돌아본 뒤 귀국하자마자 가족들에게 교환학생 준비를 하겠다 선언했습니다. 열흘 간 스웨덴에 머물렀으니 ‘스웨덴에 가보고 싶다’는 일련의 목적은 달성된 것이 아니냐 생각할 수도 있지만, 제가 지켜 본 북유럽 사람들의 삶의 형태는 보면 볼수록 궁금한 것들이 많았습니다.

 이를테면 이런 것들이었죠. 여행객인 저는 요일에 구애받지 않고 아무때나 시내를 거닐 수 있었는데, 평일 오후임에도 불구하고 엄마와 아빠로 보이는 부부가 양손에 유아차를 끌고 다니는 모습을 꽤 자주 목격할 수 있었습니다. ‘지금 시간이면 한창 회사에 있을 시간이지 않나?’라는 의구심과 ‘자영업자인가?’라는 다른 생각이 들다가도 ‘유아차에 탈 정도의 어린 자녀가 있다면, 육아휴직 중이겠구나!’라는 깨달음을 공원 한 가운데서 얻을 수 있었습니다. 길을 걷다가도 보이는 찰나의 낯섦들은 새로운 깨달음과 더불어 사고의 지평을 확장시켜주는 경험을 선사해주었습니다.

 완벽한 이방인으로서의 여행객이 아니라 이 지역사회 공동체의 일원으로 속해볼 수 있다면, 더 긴 기간 동안 이곳에 머무를 수 있다면 어떨까? 앞으로의 삶이 송두리채 바뀌는 완전히 새로운 변곡점이 생길 수 있겠다는 확신이 들었습니다. ‘학교’라는 가장 안전한 공동체에서 가장 저렴한 비용으로 사회의 일원이 될 수 있는 교환학생 프로그램을 놓칠 수 없다는 생각으로 2022년 9월, 교환 프로그램 준비를 본격적으로 시작하였습니다.

 

 

II. 파견대학 및 지역 소개

1. 파견대학/지역 선정 이유

 

 교환학생을 가야겠다고 다짐한 순간부터 파견국가 1지망은 부동의 ‘스웨덴’이었습니다. 문제는 ‘어떤 지역의 무슨 대학을 갈 것인가?’에 대한 것이었습니다. 우선순위를 정하기 위해 몇 가지 조건들을 추려 보았습니다.

 

  1.  도시 느낌이 강하지 않고 목가적 풍경을 즐길 수 있는 곳
  2.  그렇지만 생활에 불편함이 없는 곳
  3.  영어권 또는 준영어권 국가인 곳
  4.  교환학생을 위한 프로그램이 잘 마련되어 있는 곳(교환학생 친화적인 곳)
  5.  (여행 시) 공항 이용에 제약이 적은 곳
  6.  기숙사의 개인 공간이 보장되어 있는 곳

 

상기 조건들을 거의 완벽에 가깝게 충족하는 곳이 바로 웁살라 대학교였습니다.

웁살라와 웁살라 대학에 대해서는 2-2번에서 자세히 설명하도록 하겠습니다.

 

 

2. 파견대학/지역 특징

 

(1) 웁살라

 스웨덴에서 4번째로 큰 도시인 웁살라는 수도 스톡홀름으로부터 북쪽으로 기차로 30분, 펜달톡-통근열차-로는 1시간 정도 떨어진 곳에 위치해있습니다. 우리나라의 경기도, 인천 정도로 생각하면 될 듯 합니다. 스웨덴 영토는 세로로 길게 뻗어 있다는 특징이 있는데요, 크게 Norrlands라 불리는 북부 지역과 Skåne로 대표되는 남부 지역으로 나뉩니다. 기후와 인구 구성부터 심지어는 문화와 정치적 성향도 매우 다르다고 하니 흥미로운 지점입니다. 웁살라는 스톡홀름과 함께 스웨덴 영토를 기준으로 중부의 동쪽에 위치해 있습니다.

 최근 도시 정비 사업이 진행됨에 따라 유입된 스톡홀름으로 통근하는 직장인들과, 웁살라 대학교의 학생들이 인구의 대부분을 이루는 젊은 도시라 할 수 있습니다. 1년 동안 교환학생으로 지낸 친구의 말을 빌리자면, 학생들이 본가 또는 본국으로 돌아가는 여름 방학 기간에는 온 도시가 조용하다고 합니다. 때문에 도시 간 이동은 매우 편리한 편입니다. 웁살라 시내에 위치한 중앙역에서는 남쪽으로는 스톡홀름, 북쪽으로는 오로라를 볼 수 있는 키루나/아비스코까지 한 번에 가는 기차를 탈 수 있습니다.

 또 스웨덴의 국제공항인 스톡홀름 알란다 공항까지 30분-1시간이면 갈 수 있다는 점이 가장 매력적이었습니다. (실제로 몇몇 친구들은 알란다 공항이 인천공항보다 편하다-고 말할 정도로 내 집 안 방 드나들듯이 가곤 했습니다) 다른 지역 교환학생 후기를 찾아보니, 룬드나 말뫼 교환학생분들은 덴마크로 기차를 타고 가서 코펜하겐 공항을 이용하는 듯 했고, 예테보리에 공항이 있지만 항공편이 다양하지 않아 여행을 다니기에 불편했다는 내용을 보았습니다. 심지어 스톡홀름 알란다 공항은 스톡홀름으로부터 북쪽으로 약 42km, 웁살라로부터 남동쪽으로 약 28km 떨어져있다고 하니 스톡홀름보다도 웁살라에 조금 더 가까운 셈입니다.

 각종 프랜차이즈들이 모여있는 시내로부터 조금만 벗어나면, 한국의 시골처럼 드넓은 초원이 펼쳐지고, 시내 중심에는 Fyris 강이 흘러 계절마다 바뀌는 모습을 관찰하는 재미가 있습니다. 대부분의 교환학생들이 머무는 기숙사인 Flogsta 또한 웁살라 북서쪽에 위치해 중심가로부터는 약간 거리가 있는데, 기숙사 또한 너른 들판으로 둘러싸여 있을 만큼 목가적인 풍경을 향유할 수 있습니다.

 

(2) 웁살라 대학교

 무려 1477년 창설된 웁살라 대학교는 스칸디나비아 지역에서 가장 오래된 대학교입니다. 저명한 식물학자이자 생물 분류학의 기초를 다진 칼 폰 린네가 몸 담았던 대학교로, 웁살라에는 린네의 이름을 딴 식물원, 카페 등이 있습니다.

 교환학생의 입장에서 웁살라 대학교는 매우 ‘교환학생 친화적’인 대학이었습니다. 스웨덴 친구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니, 웁살라 자체가 스웨덴 내에서 룬드와 더불어 Student City라는 인식이 강하다고 합니다. 웁살라 전역에 웁살라 대학교 캠퍼스와 기숙사 건물이 흩어져 있어 도시 전체가 웁살라 대학의 캠퍼스인 인상을 주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웁살라와 룬드에만 남아 있는 ‘Nation’이라는 유서 깊은 학생 자치 문화 때문입니다. 정규학생, 교환학생 너나 할 것 없이 거의 모든 학생이 가입하는 네이션 문화가 웁살라에서의 교환생활을 더욱 더 특별하게 만들어주었습니다. 한국에서는 학교나 학생회가 제공하는 서비스들을 웁살라 대학교에서는 대부분 이 Nation들이 제공한다고 보면 됩니다. Nation에 대해서는 5-4. 학교 및 여가 생활에서 더욱 더 자세히 설명하도록 하겠습니다.

 웁살라 대학교만의 특징이 아니긴 하나, 스웨덴은 자국어인 스웨덴어가 있긴 하나 준영어권으로 평가받을 만큼 영어 사용이 보편적인 국가 중 하나입니다. 모든 웹사이트와 공식 문서, 하다 못해 학교 공식 문서에도 영어 버전이 병기되어 있으며, 실생활 속에서도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영어 사용이 자연스럽습니다. 만약 영어권 국가를 희망하나 학점이 낮아 망설여진다면, 북유럽권 국가들을 고려해보는 것도 추천드립니다.

 

 

III. 출국 전 준비 사항

 

2023년 가을학기 파견 기준, 출국 전까지의 타임라인은 다음과 같습니다.

  1. 2023.01.27 교환학생 선정 결과 공고
  2. 2023.03.15-04.07 웁살라 대학교 Application(수강신청 리스트 송부)
  3. 2023.05.16 Acceptance Letter 수령
  4. 2023.05.18 거주허가증 신청 완료
  5. 2023.05.15-05.31 Housing Application
  6. 2023.06.09 Housing Offer (기숙사 선정 결과) 수령
  7. 2023.06.28 여권 확인 차 주한스웨덴대사관 방문
  8. 2023.07.10 거주허가결정문 수령
  9. 2023.08.16 출국

 

 

1. 비자 신청 절차

 

 스웨덴은 따로 비자를 두고 있지 않지만, 대신 교환학생 등의 목적으로 3개월 이상 체류 시 거주허가증을 받아야 합니다. 이 과정이 아주 까다로운데요. 차근차근 설명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일단 교환학생 선정 결과를 받은 뒤 웁살라 대학교로부터 Applicaiton을 하라는 메일과 관련 상세 내용이 적힌 Fact Sheet를 받게 됩니다. Fact Sheet 또는 학교 홈페이지를 잘 뒤져보면 학교에서 권장하는 날짜인 ‘Welcoming Day’에 대한 설명이 나옵니다. 스톡홀름 알란다 공항에서 학교 본부 및 기숙사 Flogsta까지 셔틀버스를 운영하는 날이니, 이 날에 맞춰 항공권을 예매하시는 걸 추천드립니다.

 거주허가증 신청을 위해서는 웁살라 대학교의 Certificate of Acceptance 문서가 필요합니다. 학교에서 커버해주는 보험으로 보험증명을 대신해야 할 뿐더러 학생 신분임을 보증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 말인즉슨, 웁살라 대학교로부터 Acceptance Letter 메일을 받자마자 빠른 시일 내에 거주허가증을 신청해야 한다는 말입니다. 대부분의 교환학생들이 비슷한 시기에 이 메일을 받고 거주허가증을 신청하므로, 최대한 빨리 신청해야 빠른 시일 내 거주허가결정문을 받아볼 수 있습니다.

 거주허가증 신청이 아주 까다롭고 복잡한데요, 네이버에 신청 방법을 상소히 적어놓은 글들이 많으니 참고하시면 어려움 없이 진행하실 수 있을 겁니다. 대신 1) 여권 사본, 2) 입학허가서(Acceptance Letter), 3) 보험관련 서류(→웁살라의 경우 학교에서 기본 보험을 들어주므로 입학허가서로 대체), 4) 어학 성적표, 5) 잔고증명서 등 제출서류들을 미리미리 준비해두시기 바랍니다.

 거주허가증을 신청한 뒤 잊고 살다 보면 어느 날 갑자기 noreply로 메일이 하나 옵니다. 메일을 받은 지 30일 이내에 서울에 있는 주한스웨덴대사관에 가서 여권 확인을 받아야 한다는 것인데요, 주한스웨덴대사관은 매주 수요일 10:00~12:00에만 방문 여권확인을 진행하니 참고하시길 바랍니다. 10시 10분만 되어도 사람이 바글바글하므로 일찍 가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저는 2주 정도 뒤인 7월 10일에 이메일로 거주허가 결정문을 수령하였는데요, 같은 날에 여권 확인을 받은 친구들 중 8월까지 결정문이 안 나온 친구도 있었습니다. 출국 전까지 받을 수 있도록 최대한 서두르시기 바랍니다. 여권 확인 시 거주허가카드(UT카드)를 한국에서 수령할 것인지, 스웨덴에 가서 수령할 것인지 물어보는데 대부분 출국일까지 시간이 빠듯하기 때문에 스웨덴에서 수령하기를 선택합니다. 거주허가결정문을 미리 프린트한 뒤, 스웨덴 입국심사 시 거주허가카드 대신 제시하면 됩니다.

 

 

 

 

2. 기숙사 지원 방법

 

 웁살라 대학교는 대학 자체적으로 기숙사를 운영하고 있지는 않고, 사설회사인 UUHO(Uppsala University Housing Office)와의 제휴를 통해 기숙사를 제공합니다. 즉 Applicaiton은 웁살라 대학교와, 거주허가증 신청은 스웨덴 이민청과, 기숙사 지원 및 비용 납부는 UUHO와 각개로 진행한다고 보시면 됩니다. 5월 즈음 Housing Application 안내가 왔고, 임베드된 링크에서 1지망, 2지망, 3지망을 선택하도록 되어 있었습니다.

제가 아는 거의 모든 교환학생들이 Flogsta(Sernanders vag)에 거주했습니다. 방과 화장실은 개별로 사용하면서도 12명의 학생들이 한 주방을 공유하는 일명 ‘Corridor’ 시스템이기 때문에 혼자만의 시간을 가질 수 있으면서도 다른 나라에서 온 친구들과 소셜라이징하기에 최적의 환경입니다. 웁살라 내에서도 Flogsta = 교환학생들이 머무는 기숙사라는 인식이 있기도 하고, 정규학생이 사는 건물과 교환학생이 사는 건물이 어느 정도 분리되어 있어서 대부분의 Corridor mate들이 1학기 또는 1년 교환학생이거나 석사과정생이었습니다.

 6월 초순 즈음 이메일로 Housing Offer가 왔고, 당연히 Flogsta에 배정되었습니다. 이후 UUHO에서 Contract 및 Invoice 관련 사항들을 안내해줍니다. 기숙사 입주 및 퇴거 시에는 UUHO 사무실을 찾아가면 되는데, Welcoming Day에는 학교 본부 내에 UUHO 부스가 마련되므로 공항에서부터 대학 측 스탭들을 따라가면 됩니다.

 

3. 파견 대학 지불 비용(student fee, tuition fee, 기숙사 비용 등)

 

서울대에 지불하는 학비 이외에 웁살라 대학교에서 따로 요구하는 비용은 없습니다. 교환학생 중 비경상적으로 발생하는 비용들을 대강 정리해보자면,

(1) Nation 가입비: Nation에 등록할 대 지불하는 비용입니다. 멤버십 등록만 하는 경우 300kr 정도, 멤버십 등록과 함께 Fresher Reception과 Reccegasque(Fresher’s Gasque) 등을 합친 Freshers package는 700kr(한화 약 8만 원) 정도였습니다.

(2) 기숙사 비용: (Flogsta 기준)보증금 2500kr에 매 달 월세 4682kr 정도입니다. 환율에 따라 납부하는 비용이 달라지는데, 대략 55만~60만 원 사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첫 달과 마지막 달의 경우 일할계산되어 4682kr보다 더 적은 금액을 납부하며, 계약서에 명기된 기간에 대해서는 전액 납부해야 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저도 계약 종료일보다 몇 주 더 빨리 퇴실했음에도 전액 납부했습니다.

 

 

4. 기타 유용한 정보

 

 모든 교환학생들이 매일 아침 눈을 뜨자마자 확인하는 것이 있습니다. 바로 ‘환율’인데요. 귀국일이 가까워질수록 줄어드는 통장 잔고를 보며 눈물을 흘리는 친구들을 많이 보았습니다. 저 또한 그랬고요. 제가 스웨덴에 머물렀던 5달 남짓한 기간의 환율 추이를 보면, 장기적으로는 크리스마스 마켓 시즌인 12월이 가까워올수록 환율이 올랐고, 한 달 내에서는 월초/월말이 환율이 가장 쌌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트레블월렛이나 하나 트래블로그처럼 선불(환전)식 카드를 이용하시는 경우 환율이 싼 ‘가을의 월말/월초’ 때 미리 환전을 해두시는 것을 추천드리며, 타이밍을 잘 맞추어 기숙사비를 납부하시기 바랍니다.

*카드 관련) 대표적인 ‘Cashless’ 국가 중 하나입니다. 간혹 크리스마스 마켓에서 현금을 요구하긴 하나 아마도 교환학생으로 머무는 기간 동안 스웨덴의 실물 화폐를 볼 일은 거의 없을 거라 생각하셔도 무방합니다. 만약을 대비해 300kr 정도를 환전해 온 한국인 교환학생이 있었는데, 한국에 돌아갈 때까지 현금 쓸 일이 없어 후회했던 기억이 납니다.

다른 교환학생들을 보면, 크게 1) 하나 비바 X / 비바플러스 / 트래블로그, 2) 트레블월렛 카드를 많이 들고 오는 것 같습니다. 하나 카드 하나, 트레블월렛 카드 하나. 이렇게 두 가지 정도를 페어로 많이 씁니다. 스웨덴 내에서는 두 카드 모두 오류 없이 잘 썼지만, UL(교통카드) 어플 결제 시 Mastercard가 오류가 떠서 트레블월렛 카드를 사용해야 하니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또 타 유럽 국가 여행 시에 하나 카드는 가끔 atm 출금 오류가 발생한다고 하니 트레블월렛 카드를 챙겨가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IV. 학업

 

1. 수강신청 방법

 

 웁살라 대학교의 수업은 한 학기를 4개의 period로 쪼개는 블록제로 이루어집니다. 한 학기가 대강 4달 정도 되니, 한 period가 곧 한 달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수업마다 기간과 횟수에 따라 %가 정해져 있는데, 한 개 period 안에 끝나는 수업을 100%, 두 개에 걸쳐 들으면 50%, 세 개는 33%, 네 개는 25%라 보시면 됩니다. 즉 25% 수업은 한국에서처럼 한 학기 내내 듣는 수업이 되겠죠.

 웁살라 대학교는 Applicaiton 과정에서 수강희망 목록을 1~8지망까지 써서 입력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이 과정이 곧 수강신청이라고 볼 수 있는데요, 코디네이터분이 해당 목록을 보고 한 period 당 125%가 넘지 않도록 시간표를 짜서 Offer를 보내줍니다. 다만 코디네이터분이 항상 완벽한 시간표를 짜주지는 않는다는 것을 명심하세요. 저는 100%짜리 수업들로만 리스트를 써서 보냈는데, 코디네이터분이 착각하셨는지 3rd period에 100% 수업이 2개 들어가서 200%짜리 시간표가 만들어졌습니다. 이 경우 코디네이터에게 연락하면 수강신청을 조정해주기도 하니 연락해보시는 걸 추천드립니다. 저는 둘 중 한 수업을 드랍해서 문제가 없었습니다.

 수강신청 철회는 한국보다 더 간단합니다. Ladok이라는 학습 사이트에 들어가서 수업 리스트에 들어가면 바로 ‘I don’t want attend this class’를 누르고 확인용 팝업창 하나만 더 클릭하면 드랍이 완료됩니다. 이 간편한 드랍 방식 덕분에 많은 친구들이 시험 공부를 하기 싫다는 이유로 드랍을 아주 많이 하곤 했습니다. 드랍해도 아무 불이익이 없으니 안 맞는 수업이라 생각되시면 수강철회를 하셔도 상관 없습니다.

 

2. 수강과목 설명 및 추천 강의

 

저는 두 번째 period와 세 번째 period에 각각 ‘Sweden’s Economic and Social Development in the 19th and 20th centuries’와 ‘The Changing Geography of Sweden: Patterns, Processes and Policies’라는 수업을 들었습니다.

(1) Sweden’s Economic and Social Development in the 19th and 20th Centuries (100%)

 10월 한 달 동안 들었던 수업입니다. 제목에 충실하게 19세기와 20세기에 농업국가였던 스웨덴이 어떤 과정을 거쳐 사회민주주의 복지국가로 발돋움했는지에 대한 역사적 개괄을 다룹니다. Economic history 학부 소속 수업이며, 3명의 교수님들이 번갈아가며 수업을 진행합니다. 스웨덴에서의 첫 수업이었는데, 기대와는 달리 한국의 교양수업과 너무 흡사한 분위기와 교수법이라 살짝 실망했던 기억이 납니다. 교수와 학생 간의 쌍방향 소통은 거의 없었고, 익숙한 정보전달형 형식의 수업이라 보시면 됩니다. 다만 수업 기간 중 1번의 Mandatory Seminar가 있는데, 에스핑 앤더슨의 ‘복지국가의 세 가지 세계’의 일부를 발췌독하고 함께 토론하는 Seminar입니다. 교수님의 질문이 날카로웠어서 많은 생각을 하며 들었던 기억이 납니다.

 수업 또한 전형적인 암기식입니다. 시험 직전 마지막 수업에서 교수님이 시험에 나올 만한 키워드들을 대강 알려주시는데, 이 키워드 위주로 공부하시면 됩니다. 전 년도 기출문제도 주셨는데 다른 친구의 말로는 기출과 거의 흡사하게 나왔다고 들었습니다. 단답형부터 서술형까지 문제 형식이 다양한데, 단답형은 주로 ‘1884년에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쓰시오.’ 라는 식의 암기 위주 문제이니 한국에서 공부하시던 대로 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2) The Changing Geography of Sweden: Patterns, Processes and Policies (100%)

 11월 한 달 동안 들었던 Human Geography department의 수업입니다. ‘Comparative Welfare States(100%)’와 겹쳐서 고민하다가 복지국가론을 드랍하고 이 수업을 들었는데, 잘 한 선택이라고 생각합니다. 지리학과 수업임에도 경제, 사회, 정치적 논의들이 주를 이뤄서 ‘지리학과 수업 맞아?’라고 의아해했던 기억이 납니다. OT에서 Head Coordinator(담임교수)였던 교수님이 던진 질문이 이 수업을 관통하는 핵심 주제라 생각합니다. ‘Is Sweden still a place of Justice?’ 이라는 질문이 추후의 모든 논의들을 포괄합니다.

 스웨덴 복지국가는 사민주의적 토대 위에 세워졌으나, 최근 총선에서 극우 정당이 제 2정당으로 올라서고 이슬람 혐오 및 반이민 정서가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당장의 급변하는 스웨덴의 정치, 사회, 문화지형에서 앞으로 스웨덴이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 지에 대해 논하는 수업이라 생각하시면 됩니다. 이주민, 홈리스, hegemonic whiteness 등 스웨덴 내의 시의적이고 정치적인 이슈들에 관심이 있으시다면 추천드립니다. 마냥 살기 좋은 국가로 비춰졌던 스웨덴의 현실에 대해 촘촘하게, 비판적으로 접근할 수 있어서 ‘스웨덴이라는 나라를 더 가까이서 알아보고 싶다’는 개인적 바람과도 맞닿아 있던 수업이라 생각합니다.

 개인적으로 이런 수업이 교환학생들에게 열린다는 것에 한 번 놀랐고, 열정적인 교수님과 class mate들에게 한 번 더 놀랐습니다. 수업의 절반이 Lecture, 나머지 절반이 Seminar로 이루어질 만큼 교수님께서 학생들의 참여를 적극 권장하십니다. 교수님께서도 새로운 관점을 많이 제시해주시고 생각해봄직한 질문들을 많이 던져주시지만, 무엇보다 수업을 함께 듣는 학생들로부터 많은 인사이트와 지적 자극을 받았던 기억이 납니다. 시험도 4개의 서술형으로 출제되었는데, 수업 때 다룬 내용들을 유기적으로 연결지어 완결된 글을 써냈어야 해서 머리를 많이 굴려야 했던 기억이 납니다. 그만큼 얻어가는 게 많은 수업이었습니다.

 

(3) 이외

저는 한 학기 동안 2개의 수업을 들었지만, 3~4개씩 듣는 친구들도 많았습니다. 다른 친구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니 Department of Peact and Conflict Research 학부가 웁살라 대학교에서 밀어주는 학과로 유명하다고 합니다. 주변에 관련 수업을 듣는 한국인 교환학생들도 꽤 많았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그리고 많은 교환학생분들이 Basic Swedish 수업을 들을지 말지 고민하시는 것으로 압니다. 저 또한 그랬습니다. 스웨덴은 영어 사용률이 높은 국가라 마트 말고는 스웨덴어를 사용할 일이 거의 없긴 합니다. 그마저도 구글 번역기의 도움을 받으면 전혀 문제가 되지 않고요. 스웨덴의 언어를 더 알아가기 위한 차원에서 Basic Swedish 수업을 듣는 건 좋은 선택이라고 생각하나, 한 학기 내내 진행되는 25% 수업임에도 불구하고 일주일에 2번씩 수업을 가야한다는 점이 부담스럽게 느껴지실 수 있습니다. 친한 동생은 시험을 불과 2주 남겨두고 수강취소를 하기도 했으니까요. 여행 계획이 별로 없고 웁살라에서의 생활을 즐길 계획이신 분들은 Basic Swedish 수업을 들어보시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3. 학습 방법

 

 수업이 매주 정해진 시간에 진행되지 않고 매 수업마다 시간과 강의실이 변동되니 Time edit을 통해 잘 확인하시고 가시길 바랍니다. 한 period에 수업을 여러 개 듣는 경우 간혹 수업 시간이 겹치는 일이 발생할 수도 있는데요, 수업이 너무 많이 겹친다면 coordinator에게 연락을 취해 수강신청을 조정하거나 한 수업을 빠지면(!) 됩니다. 스웨덴 행정은 그 속도가 매우 느리지만, 융통성이 있어서 사정을 잘 설명하면 편의를 꽤나 잘 봐주는 편입니다. 출결도 일반 Lecture는 출석 확인을 하지 않고 Mandatory인 Seminar 수업들만 출석체크를 하니 상당히 자유로운 편입니다.

 수업마다, 교수님마다 수업 진행 방식이 다르기 때문에 정형화된 학습 방법은 없지만, 스웨덴만의 교육방식이 있다고 느껴졌습니다. 주변의 한국인 교환학생들도 약간 당황했다고 느끼는 지점이었는데요, 스웨덴에서는 교사가 학생에게 ‘정해진 답’을 알려주지 않는다고 합니다. 이를테면 공대 수업에서도 코딩 관련 문제를 던져준 뒤 정답을 알려주기 보다는, 학생 각자가 어떤 식으로 답을 도출했는지 설명한 뒤 교수가 그에 대한 피드백을 제공하는 것이 끝이었다고 합니다. 제가 수강했던 수업에서도 돌아가면서 자기의 생각을 이야기하고 교수님께서 그 논지에 대해 짤막히 덧붙이거나 새로운 질문을 던질 뿐, 학생들의 대답을 ‘평가’하거나 ‘수정’한 적은 거의 없었습니다. 정답과 오답의 이분법적 틀에서 벗어나 모두의 의견을 존중하는 공론장을 지향한다는 게 느껴졌습니다. 한국식 수업방식에 익숙한 분이라면 조금은 당혹스러움을 느낄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4. 외국어 습득 요령

 

 출국 전 쉴 틈 없이 바빴기도 했고, 스웨덴에 가면 어떻게든 되겠지- 하는 생각으로 영어 공부를 게을리하고 출국을 했었는데, 스웨덴에 입국하자마자 학기가 시작되고 Nation 모집과 행사가 있어서 초반에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출국 전 화상영어나 학원 등을 이용해 미리 영어회화를 어느 정도 준비하고 가시면 도움이 많이 될 것 같습니다. 원체 낯을 가리기도 하고, 먼저 말을 거는 성격도 못 되는 데다가 영어에 자신감이 없던 터라 초기 적응이 가장 힘들었습니다. 한 학기 파견의 경우 생각보다 시간이 많지 않기 때문에 초반 소셜라이징이 활발할 때 새로운 사람들을 많이 만나는 게 중요하다 여겨졌습니다. 때문에 영어 실력을 어느 정도 만들어가는 것이 중요하더군요. 교환을 다녀와서도 영어가 일취월장했다고 느끼지는 않지만, 영어를 발화함에 있어 두려움은 많이 해소되었다고 느낍니다. 영어 울렁증이 있으신 분들은 한국에서 화상영어나 쉐도잉을 통해 영어 말하기에 대한 두려움을 해소하고 가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V. 생활

1. 가져가면 좋은 물품(*필수)

 

  1. 전기장판* (중고 구매 추천)
  2. 휴대용 전기(티)포트*(라면포트보다 (티)포트가 더 유용)
  3. 개인 수저통*
  4. 화장실 슬리퍼*
  5. 히트텍 상의, 하의*
  6. 경량패딩(긴소매, 조끼)*
  7. 모자(털), 목도리
  8. 방수/방한 부츠(현지에서 구매해도 됨)
  9. 막 신을 슬리퍼*
  10. 기초 화장품
  11. 멀티탭
  12. 핫팩
  13. 라면
  14. 코인육수*
  15. 양념류 (고춧가루, 참기름 추천)
  16. (친구들에게 나눠 줄) 한국 과자: 약과 등
  17. 카메라: 필름카메라/폴라로이드

 

 주로 온열상품 위주입니다. 1학기 파견과 2학기 파견 모두 스웨덴의 겨울을 피할 수는 없기 때문에 방한용품을 꼭 챙기시길 추천드립니다.

 중고구매로 라면포트를 구매했었는데 공용 냄비로 라면을 끓이면 되니 거의 사용하지 않았고, 대신 방에서 차를 끓여마시곤 해서 한국에서 접이식 전기티팟을 받았습니다. 아주 유용하게 잘 썼습니다.

 멀티탭 같은 경우 스웨덴에서도 충분히 구입할 수 있지만, 오히려 이런 비소모 생필품들은 ‘한국에 다 있는 건데-’하면서 괜시리 사기가 꺼려지더라구요. 멀티탭처럼 다다익선인 물품의 경우 개인용 1개는 챙기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한식을 많이 챙기시던데, 생각보다 한식을 많이 먹지는 않습니다. 아시안마트가 있다보니 어느 정도의 한식 재료 + 이카에서도 파는 식재료로 만들 수 있는 메뉴들(ex. 된장찌개, 김치볶음밥, 떡볶이 등)을 많이 먹습니다. 특히 블럭국을 한 가득 챙겨온 친구들이 남은 블럭국 처리하느라 꽤나 애를 먹었습니다. 블럭국보다는 여기저기 사용 가능한 코인육수를 추천드립니다. 양념장의 경우 고추장, 된장, 쌈장 등 아시안마트에 대부분 판매하고 있고, 심지어 불닭 소스도 있으니 굳이 판매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양념류는 고춧가루와 참기름이 꽤나 유용했습니다. 라면도 불닭볶음면, 짜파게티 등은 이곳 아시안마트나 이카에서도 종종 찾아볼 수 있습니다. 저는 한국에서도 라면을 잘 안 먹었다보니 출국 전에 친구들에게 다 나눠줬습니다.

 

2. 현지 물가 수준, 장보기

 

흔히 스웨덴을 비롯한 북유럽 물가가 비싸다는 말을 듣고 저 또한 많이 걱정했었는데, 체감 물가는 훨씬 낮았습니다. 인건비가 비싸기 때문에 외식비나 서비스업(미용 등) 물가는 매우 비싼 편이나, 장바구니 물가는 한국과 비슷하거나 싼 편입니다. 최근 한국 물가도 많이 올랐다보니 체감 물가는 그리 높지 않으리라 생각됩니다. 마트에서도 품목에 따라 물가가 다릅니다. 한국에 돌아온 뒤에 한국 마트 물가와 비교해보니 치즈나 버터, 우유, 빵 등 스웨덴에서 주식으로 먹는 자연식품류는 한국의 절반 가격 정도로 매우 쌌지만, 해산물이나 가공식품, 생활용품 같은 가공품들은 한국보다 약간 비싼 수준이었습니다.

웁살라에서 도착하시게 되면 가장 먼저 하게 되는 것 중 하나가 ‘장보기’입니다. 웁살라에는 이카 베스트, 이카 막시, 윌리스, 쿱 등 여러 마트 브랜드들이 있는데요, 간략히 설명드리겠습니다.

[마트]

  1. ICA: 스웨덴의 가장 대중적인 슈퍼마켓 브랜드입니다. Väst, Maxi 등 여러 하위 브랜드들이 있는데요,
    1. ICA Väst: 플록스타에서 버스 정류장(센트럼) 쪽으로 내려가면 ICA Väst가 있습니다. 플록스타에 거주하는 학생들이 장 보러 가장 자주 가는 곳이기도 합니다. 원래도 ICA Väst가 ‘농수산물 할인’에 특화된 이카 매장이라고 하더군요. 이카 막시보다는 규모가 작아 회전율이 낮아서인지 과일이 덜 신선하긴 하지만, 세일 폭이 크고 ICA Maxi 보다 저렴한 편이라 소량씩 장을 볼 때는 이곳에서 봅니다.
    2. ICA Maxi: ICA의 대형마트 버전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플록스타 기준으로 플록스타 센트럼에서 804번을 타고 한 정거장 떨어진 곳에 위치한 Stenhagen에 이카 막시가 위치해있습니다. ICA Väst는 식품 위주인 반면, 이카 막시에는 샴푸 등 생활용품 류도 다양하게 팔고 있습니다. 규모가 월등히 크다보니 식품 품목도 다양한 편입니다. ICA Väst에는 없는 베이킹 용품이나 자주 품절되는 두부, 신선한 과일류를 사러 갔던 기억이 있습니다. 친구들 말로는 삼겹살처럼 생긴 돼지고기를 이카 막시에서만 살 수 있다고 합니다. **‘ICA Basic’**이라는 하위 브랜드가 있는데, 대부분의 경우 ICA Basic 제품들이 가장 저렴한 편입니다-이마트의 노브랜드와 유사-.
    3. ICA Nära: 이카의 편의점 버전이라 보시면 됩니다. 센트럼 주변에 작은 규모로 듬성듬성 발견할 수 있습니다. 가격대는 비싼 편이라고 들었습니다.
    4. ICA Supermarket City: 도심 속 이카 슈퍼마켓 버전입니다. 이카 막시나 베스트와 비교해 비싼 품목들이 대부분이었고, 웁살라 센트럼에 있는 Supermarket City에서는 불닭볶음면을 비롯한 아시안 식품류를 다양하게 판매하고 있어서 특이했던 기억이 납니다.
  2. Willys/Lidl: 가장 저렴한 편이라고 평가받는 슈퍼마켓 브랜드입니다. 플록스타 기준 Lidl은 멀리 떨어진 곳에 위치해있고, Willys는 ICA Maxi가 있는 Stenhagen에 모여있습니다. Willys 바로 옆에는 주류 판매점은 Systembolaget이 위치해있습니다. 이카 막시를 갈 때 윌리스도 가끔 한 번씩 들러 장을 봅니다. 다른 도시는 어떨 지 모르겠으나 ICA와 Willys의 가격차이가 미미하다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특히 ICA Väst의 경우 할인을 많이 하다보니 ICA Väst가 더 저렴하다고 느끼기도 했고요.

[아시안 마트]

  1. Asian Livs: 웁살라 센트럼에 위치한 아시안 마트입니다. 판다 아시안 마트가 생긴 뒤로 가격 경쟁이 붙어서 제가 있던 2023-2 학기 기준으로는 쌀(스시라이스)이나 김치 등의 품목이 가장 저렴했습니다. 품목도 다양한 편이라 한식 장을 볼 때는 주로 Asian Livs를 갔었습니다. 이곳의 피쉬볼이 참 맛있으니 마라샹궈나 마라탕을 해 드실 일이 있다면 한 번 시도해보시길 추천드려요.
  2. Panda Asian market: 웁살라 센트럼 내 Myrorna라는 세컨핸드샵 옆에 있는 아시안 마트입니다. 생긴 지 얼마 안 된 신생 아시안 마트이며, 과자나 아이스크림 등 후식류가 다양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3. Amazing Thai: 웁살라 센트럼 내 Amazing Thai라는 태국 음식점과 함께 운영되고 있는 아시안 마트입니다. 세 개 중에서는 가장 규모가 작고 가격도 비싼 편에다, 한국 식료품이 많지 않아서 거의 방문하지 않았었습니다.
  4. AM Store (스톡홀름): 수도에 위치한 아시안 마트답게 규모가 매우 큽니다. 웁살라에서는 팔지 않는 품목들을 여럿 취급합니다. 종갓집 김치가 종류별로 있고, 한국 라면도 갖가지로 있는 그야말로 ‘교환학생의 갤러리아’ 정도로 볼 수 있습니다. 특히 떡볶이에 들어가는 사각어묵(부산어묵)을 이곳에서만 구매할 수 있으니 스톡홀름에 갈 일이 있을 때 쟁여오시기를 추천드립니다. 저는 교환학생 막바지에 외국인 친구들에게 줄 한국 과자를 이곳에서 구입했습니다.

아시안 마트 가격은 대략적으로 스톡홀름보다 웁살라가 저렴한 편이고, 웁살라 내에서도 Asian Livs ≤ Panda Asian market < Amazing Thai 순이었습니다. 세 마트 모두 웁살라 센트럼 내에 있으니 학기 초에 Asian Livs와 Panda Asian Market을 들러서 가격을 비교해보시고 더 저렴한 곳을 이용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생필품]

  1. IKEA: 스웨덴의 국민 브랜드입니다. 웁살라에 도착하고 다음날 대부분의 교환학생이 살림을 장만하러 이케아로 쇼핑을 갑니다. 플록스타에서는 플록스타 센트럼에서 804번 또는 6번을 타고 웁살라 남동쪽으로 20분 정도 이동하면 갈 수 있습니다. 스웨덴 이케아는 레스토랑 퀄리티도 괜찮은 편이라 외식하러도 종종 가는 편입니다.
  2. Clas Ohlson: 전자용품에 특화된 브랜드입니다. 전기포트, 실내용 난로를 사러 많이들 갑니다.

 

3. 교통, 통신 등

 

[교통]

 스웨덴에서는 지갑을 들고 다닐 일이 별로 없습니다. Cashless에서 한 발짝 더 나아가 Cardless를 표방하고 있습니다. 학생증의 역할을 하는 Nation Card도 ‘Mecenat’ 또는 ‘STUK.CO’ 어플에 등록해서 보여주면 되고, (스웨덴 PN이 있는 사람만 이용할 수 있지만) Swish나 Revolut 같은 NFC 간편결제 시스템이 아주 잘 되어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교통권 또한 핸드폰 어플을 이용해 결제 및 이용하는 방식으로 사용됩니다. 각 도시마다 제각각의 교통패스 어플리케이션을 만들어 운영합니다. 웁살라는 UL, 스톡홀름은 SL 등. 웁살라에서 주로 사용하는 교통 관련 어플 세 가지를 추천드리겠습니다.

  1. UL(웁살라 버스): 웁살라 내에서 버스 이용 시 필요한 어플입니다. 그때그때 카드 결제를 할 수도 있고, Travel Fund라고 해서 일정액의 돈을 충전한 뒤 결제할 수도 있는데요(카카오페이/네이버페이 머니 충전 개념과 유사하다고 보면 됩니다), Travel Fund를 이용할 경우 약간 저렴해지니 추천드립니다. 웁살라 교환학생의 경우 30일 All Zone 아용권을 구매하면 30일 640kr(학생할인 가격) 정도에 모든 Zone을 무제한으로 이용할 수 있습니다. UL이 스톡홀름 알란다 공항이 있는 시그투나 지역까지 커버하기 때문에, 웁살라 중앙역에서 801번 버스를 타면 UL 교통권으로 알란다 공항까지 추가요금 없이 갈 수 있습니다. 매우 실용적이죠! 이따금씩 형광색 조끼를 입은 검표원이 버스에 타서 불시검문을 합니다. 이때 유효한 교통권이 없을 경우 약 10만 원 가량의 벌금을 내야 하므로 교통권이 만료되지는 않았는지 미리미리 체크하시기 바랍니다!
  2. SL(스톡홀름): 스톡홀름 내에서 대중교통 이용 시 필요한 어플입니다. 웁살라에서 스톡홀름으로 펜달톡을 타고 간다고 가정하면, 중간 지점은 Marsta/Sigtuna까지는 UL 권역이지만 Marsta~Stockholm까지는 SL 권역입니다. 따라서 웁살라→스톡홀름으로 이동한다면 UL과 SL 교통권이 모두 필요합니다. 다만 UL 정기권을 가지고 있다면 SL에서 Single Ticket만 구매해도 펜달톡을 이용할 수 있습니다. SL 어플에 들어가보면 Single Ticket + 학생할인이 반영된 가격이 26kr 이므로 편도 3000원이 안 되는 가격으로 스톡홀름에 다녀올 수 있습니다. 펜달톡에서도 불시 검문이 이루어지는데, UL 정기권+SL Single Ticket+학생증(STUK의 Nation 카드)을 제시하면 됩니다.
  3. SJ/VY(기차): 스웨덴에서 기차를 탈 때 이용하는 어플입니다. SJ 어플에서도 ‘Other operator’라는 이름으로 뜨는 VY 기차 시간표를 조회 및 발권할 수 있으니 SJ 어플 하나만 다운로드하셔도 무방할 듯 합니다. 학생할인이 적용되며, 저는 우메오/룰레오 및 키루나/아비스코 여행을 할 때 각각 SJ, VY 어플로 이용하였습니다. 겨울철에는 폭설 이슈로 기차 지연 및 취소가 빈번하게 일어나니 열차가 출발할 때까지 긴장을 늦추시면 안 됩니다. 유념하시기 바랍니다.

[통신]

 대부분의 교환학생들이 Comviq 유심을 구매합니다. 상대적으로 저렴한 Lyca 유심을 산 교환학생도 있었는데, 문제 없이 사용했다고 합니다. 그래도 스웨덴 통신회사 유심이 조금 더 잘 터지지 않을까 싶어 대부분의 학생들이 Comviq 유심을 이용했습니다. 첫 개통 시 영수증에 적힌 번호로 전화를 걸어야 하고, 개통을 해서 데이터를 이용하기 위해서 역설적으로 인터넷을 이용해야 한다는 복잡함이 있기 때문에 스웨덴 입국 시 일주일 정도 로밍을 신청해가시는 걸추천드립니다.

 Comviq 유심은 Pressbyran 이라는 스웨덴 편의점에서 구입할 수도 있고, 플록스타 내에서는 ‘Flogsta Narlivs’ 라는 작은 식료품점에서도 구매할 수 있습니다. 구입 시 점원에게 개통을 도와달라고 물어보거나 친구들과 함께 가시는 게 좋습니다. 워낙 복잡해 도움을 받는 게 편하기 때문입니다.

 요금제의 경우 본인이 한 달 동안 어느 정도의 데이터를 쓸 것인지에 따라 선택하면 되는데, Comviq의 장점은 남은 데이터가 이월된다는 점이기 때문에 저의 경우 첫 달에 345kr 짜리 100GB짜리 요금제를 가입한 뒤 그 뒤로는 5GB를 주는 145kr 짜리 요금제로 연장하여 데이터 무제한처럼 편하게 썼었습니다. 100GB와 5GB 짜리 요금제의 가격 차이가 200kr밖에 나지 않으니 추천드립니다. (0.5GB - 45kr 짜리 요금제의 경우 한 달이 아닌 일주일마다 갱신해야 하는 요금제라고 들었습니다)

 

 

4. 학교 및 여가 생활 (동아리, 여행 등)

 

[Nation]

 웁살라가 교환학생들에게 유명한 이유는 ‘Nation’이라는 학생 자치 문화가 있기 때문입니다. 낮에는 음식을 팔고 밤에는 펍을 열어 저렴한 가격에 주류를 판매하고, 동아리나 Gasque 라 불리는 정찬 행사들이 모두 이 ‘Nation’을 통해 이루어집니다. 웁살라의 거의 모든 학생들이 적어도 하나의 Nation에 속해 있으며, 각 Nation member들이 ‘Landskap’이라는 총회를 통해 학생 Curator 및 임원들을 선출하고 position을 맡은 학생들이 네이션에서 일을 하며 각종 행사를 개최하는 학생자치의 총체적 기구라 보시면 됩니다.

 네이션의 이름은 스웨덴의 주요 지역들을 본 따 붙여졌으며, 웁살라에는 총 13개의 네이션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네이션 카드가 교통권 학생할인 등 여러 경우에서 학생증을 대체하고, 내가 가입한 네이션이 아닌 다른 네이션 행사에 참여할 때에도 네이션 카드가 필요하므로 한 학기 교환학생이라 하더라도 대부분 네이션에 가입하는 분위기입니다. 교환학생들이 웁살라에 도착하는 학기 초에는 종이로 된 일주일 기한의 임시 nation card를 발급해주므로 해당 카드를 이용해 여러 네이션의 행사를 참여한 다음 각자 어떤 네이션에 가입할 지를 정하게 됩니다. 네이션마다 규모, 분위기, 교환학생 비율(에 따라 주요 행사의 영어, 스웨덴어 사용 여부가 갈림) 등이 상이하니 본인에게 맞는 네이션을 결정하시길 바랍니다. 본인이 속한 네이션 행사에 꼭 참여해야 하는 것도 아니고, 속하지 않은 네이션 행사에 참여하는 데 불이익이 있는 것도 아니니 너무 고민할 필요는 없습니다.

 네이션에 새로 가입한 멤버들을 ‘Fresher’라 부르는데, 학기 초에 Fresher Reception이나 Fresher Gasque(Reccegasque) 등 Fresher들을 위한 행사들이 많이 개최됩니다. 네이션 행사 중 가장 고유하고 특징적인 행사가 바로 ‘Gasque’인데, 드레스코드에 맞는 옷을 차려 입고 쓰리밀 코스와 술을 즐기는 정찬 행사라고 보시면 됩니다. 네이션에 처음 가입하게 되면 Song book을 주는데, 개스크 때 돌아가면서 이 Song book에 있는 노래를 부릅니다. 거의 5분에 한 번씩 노래를 부르는데, 문제는 이 노래들이 다 스웨덴어라는 것입니다. 대부분의 교환학생들은 띠용스러운 표정으로 열심히 립싱크를 하다가 기가 다 빨린 채로 집에 돌아갑니다. 가장 규모가 크고 모든 네이션이 같은 날에 개최하는 Reccegasque 는 한 번쯤 참여해봄직 하다 생각됩니다.

 저는 작은 규모와 아늑한 분위기의 네이션을 원해서 가장 규모가 작은 Gotlands nation에 가입했는데, 작은 네이션이다보니 스웨덴 현지인 친구들이 많았고, 자기들끼리 친해보여서 저 같은 외국인이 끼어들기는 쉽지 않은 분위기라 느껴졌습니다. 저와 대부분의 한국인 교환학생들은 관심 있는 이벤트가 있을 때 일회성으로 참여하곤 했었는데, 한 친구는 Position을 맡아 네이션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며 친구들을 사귀기도 하더라구요. 본인의 참여도와 의지 여하에 따라 네이션에서 얻어갈 수 있는 것들이 천차만별이라 느껴졌습니다. 저처럼 내향형 인간에게는 조금 진입장벽이 있는 문화였습니다.

 

[여행]

‘스웨덴’이라는 국가가 궁금했던 만큼, 웁살라에서 지내는 시간을 늘리고 스웨덴 국내 여행을 많이 다녔습니다. 스웨덴의 영토가 세로로 길쭉한 만큼 각 도시마다 날씨, 분위기가 매우 다릅니다. 그 매력들에 풍덩 빠져보시기를 추천드립니다.

  1. 고틀란드(Gotland): ‘스웨덴의 제주도’라 불리는 스웨덴 사람들의 여름 휴양지입니다. 어쩌다 보니 2022년과 2023년의 여름 고틀란드를 모두 경험할 수 있었는데요, 여름의 고틀란드는 아침부터 밤까지 아름답지 않은 순간이 없었습니다. 마녀배달부 키키의 모티프가 된 곳으로도 유명한 고틀란드-비스뷔의 정취를 만끽하고 오시길 바랍니다. 짠 내가 물씬 나는 바닷바람을 느끼며 해먹에 앉아 내리쬐는 햇살을 즐기고, 노랑과 주황으로 가득한 골목길을 누비며 마음껏 웃었던 기억이 아련하게 남아있습니다. 만약 운전 가능한 친구가 있다면 차량을 렌트하는 걸 추천드립니다. 비스뷔 이외에도 섬 곳곳에 아름다운 풍경을 지닌 곳들이 숨어있으니 말이죠.
  2. 아비스코(Abisko): 여름엔 고틀란드라면, 겨울은 아비스코입니다. 스웨덴의 최북단에 위치한 아비스코는 여름에는 ‘쿵스레덴(왕의 길)’을 걸으려는 트래커들로, 겨울에는 오로라를 보려는 여행객들로 붐빕니다. 학교에서 제공하는 1400kr 짜리 투어가 있긴 하나 오로라 헌팅보다는 액티비티 목적이 강하고 숙박이 매우 열악하다 들었습니다. 오로라를 보고 싶으시다면 키루나보다 북쪽에 위치한 아비스코로 가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저는 다른 한국인 교환학생 4명과 함께 14시간 동안 야간기차를 타고 아비스코에서 2박을 했습니다(2박 5일). 운이 좋게도 아비스코에 머물렀던 이틀 모두 선명한 오로라를 보는 데 성공했습니다.

야간기차 한 칸을 통째로 빌려(한 칸에 6명) 도시락을 먹고 카드게임을 했던 기억, 설국이라는 표현이 딱 들어맞을 정도로 온통 하얬던 기차 밖 풍경, 설산에 누워 하늘을 가득 메운 별들과 별똥별, 생각보다 뿌옇고 거대하고 역동적이었던 오로라를 영원히 잊지 못할 것 같습니다.

. 교환학생 프로그램을 마치는 소감

 

 교환학생을 결심하기까지는 참 오랜 시간이 걸렸는데, 시간이 정말 빠르게 흘러 웁살라에서 행복했던 기억들이 벌써 흐려지려 하네요. 연고가 없는 낯선 땅에서 버스를 타는 법부터 장을 보는 법까지, 모든 것이 새롭고 신기했습니다. 이제 막 걸음마를 떼기 시작한 어린아이로 돌아간 듯한 기분이었습니다. 익숙함보다는 낯섦이, 편안함보다는 두려움이 더 컸던 완연한 이방인이었지만, 한 켠으로는 이따금씩 저를 숨막히게 했던 한국에서의 관성들로부터 해방된 기분을 만끽했습니다.

 이방인으로서 한 사회의 구성원이 되기는 참으로 어렵습니다. 그들의 언어를 체득하고, 사회적 행동양식을 학습하며, 지역사회와의 연결고리를 만들기 위해 노력해야 합니다. 그런 측면에서 학생의 지위로 학교라는 보호막 안에 위치할 수 있는 교환학생 프로그램은, 비교적 간편하게 사회로 스며들 수 있는 통로가 되어주었습니다. 여행자로서 스웨덴에 방문했을 때와는 판이하게 달랐습니다. 스웨덴에서 나고 자란 친구가 생겼고, 그 친구들을 통해 피상적인 여행자에게는 보이지 않는 스웨덴의 깊숙한 단면들을 마주할 수 있었습니다. 보여주기 위한 장소가 아닌 삶의 현장에서 살을 부대끼고 천천히 관조할 수 있게 되었죠. 이런 경험을 언젠가 또 할 수 있을까요. 저는 때때로 나고 자란 한국 사회와 불화하면서도 막연히 ‘이곳에 계속 살겠지’라는 생각을 안고 살아왔었습니다. 그러나 스웨덴에서 직접 부딪혀가며 낯선 땅에 ‘정착’해보는 일련의 과정들을 거쳐보니, 꼭 한국이 아니더라도 다른 국가, 다른 문화권에서도 조응하며 살아갈 수 있겠다는 묘한 자신감이 생겼습니다.

 그동안 기숙사, 자취의 경험이 없던 제게 교환학생은 ‘처음으로 혼자만의 공간을 갖는’ 경험이기도 했습니다. 비록 몇 달뿐이었지만 저만의 공간을 꾸미고, 친구들을 초대해 시간을 보내는 것들이 제게는 큰 기쁨으로 다가왔습니다. 그리고 혼자만의 공간이 생기니 자연스럽게 혼자만의 시간을 더 많이 가지게 되더군요. 한국에서는 주로 침대에 누워 SNS나 유튜브 같은 웹서핑으로 그 시간을 의미없이 흘려보냈다면, 스웨덴에서는 뜨개질을 하거나, 오밤중 베이킹을 하거나, 초를 켜고 음악을 틀거나, 재즈 음악을 들으며 방을 청소하거나, 따뜻한 차를 끓여 마시는 등 그 시간들을 ‘질적으로’ 풍요롭게 보내는 방법들을 많이 발굴했습니다. 원래도 좋아하던 취미 생활이었지만, 스웨덴 사람들이 겨울을 나기 위해 즐기는 삶의 양식들을 자연스레 제 생활의 중심부로 가져오게 되었습니다. 새로운 환경, 새로운 문법, 새로운 규범과 체계 위에서 피어나는 새로운 저의 모습들을 발견하는 것도 소소한 즐거움을 선사했습니다.

 출국하기 전 ‘스웨덴에서만 누릴 수 있는 것’들을 최대한 누리고 돌아오자고 스스로에게 약속했었습니다. 그 일환으로, 스웨덴에 머무는 4달 동안은 페스코 베지테리언-육류를 먹지 않고 난류, 유제품, 해산물까지 섭취하는 베지테리언-으로 지냈습니다. 스웨덴에서는 어느 식당에 가나 비건뿐 아니라 베지테리언 세부 단계까지 고려한 채식 옵션들이 제공되었고, ‘알러지가 있으면 직원에게 말해달라’라는 푯말도 쉽게 찾아볼 수 있었습니다. 마트에서도 늘 비건 코너가 따로 마련되어 있어 다양한 채식 레시피들을 즐길 수 있었습니다. 한국에 돌아와서도 스웨덴에서 체득한 여러 삶의 양식들을 지속적으로 실천해나가려 노력 중인데, 마치 웁살라에 가기 전과 후의 제가 다른 사람이 된 것 같은 기분입니다.

 스웨덴에서 보낸 고요하고 평화로운 나날들이, 한국에서의 소란한 생활들 속에서도 중심을 잃지 않고 살아가는 데에 큰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아마도 영원히, 스웨덴 웁살라에서 지낸 4달을 잊지 못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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